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포용보험)②전용 상품 있어도 '유명무실'
장애인·외국인 대상 상품 다양…판매는 미흡
수요·공급 시장 원리와 괴리…시장화 검토 필요
공개 2026-09-04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1일 17:32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의 포용금융이 답보 상태다. 현행 회계인 IFRS17 체계서 수익성(CSM)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상생금융 상품은 뒷전으로 밀렸다. 손해율 높은 저수익 상품으로 영업에서 배제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형 보험사들마저 금융취약계층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상품 판매에는 소극적인 실정이다. 포용금융을 활성화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정착시키려면 보험료 할인이나 일회성 지원에 머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B토마토>는 보험업계 포용금융의 현주소와 한계를 짚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대형 보험사 중심으로 포용금융 전용 상품을 다수 내놓고 있지만 판매 성과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해당 상품군은 저렴한 보험료를 위해 사업비를 낮추고 있는데, 이는 보장이 옅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 결과, 보험 수요와 공급 모두 시장 원리에서 벗어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보다는 보장이 필요한 특정 위험의 범위와 비용을 산정, 전체 보험시장으로 들여와 다뤄야 한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장애인 전용부터 외국인 근로자까지…성과는 '미흡'
 
보험사 2026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ESG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생명(032830)은 지난해 '곰두리종합보장보험' 신계약 건수가 33건이다. 판매금액은 240만원이다. 곰두리보험은 장애인 전용 상품으로 사고·재해·질병 등을 보장하며 일반 상품 대비 보험료가 저렴하다.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인생금융 대출안심보험'은 신계약 건수가 79건이며 판매금액이 110만원이다. 대출안심보험은 사망 보장을 기반으로 유가족 채무 대물림을 방지하는 내용의 상품이다.
 
한화생명(088350)은 소외계층을 위한 상품으로 ▲곰두리보장보험(장애인 전용) ▲맘스케어 DREAM 저축보험(자립준비청년 대상 보험료 지원) ▲상생친구 보장보험(취약계층 전용 어린이보험) 등을 선보이고 있다.
 
한화생명 상품 중에서 '상생친구 보장보험' 실적은 누적 계약(또는 거래) 건수가 총 714건이며, '맘스케어 DREAM 저축보험'은 65건으로 확인된다.
 
손해보험 업계서는 삼성화재(000810)가 ▲한부모가정의료보험(2025년 수혜자 23만978명) ▲친서민자동차특약보험(2025년 1만2145건) ▲실버자원봉사활동종합보험(2025년 45만6940건) ▲외국인근로자전용보험(2025년 13만8705건) 등을 다루고 있다.
 
삼성화재 상품은 가입 건수(또는 수혜자) 규모가 크게 나오지만 이는 단체보험 형태의 종합보험 영향이 있어서다. 삼성화재의 포용적 보험 총매출액은 지난해 261억원을 기록했으며, 그 전년도인 2024년에는 259억원이었다.
 
DB손해보험(005830)한화손해보험(000370)은 올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부터 포용금융 관련 내용을 평가 순위에 넣고 성과를 알렸다. DB손해보험은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보험 사각지대 해소를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외국인 단체상해보험'에는 약 3000명이 가입했다. 보험금 지급 완료는 15건 정도다.
 
한화손해보험은 '웰컴 키즈 존' 점포를 운영하는 사업주 대상으로 영업배상책임보험을 출시한 바 있으며, 서울시 '서울키즈 오케이존' 확대 사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원수보험료로 110만원을 거수했다.
 
 
수요와 공급 측면서 시장 원리 '괴리'…"시장화 가능성 검토 필요"
 
포용금융 상품군 중에서도 소외계층에 대한 상품 취급이 매우 미흡한 상태다. 고령자나 유병력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보험 상품인 간편보험, 간병보험 등은 영업이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수익성이 높기 때문에 주력 상품으로 다뤄져서다. 고령자 대상이라는 명분이 있어 포용금융 상품으로 여기지만 소외계층과는 거리가 멀다.
 
반면 장애인 전용 보험은 특히 부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수요와 공급 모든 측면에서 시장 원리에 부합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상품 보장 내용이 단순하다는 것도 있지만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사업비를 조정, 모집 수수료가 낮게 책정되면서 설계사 판매 유인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은영 RMI보험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장애인 전용 보험의 판매 건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 일부는 판매가 중단된 상태"라면서 "저렴한 보험료로 설계된 전용 상품의 협소한 보장 내용,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적용된 계약자 보호 의무 등의 한계가 존재한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보험사가 별도의 특화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보다는 장애인 인구의 특징적 위험 중 전체 보험시장으로 '풀링(Pooling)'이 가능한 범위와 비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라면서 "장애가 면책 대상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전체 보험시장을 통해 위험을 흡수하는 방향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이는 장애인 전용 보험뿐만 아니라 포용금융에서 주로 다루고자 하는 취약계층 대상 상품 전반에 적용되는 사안이다. 포용금융 상품은 낮은 수익성 외에 수요자의 정보 비대칭, 전통 채널에서의 한계, 디지털 격차, 위험인식 부족 등으로 시장 원리에 따른 위험 보장에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어서다.
 
김규동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특정 계층의 보험 수요와 공급이 원활히 이뤄져 보장 격차 해소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시장 생태계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시장 원리에 따라 민영보험시장에서 보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황양택 안녕하세요. IB토마토 황양택 기자입니다. 통찰력 있는 기사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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