두산건설, 현금 44% 늘었는데 공사대금 당겨 쓴 이유
현금흐름 개선에도 신규 현장 공사대금 유동화
미완성주택 663억→12억원…재고 부담 축소
공개 2026-10-13 06:10:00
이 기사는 2026년 10월 07일 18:45에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두산건설이 보유 현금을 늘리고도 새 사업장의 공사대금을 미리 당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기존 사업장에서 묶여 있던 자금이 풀리면서 현금 여력이 커졌지만, 구미중앙숲과 남양주센트럴 등 새 사업장에서 공사대금 유동화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이다. 기존 유동화채무를 갚아 전체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신규 현장에서는 같은 조달 방식을 이어가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 (사진=두산건설)
 
기존 채무 갚고 신규 현장 유동화…자금 운용 효율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올해 6월 말 유동화채무는 3001억원으로 지난해 말 3197억원보다 6.12%(196억원) 감소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중 기존 유동화채무 2078억원을 상환하는 동시에 1882억원이 새로 발생하면서 공사대금 유동화를 통한 자금조달이 이어졌다. 
 
사업장별로는 진해대야(대야구역 주택재개발 사업)의 신탁원본액이 800억원으로 가장 크고 구미중앙숲(공동주택 사업) 700억원, 남양주센트럴N49(공동주택 사업) 650억원, 부개4(인천 부평구 주택재개발 사업) 5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구미중앙숲과 남양주센트럴N49는 지난 4월과 5월에 유동화가 새롭게 시작됐다.
 
유동화채무는 앞으로 받을 공사대금을 활용해 필요한 돈을 먼저 마련하는 방식이다. 건설사는 공사를 진행한 뒤 공정에 따라 공사비를 나눠 받기 때문에 실제 돈이 들어오기 전까지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이때 향후 받을 공사대금채권 등을 유동화회사에 넘기고 이를 기초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두산건설은 관련 조달을 유동화채무로 장부에 반영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두산건설의 자금 사정이 개선되는 가운데서도 새로운 사업장을 활용한 유동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2460억원이던 계약자산은 올해 6월 말 1271억원으로 48.33%(1189억원) 줄었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570억원에서 2263억원으로 44.13%(693억원) 늘었다.  
 
기존 유동화채무도 신규 발생액보다 많은 금액을 상환하면서 전체 잔액을 낮췄다. 당장 현금이 부족해 유동화 규모를 늘리는 모습이라기보다, 기존 채무는 갚으면서 구미·남양주 등 새 현장에서 앞으로 들어올 공사대금을 자금조달에 활용하는 모습에 가깝다. 현금 여력이 커진 상황에서도 이 같은 조달 방식을 이어가는 배경이 관심사로 꼽힌 것도 이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는 공사대금 유동화를 보유 현금을 최대한 남겨두면서 현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공사비는 공정에 따라 나눠 들어오는 반면 자재비와 인건비 등은 먼저 투입해야 해 자금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점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러 현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건설사는 보유 현금을 한 사업장에 묶어두기보다 향후 받을 공사대금을 활용해 현장 자금을 마련하고, 확보한 현금은 차입금 상환이나 다른 사업장에 투입할 수 있다. 두산건설 또한 현금 여력이 개선된 상황에서 유동화를 이어가는 만큼 자금 부족을 메우기보다는 보유 현금을 지키면서 사업장별 운전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공사대금 회수 시점을 앞당겨 자금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통상적인 재무활동"이라며 "해당 사업장들은 분양이 완료됐고 공사도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공사대금 회수에는 문제가 없으며 향후에도 시장 상황과 자금 운용 여건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계약자산 감소와 현금흐름 개선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 준공한 대규모 완판 사업장들의 입주가 올해 상반기 정상적으로 진행되면서 공사대금이 회수된 영향"이라며 "건설업은 공정과 준공·입주 시점에 따라 계약자산과 현금흐름에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묶인 재고자산 줄었지만…기타사업 PF 비중 확대
 
두산건설의 자금 부담이 줄어든 모습은 재고자산(미완성주택)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 말 674억원이던 재고자산은 올해 6월 말 19억원으로 97.26%(656억원) 급감했다. 자체사업 등에 투입된 원가가 반영되는 미완성주택은 같은 기간 663억원에서 12억원으로 98.13%(650억원) 줄었다. 계약자산 감소에 이어 사업에 묶여 있던 재고자산 역시 크게 축소됐다. 
 
미완성주택은 건설사가 자체적으로 개발·분양하는 사업 등에 투입했지만 아직 비용으로 처리되지 않고 재고로 남아 있는 금액을 말한다. 해당 금액이 줄었다는 것은 사업 진행에 따라 주택이 완성되거나 분양 매출이 인식되면서 재고로 묶여 있던 사업비가 매출원가 등으로 넘어갔다는 의미다.
 
한편, 향후 사업과 관련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담은 일부 커졌다. 두산건설이 책임준공을 약속한 사업 가운데 관련 약정금액은 지난해 말 4조 3102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 4831억원으로 1729억원 늘었다. 관련 PF 대출잔액도 2조 6227억원에서 2조 6434억원으로 206억원 증가했다. 책임준공 약정은 두산건설이 직접 빌린 돈은 아니지만, 정해진 기한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할 경우 채무인수 등의 책임을 질 수 있는 우발부담을 말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정비사업과 기타사업의 흐름이 엇갈린 모습이다. 정비사업 관련 책임준공 약정금액은 지난해 말 2조 9129억원에서 2조 8428억원으로 701억원 줄었고, 관련 대출잔액도 1조 6611억원에서 1조 5330억원으로 1281억원 감소했다. 반대로 기타사업은 사업장이 9곳에서 10곳으로 늘면서 약정금액이 1조 3973억원에서 1조 6403억원으로 2430억원 증가했다. 대출잔액 역시 9616억원에서 1조 1104억원으로 1488억원 늘었다. 전체 PF 책임준공 부담이 늘어난 배경은 사실상 기타사업 확대에 있었던 셈이다.
 
기타사업 관련 PF 보증 사업장은 대부분 공동주택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남양주 센트럴N49는 본PF 대출잔액 718억원에 대해 1100억원의 책임준공 약정이 설정돼 있고, 광주 남구 수박등 지역주택조합과 부산 구포7구역 지역주택조합에는 각각 160억원, 500억원의 책임준공 약정이 잡혀 있다. 광주 탄벌동 두산위브 지역주택조합도 관련 사업장에 포함된다. 기타사업 PF가 특정 대형 사업장 한 곳에서 급격히 불어난 구조라기보다 공동주택 사업장 여러 곳에 나뉘어 있는 만큼, 향후 각 사업장의 공정 진행과 PF 대출 상환에 따라 관련 부담도 순차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김소윤 복잡한 시장을 쉽게 풀어내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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