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시그널
고려아연, 외형 커졌지만…재무개선 '착시' 경고
조정순차입금/EBITDA 1.0배 개선
가용유동성 4.6조원 대비 1년 내 만기도래 5.1조원
MBK·영풍과 항소심 진행 중…경영권 분쟁 장기화
공개 2026-09-14 16:22:05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4일 16:22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용현 기자] 고려아연(010130)이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했지만 이는 구조적 변화가 아닌 일시적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제련소 투자금 집행이 본격화하는 2027년부터 차입부담이 재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단기 유동성 지표도 빠듯하고 경영권 분쟁까지 장기화하고 있어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사진=고려아연)
 
14일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26년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2조 4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5%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 3332억원으로 151.5% 급증했다. 금·은 등 귀금속 판매단가 상승과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가 실적을 견인했다. 호실적에 힘입어 재무지표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연결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는 2026년 6월 말 1.0배로, 한국신용평가가 제시한 등급 상향 검토 요건인 '1배 이하'에 근접했다.
 
다만 이는 구조적인 재무여건의 변화보다는 투자금 유치 후 투자 집행 이전 국면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2월 미국 제련소 투자를 위한 합작법인 Crucible JV LLC를 대상으로 2조 8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순차입금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결과라는 이유다.
 
문제는 이 자금이 조만간 빠져나간다는 점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2월 이사회에서 미국 테네시주에 통합 비철금속 제련소를 짓는 데 74억 3000만달러(약 11조원)를 투자하기로 결의했다. 2027년부터 투자금 집행이 본격화될 예정이며, 한국신용평가는 이 시점부터 차입부담이 재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연결기준 조정순차입금은 2025년 말 1조 4658억원에서 2026년 6월 말 3조 641억원으로 반년 새 두 배 넘게 불어났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단기 유동성 지표에서도 빈틈이 확인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 고려아연이 1년 내 활용 가능한 유동성 원천은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 약 4조 6000억원으로, 이 중에는 Crucible 프로젝트 목적자금 3조원이 포함돼 있다. 반면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5조 1000억원에 달해, 유동성 원천이 단기 자금 소요를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BK파트너스·영풍 측과의 경영권 분쟁도 변수로 거론된다. 회사는 2024년 9월 공개매수 국면에서 자기주식 취득에 2조 1000억원이 투입되며 차입부담이 급증한 바 있고, 2025년 6월에는 영풍이 제기한 신주발행 무효 소송 1심에서 고려아연이 패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법정공방의 진행 경과에 따라 신사업 투자 및 주주환원 정책, 재무구조 등에 변동이 발생할 수 있어 사업·재무적 영향에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김규완 한국신용평가 선임애널리스트는 "견조한 현금창출력과 주요 금속 가격 피크아웃 시 예상되는 운전자금 부담 완화, 재고자산의 높은 환금성 등을 감안하면 우수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2027년 이후 미국 제련소 투자금 집행이 본격화되면 차입부담이 재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용현 기자 hiyori0824@etomato.com
 

이용현 팩트는 정확하게, 의미는 선명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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