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나선 비츠로시스, 속내는…자본잠식 위기 탈출?
2021년 재무구조 정상화…적자로 작년 다시 악화
사업확장 위한 유상증자…재무개선 효과도 기대
공개 2023-01-09 07:00: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18: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비츠로시스(054220)가 최대 177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유상증자에 나섰다. 해외시장 진출과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자금마련 목적으로 알려졌으나 상장 유지 결정 이후 다시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가 나빠지자 자본확충 효과를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츠로시스는 보통주 24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예상 모집가액은 739억원으로 총 177억원 조달을 목표로 한다. 다만 주주배정 방식으로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그만큼 신주발행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신주 발행 규모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조달 자금은 사업 확장과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비츠로시스는 주로 공공기관을 상대로 영업하는 ‘B2G’ 중심으로 매출처가 한정돼 있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인프라 구축에 자금을 1순위로 배정했다.
 
스마트인프라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비가 2순위로 쓰이며 과거 회생절차 과정에서 규모가 축소됐던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 버스 운행정보 안내 시스템(BIS),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사업의 복구에도 자금을 투입한다.
 
해외진출과 연구개발, 사업확장 등에 나선 이유는 회계연도 2021년(3월 결산, 2021년 3월~2022년 3월)에 유상증자와 출자전환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는 동시에 흑자전환에 성공,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상장유지 결정을 이끌어냈지만 이후 다시 적자로 돌아서는 등 수익성 개선세를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츠로시스는 2018년과 2019년 반기, 2019년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검토)의견 거절로 인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 당시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2020년 7월9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이후 회생절차를 신청, 관리종목에 지정됐으나 관련 사유들을 모두 해소하면서 지난해 7월 상장유지가 결정됐고 관리종목에서도 탈출했다.
 
실제 2018년 -222억원의 영업이익과 -1164억원에 당기순이익을 냈으며 자본총계는 -99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2019년에도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다가 이후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등이 진행되면서 2022년 3월 말 기준 자본금 126억원, 자본총계 141억원으로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문제는 다시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작년 9월 말(반기) 비츠로시스의 자본총계는 128억원으로 자본금 126억원 격차가 크지 않은데 결손금은 1677억원이 쌓여있다. 2022년 결산으로 엄청난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내지 않는 한 별도의 자본확충이 없다고 했을 때 다시 부분 자본잠식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반기(2022년 4~9월)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내고 있다.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전년 동기 대비 적자규모가 줄었으며 공공기관이 주 매출처임을 고려할 때 3분기(9~12월) 실적이 잘 나오는 시기가 있긴 하지만 결손금을 극복할 만한 수익성을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흑자를 기록했던 2021년 실적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9억원, 2분기 -7억원과 -11억원, 3분기 93억원과 63억원, 4분기 -73억원과 -7억원을 나타냈다.
 
유상증자를 통해 목표대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자본잠식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발생 우려가 크지 않긴 하지만 관리종목 지정 확률도 떨어지게 된다. 비츠로시스는 법인세비용차감전손실의 자기자본 비중이 2020년 115.36%를 기록해 2022년도 50%를 넘을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물론 작년 반기말 이 비중은 10.7%로 50%까지 비교적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비츠로시스는 자본확충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은 부가적인 것으로 이번 유상증자의 목적은 해외진출,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마련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자본잠식에 들어가더라도 상장에서 중요한 50%까지는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중요한 수익성 개선의 경우 기업회생으로 인해 약해진 공공기관 입찰 경쟁력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으며 중단됐던 사업들을 다시 진행하는 등 단계별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츠로시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입찰에 대한 인증서들을 하나하나 취득하는 중으로 과거와 비교해서 무너졌던 사업들을 회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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