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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식회계 사례와 대응방안
공개 2023-03-1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4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상장 전후 '매출 뻥튀기' 왜?... XX제과 거짓 해명 논란”
“상장사 회계기준 위반 과징금 39.9% 증가한 223억”
 
잊을 만하면 신문기사를 장식하는 것이 분식회계다. 분식회계는 회계기준에 의해 회계처리를 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기업의 거래가 복잡해지다 보니 동일한 거래에 대한 회계처리에 대하여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른 경우도 존재한다. 그러나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명백한 분식회계다. 이러한 분식회계의 대표적인 사례와 대응방안에 대해서 알아보자. 
 
첫째, 매출의 과대계상과 관련된 분식회계다. 매출을 이중으로 기록하거나 허위로 기록하여 매출을 부풀려서 이익을 과대계상하는 경우다. 상장예정법인은 상장심사 통과를 위해서 매출을 과대계상하고, 상장법인은 주가를 유지하거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매출을 과대계상한다. 첫 번째 신문기사 제목은 이러한 매출 과대계상에 관한 내용이다.
 
매출을 과대계상하면 매출채권이 과대계상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분식회계의 발견을 위해 외부감사를 하는 공인회계사는 수익 인식기준을 검토하거나 부가가치세 신고서와 비교하는 등 매출에 대한 감사를 수행하고, 거래처에 채권채무조회서를 발송하여 감사대상회사의 매출채권 잔액이 정확한가를 확인한다. 그런데 거래처가 회사와 공모하여 매출채권 잔액이 일치하는 것으로 회신하면 감사인이 매출의 과대계상을 발견하기 어렵다. 
 
둘째, 현금 및 예금의 과대계상과 관련된 분식회계다. 현금 및 예금의 과대계상은 횡령과 관련되는 경우가 많다. 예금을 인출하여 횡령하고, 장부에는 기록하지 않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때는 공인회계사가 금융기관조회서를 확인하면 회사의 장부잔액과 금융기관조회서 상의 잔액이 불일치하므로 횡령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거래하는 금융기관을 처음부터 고의로 속이면 공인회계사가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또한 예금을 인출하여 횡령한 후, 인출한 예금으로 부채를 상환했다고 기록하면 회사의 장부상 예금 잔액과 금융기관조회서의 잔액이 일치하므로 금융기관조회서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렵고, 채권채무조회서를 통해서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채권채무조회서의 발송은 표본을 추출하여 일부 거래처에만 보내기 때문에 해당 거래처가 표본에서 제외되면 발견하기 어렵고, 회사와 거래처가 공모해도 발견하기 어렵다. 최근에 있었던 임직원의 횡령 사건은 대부분 이러한 방법을 이용한 사례다. 
 
셋째, 재고자산의 과대계상과 관련된 분식회계다. 기말재고자산을 과대계상하면 매출원가가 과소계상되어 이익이 과대계상된다. 재고자산은 저가법(취득원가와 순실현가능가치 중 적은 가액으로 기록)으로 평가해야 하지만 이를 생략하거나 재고자산이 멸실되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식하지 않거나 재고자산을 외부에 보관하고 있다고 거짓으로 기록하기도 한다. 공인회계사는 회사의 장부를 검토하고, 재고자산 실사 시 입회를 통해 재고자산의 실제 존재 여부와 가치감소 등을 확인하고 외부에 보관하고 있는 재고자산에 대한 조회서 발송을 통해 확인한다. 그러나 회사가 고의로 숨기면 공인회계사가 이를 발견하는 데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 외에도 부채를 기록하지 않거나 축소해서 기록하는 부채의 과소계상, 연결재무제표 작성대상의 포함 또는 누락, 주석 기재 누락 등 여러 분식회계 사례가 존재한다. 두 번째 기사는 금융감독원이 2022년 중 재무제표 심사·감리를 종결한 상장회사에 대한 과징금이 2021년 160억원에서 2022년에 223억원으로 증가했다는 기사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지적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도 있다. 
 
분식회계의 예방과 발견을 위해서는 외부감사를 수행하는 공인회계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회사 경영진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재무제표의 작성책임은 회사의 대표이사와 회계 담당 임원에게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횡령을 예방하기 위하여 회사에서도 현금과 예금을 주기적으로 실사하고, 장부상 잔액과 은행 잔액을 주기적으로 비교하고, 담당자를 주기적으로 휴가 보내고, 일정 주기로 담당자를 교체하는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내부회계관리제도를 설계 및 운용하여 분식회계를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회사의 대표이사 주도로 분식회계가 이루어진다면 이러한 노력이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 경영진과 회계 담당 임직원, 공인회계사, 정부부처 등 회계 관련 모든 사람들의 각성과 노력이 없이는 분식회계는 사라지기 어렵다. 모든 일에는 사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분식회계와 관련해서도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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