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매각 전망대)②KDB생명, 자본관리에 수익성 개선까지 '첩첩산중'
높은 자본성증권 의존도 걸림돌…영업기반 약화도 문제
공개 2023-05-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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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매각 이슈가 다시 떠오르면서 그 진행 과정과 성사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활발하다. 특히 사모펀드를 대주주로 두고 있는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KDB산업은행 아래 있는 KDB생명이 주요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매각에 앞서 필수적으로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각 보험사의 주요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재매각 시도만 다섯 번째인 KDB생명은 매각을 위한 선결 과제로 자본관리와 이익창출력 개선이 꼽힌다. 최근 자금조달 문제는 신종자본증권 차환과 후순위채 발행으로 실마리를 찾았지만 기본적으로 자본성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태다. 장기화된 매각 작업으로 위축된 영업기반과 수익성 회복 역시 관건으로 남았다.
 
기발행 신종자본증권 차환 계획…자본성증권 의존도 높아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 2018년 발행한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 콜옵션을 행사하기 위해 이달 216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차환을 계획 중이다. 차환은 KDB생명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지원 아래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KDB생명을 계열로 편입한 이후 여러 차례 재매각 작업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지난해 강석훈 회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매각 의지를 강력히 내세움에 따라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KDB생명 매각에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기자본 문제다. 지난해 기준 KDB생명의 자본총계는 6077억원인데 이 가운데 신종자본증권이 2129억원이다. 지급여력금액(1조4193억원)에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사채의 인정금액 비중도 32.1% 수준으로 높게 나타난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KDB생명은 유가증권 재분류와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적정성을 관리하고 있으며, 지난해 지급여력(RBC) 비율은 162.5%로 150%를 상회한다”라면서도 “자본성증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자본의 질이 미흡하다”라고 평가했다.
 
자본관리에 대한 부담이 크고 적정성이 열위한 상태인데, 최대주주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유입을 꺼리는 모양새다. 보험사를 매수하려는 원매자가 자본확충 부담을 그대로 떠안게 된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단은 보험사가 자본 측면에서 안정성을 보여야 매수자 입장에서 매력적이다”라면서 “인수하는 곳이 나타나도 정상화를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갈 수 있다. 최근의 자금시장 환경도 힘든 시기다”라고 말했다.
 
(사진=KDB생명)
 
장기간 매각에 위축된 영업기반…‘수익성 개선’ 입증 필요성
 
길어진 매각 작업 탓에 수입보험료 성장이 정체되고 점포와 등록설계사 조직이 줄어드는 등 영업기반이 위축된 것도 해결이 필요한 과제다. KDB생명은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 점유율이 지난 2018년 2.6%에서 지난해 2.1%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점포수는 102개에서 63개로 감소했고, 등록설계사는 1991명에서 876명으로 줄었다.
 
KDB생명은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개편을 위해 보장성보험 비중(45.3%)을 확대하고 있지만 보유계약의 질적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해 위험손해율(사망보험금/위험보험료)은 93.9%로 전년도(97.9%)보다 크게 줄었지만 업계 평균(87.1%) 대비로는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위험률차이익의 기여도가 낮다는 설명이다.
 
최근 수익성이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매각을 위해선 자본적정성뿐만 아니라 수익 개선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81억원으로 2018년 흑자전환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순이익 추이는 △2018년 64억원 △2019년 345억원 △2020년 426억원 △2021년 232억원으로 나타난다. 지난 10년을 기준으로 보면 2014년(653억원) 다음으로 높다.
 
영업기반이 악화되면서 ‘보험손익’이 부진한 상황이나 책임준비금전입액 규모가 줄어들고 보험영업 손실을 ‘투자손익’으로 방어하면서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차이익과 환차익 증가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투자손익 규모는 2020년 4511억원 이후 2021년 5174억원, 2022년 5510억원으로 증가했다.
 
KDB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영업채널은 새로운 회계제도 IFRS17과 지급여력제도 K-ICS 연착륙,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의 집중 판매를 위한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있다”라면서 “특히 GA 채널은 영업조직을 개편해 현장 인력 확대를 통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전속채널 또한 영업조직 관리와 내실화를 위해 세밀한 전략 수립으로 판매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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