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소윤 기자]
태영건설(009410)이 금융채권 234억원을 주식으로 바꾸며 워크아웃에 따른 채무조정을 이어간다. 지난 8월 결정한 505억원을 합치면 최근 두 달간 출자전환 규모는 739억원에 달한다. 현금 유입 없이 부채를 줄이고 자본을 늘리는 방식으로 재무 부담을 덜고 있지만 영업현금흐름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이익 개선과 채무조정 성과를 실제 현금 창출로 연결하는 것이 정상화의 과제로 남았다.
광명 유플래닛 (사진=태영건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보통주 1015만 1513주를 새로 발행하는 234억 4999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2310원으로, 납입일은 오는 8일이다. 신주는 오는 23일 상장한다. 발행되는 주식 전량은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돼 1년간 보호예수된다.
이번 유상증자는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일반적인 증자와 달리 금융 채권자가 보유한 무담보 채권을 태영건설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 방식이다. 출자전환은 회사가 채권자에게 갚아야 할 빚을 현금으로 상환하는 대신 주식을 내주는 방식으로, 회사서는 부채가 줄고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표=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에 701만 1871주, BNK캐피탈에 209만 3095주, 하나캐피탈에 104만 6547주가 각각 배정된다. 태영건설 측은 제3자배정 증자의 목적에 관해 "출자전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 달성"이라고 밝혔다.
앞서 태영건설은 지난 8월에도 505억원 규모의 금융채권을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당시 2186만 3059주의 신주를 발행해 금융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한 데 이어 이번 234억원 규모의 출자전환까지 더하면 최근 두 달간 출자전환 규모는 739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출자전환의 배경에는 태영건설이 진행 중인 워크아웃이 자리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 2023년 12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에 따른 채권은행 등의 공동관리 절차를 신청했다. 이후 2024년 4월 30일 제3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대상 금융채권에 대한 상환 유예와 금리 조정, 출자전환 등을 포함한 채무조정 방안이 의결됐으며, 같은 해 5월30일 기업개선 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MOU)이 체결됐다. 이번 유상증자 역시 당시 합의된 채무조정 방안을 이행하는 후속 절차다.
이번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행되는 보통주 1015만 1513주는 증자 전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 3억 1945만 3137주의 약 3.2%다. 신주 전량은 오는 23일부터 1년간 보호예수되는만큼 출자전환으로 취득한 주식이 단기간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이 제한되면서 주가에 부담을 줄 가능성은 일정 기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벗어나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를 이어갔다. 그 결과 한때 900%대까지 치솟았던 회사의 부채비율은 올해 2분기 510%대까지 낮아졌다.
최근 실적을 보면 매출 감소에도 수익성이 개선됐다. 태영건설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6749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1993억원보다 43.72%(5244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49억원으로 전년 동기(454억원) 대비 20.94%(95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1133억원에서 14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금융비용이 1320억원에서 704억원으로 46.7% 감소하면서 순손실 축소에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현금 유출은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97억원 순유출로 전년 동기 36억원 순유출보다 유출 규모가 커졌다.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 흐름을 반영한 운전자본 변동에서 1069억원의 현금이 빠져나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반면 투자활동에서는 매각예정비유동자산 처분 등을 통해 939억원이 유입됐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