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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철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현재 시장 상황은 기존과 달라…정비사업 속도 중요"
국내 최초로 '모자리츠' 구조 마련…최근 보편적 활용
공개 2022-12-12 06:00:00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09: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원자재 가격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 금리 인상, 레고랜드발 자금경색까지 부동산 시장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자금조달 등 '부동산금융'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최은철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화우)
 
법무법인 화우의 부동산금융팀 소속인 최은철 파트너 변호사는 2014년 입사 이후 9년 동안 부동산금융 업무를 수행해오고 있다. 최 변호사는 실질적인 협상부터 거래 조정까지 모든 과정에 신속하게 참여해 거래를 원활하게 종결시킬 수 있는 점을 화우 부동산금융팀의 강점으로 꼽으며, 부동산금융 업무에 있어 거래구조 전반에 있는 당사자들의 이해관계를 잘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다음은 최은철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경색이 심화되자 정부와 함께 '50조원+α' 규모의 유동성 지원책을 내놓을 정도로 시장이 얼어붙었다. 향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레고랜드 사태 이전부터 부동산 시장에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부족에 따른 공사비 인상의 문제가 대두됐다. 다만, 그 상황 속에서도 대출금리가 인상되기 전이므로 사업성을 맞춰 진행될 수 있는 딜(Deal)들이 있었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이 추진됐고, 공사비 상승 및 대출금리 인상으로 더 이상 신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문제를 맞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파구를 찾고 있는 과정에서 '레고랜드 사태'가 터져 결국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도 불가해지면서, 이제는 신규 사업이 아닌 기존 사업장 관리를 최우선으로 할 수밖에 없는 시장 상황에 맞닥뜨렸다. 
정부, 한국은행, 5대 금융지주 등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기업들의 자금난을 일정 부분 해소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와 같이 복합적 원인이 문제 된 상황에서 일거에 시장 전망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 시대에 따른 저금리 정책으로 인해 상당 기간 호황을 맞이했고, 일정 부분 이에 대한 조정 시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리먼 사태' 등 부동산을 기초로 한 전 세계적 금융위기에서도 당시 적절한 담보기준(LTV 70% 등) 마련 등으로 예상보다 큰 위기를 겪지 않았고, 그 이후에도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는 일정 부분 담보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분양 문제, 자금조달의 어려움 등으로 인한 공사비 지급 부족 등 운영이 어려워지는 사업장들이 지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모든 것들이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폭락과 위기를 가리키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공동주택 개발과 관련한 PF 자문을 여러 차례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비사업 조합 입장에서 최근 상황과 관련해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정비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개인(조합원 등)이 다수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조합원을 비롯한 이해관계인들의 모든 의견을 충족해 진행될 수 있는 사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시장 상황이 좋을 때는 가장 유리한 조건의 시공사 선정, 낮은 대출금리로의 공사비 조달, 조합 운영의 적정성 검토를 통한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최적의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기존의 부동산 시장과는 상당히 다르며, 대출금리가 지난달과 이번 달의 차이가 상당하고, 공사비 역시 마찬가지다.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라면 현재 체결된 각종 계약을 유지하면서 진행하는 것이 적어도 현 상황에서는 유리하다고 보인다. 그리고 조합원 입장에서도 시공사, 자금조달의 방법 등을 변경함으로 인해 정비사업이 지체될 경우 분담금 상승 및 대체 주거비용의 증가에 더불어, 사업이 지연됨에 따른 영향 등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사업인가를 마치고 시공사 선정, 금융주간사 선정 등을 앞둔 단계라면, 공사비 또는 대출금리 등을 고정으로 제시하는 기관을 선정할 필요도 있다. 향후 시장 전망이 좋아져 대출금리 등이 낮아질 수도 있지만, 일단 확정된 공사비 및 대출비용 등을 기초로 변동성이 낮은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다는 장점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호텔롯데가 김해컨트리클럽(CC)을 인수한 지 불과 1년 반 만에 매각 의사를 밝혔다. 기업에 있어 최근 골프장은 핵심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잃었다고 보는가?
△골프장 홀당 가격이 100억원을 넘는다는 시장의 평가가 지속됐다. 지난 2014년 당시 경기도 골프장이 홀당 약 40억원 정도에 거래된 것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이 사실이다. 
골프장 거래에서 흔히 사용되는 가치평가 방법은 수익가치법에 기초하는데, 이는 골프장의 현금흐름을 감안해 자본환원율(Cap rate)로 나누는 방식을 취한다. 이 모든 가격 산정의 방식은 결국 영업이익과 감가상각비용에 기초하는데, 최근 골프장의 영업이익 지속성에 대해 시장에서 각기 달리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해외여행이 어려워 세대를 불문하고 골프 열풍이 불었으며, 더 나아가 시간 및 장소를 통제하는 방역수칙으로 인해 각종 영업의 장이 골프장으로 옮겨가게 된 영향도 있다. 이는 결국 골프장의 전반적인 영업이익 상승을 이끌었다. 
다만 이제는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진 점, 각종 집합금지 등이 해제된 점, 나아가 젊은 세대들이 골프를 지속적으로 향유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비용 등으로 인해 골프장의 영업이익 호조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골프장 매매의 시장성은 수도권 접근성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좀 다르게 봐야 한다. 새로 유입된 골퍼들이 상당한 수에 이르며 이들이 기본적으로 골프를 지속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집과 가깝고 관리가 잘 돼 있는 골프장을 더 선호하고, 영업 문화에 있어서도 골프장까지의 거리가 골프장 선택의 최우선적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수도권 근교에 자리 잡은 골프장들의 투자가치는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금융 자문 등을 수행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얘기해 달라.
△총 사업비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여수 경도리조트(현 세이지우드 여수경도) 매각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정말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협상하고 고민한 끝에 거래가 성사됐고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당시 국내 최초로 '모자리츠' 구조를 마련했다.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 후 최초로 코람코자산신탁이 모자리츠 구조를 마련했는데, 그 과정에서 국토교통부와의 협의 등 실무적 부분을 다듬어 현재는 다수의 리츠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 외에도 다수의 거래를 통해 기억에 남는 것은 특정 부동산사업의 규모, 특성에 기인하기보다는 운용사, 금융주간사 등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크고 작은 난관들을 해결하고, 결국에는 거래를 성공리에 마친 후 따뜻한 감사의 인사를 받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고, 힘이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부동산금융 전문 변호사로서 포부 한마디 부탁드린다.
△부동산금융을 하는 변호사로서의 가장 큰 보람은 본 사업에 관여한 기관들은 물론 해당 부동산에 거주하거나 그곳을 사업장으로 삼으려는 분들에게도 기여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한 사람 또는 한 회사만 대리함으로써 일방의 의사만을 관철시키고자 노력할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금융이야말로 사업 진행이 원활하게 될 경우, 정말 다수의 인원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과정에 작은 기여를 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여러 사람 삶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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