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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수 법무법인 지평 공인회계사
회계법인·로펌에서 20여년 경력…실무·회계·세무·법률 역량 갖춰
해외진출 기업자문 담당…“투자방식부터 회수까지 면밀히 따져야”
공개 2022-11-28 08:00:0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23일 08: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법무법인 지평은 ‘해외전문 로펌’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8개국에 분포한 해외지사를 중심으로 아시아, 중동, 중남미, 미국, 호주 등 전 세계 국가의 투자에 관해 종합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  
 
지평은 기업 등 국내투자자를 대리해 해외 지역에서 합작투자(JV), 신규 법인 설립, 라이선스 취득, 자산 취득과 처분, 인프라 투자 등을 담당한다. 구체적으로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비롯해 금융거래를 위한 각종 계약서 작성·협상, 인허가 기관에 대한 신고 등의 법률서비스와 외국환거래·국제조세 등에 관한 법률자문을 제공한다.
 
지평의 주요 해외 투자 자문 실적은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법인을 대리해 아키펠라고자산운용사 인수 ▲국민은행을 대리해 카자흐스탄 은행 '뱅크 센터크레딧(Bank CenterCredit)' 지분 매각 ▲LG상사를 대리해 미얀마 시멘트 플랜트 합작투자 ▲예금보험공사를 대리해 토마토저축은행계열 파산재단이 질권 설정한 캄보디아 내 설립 토지보유 목적 보유 법인 지분 매각 ▲SK건설을 대리해 캄보디아 내 설립한 JV 지분 매각과 해당 JV에 대한 대여금 회수 ▲롯데그룹의 미얀마 음료업체 MGSB 인수 관련 법률 검토, 실사, 기타 계약 관련 업무 등 다종다양하다.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평에서 17년간 관련 업무를 맡아 온 구상수 공인회계사를 만나 해외 투자 자문에 대해 알아봤다. 
 
구상수 법무법인 지평 공인회계사.(사진=지평)
 
다음은 구상수 법무법인 지평 공인회계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지평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맡은 역할을 소개하자면.
△법무법인 지평에서 조세, 상속·가사·가업승계, 회계규제, M&A 등의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다. 기업 자문은 보통 합병, 분할, 주식 이전 등 지배구조개편과 관련된 조세 자문이 많다. 해외 투자와 관련해서는 글로벌 기업이 국내로 들어오는 인바운드(In-bound) 투자보다는 한국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out-bound) 투자 관련 자문을 많이 한다. 지평은 중국 상하이를 비롯해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미안마 양곤, 러시아 모스크바 등에 글로벌 사무소가 있어 해외 투자와 관련한 자문이 활발한 편이다. 
 
-지평 조세팀과 M&A팀 등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업무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평 조세팀은 대법원 재판연구관(조세조)을 지낸 변호사를 팀장으로 하여, 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하신 고문, 국세청 출신 변호사, 회계사 겸 변호사, 세무공무원 출신 세무사 등 여러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고객을 위한 최적의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평 M&A팀은 국경을 넘나드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 딜에 강하다. 국내외 기업 간 M&A, 해외현지법인의 설립, 그룹사의 글로벌 지배구조개편 등을 해외사무소와 함께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지평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여 최고의 실력과 정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 기업이 해외 투자와 관련해 가장 많이 자문을 요청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홍콩과 싱가포르와 같은 경유지국을 통해 해외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근에는 홍콩과 관련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싱가포르를 경유지국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홍콩에 설립된 SPC(특수목적법인)를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한 자문도 제법 있는 편이다.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주의해야 할 조세제도가 있나.  
△해외진출을 할 때에는 법률, 조세, 현지실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통상 SI(전략적 투자자)는 현지에서 계속 사업을 할 예정이므로 직접투자 방식을 선호하지만, FI(재무적 투자자)의 경우 중간에 투자금을 회수(EXIT)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의 용이성을 위해 SPC를 통해 간접투자 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미국 등 자본시장이 선진화되어 있는 국가의 경우 직접투자를 하더라도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이 없지만, 개발도상국과 같은 국가의 경우에는 어려움을 겪거나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 SPC를 통한 간접투자의 경우 직접투자에 비해 조세상 불리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투자금 회수 측면에서는 좀 더 용이하다.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경유지국 SPC를 통해 간접투자를 한 후 SPC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기업들의 개발도상국 투자가 급증한 시기에 간접투자가 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 진행한 자문 성공 사례가 있다면.
△올해 5월 마무리된 스프랏코리아자산운용의 인도네시아 왐푸(Wampu) 수력발전 지분인수 건이다. 해외 투자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 시나리오를 섬세하게 구성해야 한다. 해외투자를 위해서는 먼저 이자, 배당, 주식양도 중 어떤 방식을 통해 수익을 실현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지분투자(equity)와 대출투자(loan)의 적정비율도 찾을 필요가 있다. 또한 회수의 용이성, 세금부담의 최소화 등을 비교하여 직접투자·간접투자 중 어떤 방식으로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 모든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투자구조를 설계하게 된다. 왐푸 지분인수는 1년 반 정도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의뢰인이 만족한 결과를 얻어 성공사례라 본다. 
 
-지평에서 해외전문 로펌 전문성을 살려 지난 8월 ‘조세형사대응센터’를 신설한 것으로 안다. 신설팀의 주요 업무는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맡게 됐나.
△검찰에 설치될 ‘조세범죄합동수사단’에 대응하기 위해 지평도 ‘조세형사대응센터’를 신설했다. 지평 ‘조세형사대응센터’는 조세범칙조사단계부터 수사 및 공판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을 유기적·효율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다만, 업무의 효율성과 전문성을 위해 수사전 대응단계, 수사단계, 소송단계로 나누어 각 분야 전문가들이 활동한다. 저는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최현민 고문, 국립세무대학(11기) 출신으로 국세청 조사국 근무 경험이 많은 지명수 세무사와 함께 수사전 대응단계 업무를 맡고 있다. 주된 업무는 국세청의 조세범칙사건조사에서 기업을 대리하는 것이다.
 
-조세 자문에서 본인만의 특색이나 장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회계법인에서 회계사 생활을 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고 로펌에서 17년째 근무하고 있다. 로펌에 오고 나서 초창기에는 법적 지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법학 공부를 하며 감각을 익혔다. 이렇게 20여년간 회계와 조세법을 공부해 기업을 위한 자문역할을 해 왔다. 덕분에 기업의 실무, 회계, 세무, 법률 등 네 가지 영역을 포괄적으로 조망해 자문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었다. 
 
-해외 진출을 고민하는 기업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앞서 한 이야기와 연결되는 측면이 있지만 먼저 투자의 기간, 투자수익의 회수방법, 지분투자와 대출투자의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투자구조와 관련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 투자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법률, 실무, 조세 제도 등 현지 사정에 밝은 전문가의 도움도 구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 요구되는 사안이 있다면.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외국납부세액공제 관련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 한국법인이 외국법인에 투자하여 외국법인으로부터 배당을 받을 경우 한국에서 배당소득에 대한 법인세를 내야 한다. 이 경우 외국 법인은 현지에서 법인세를 납부하고, 세후소득을 배당받은 한국법인은 한국에서 법인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국제적 이중과세가 발생한다. 이러한 국제적 이중과세를 조정하기 위해 한국 세법에는 외국법인으로부터 배당받은 소득에 대해 한국에서 법인세를 납부할 때 외국법인이 현지에서 납부한 법인세 상당액을 공제해 주는 제도가 있다. 이것을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라고 한다. 문제는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는 자회사가 납부한 법인세만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해외투자의 경우 직접투자뿐만 아니라 경유지국을 통한 간접투자가 불가피한 경우도 많다. 간접투자는 한국법인(모회사)이 경유지국 SPC(자회사)를 통해 최종 투자지국 외국법인(손자회사)에 투자하는 구조이다. 과거에는 손자회사(최종 투자지국 외국법인)가 현지에서 납부한 법인세 상당액도 한국 모회사 단계에서 세액공제가 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자회사(경유지국 SPC)가 납부한 법인세 상당액만 한국법인 단계에서 공제를 받도록 하고 있어 해외투자에 어려움이 있다. 해외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손자회사가 납부한 법인세 상당액에 대해서도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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