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기 기업, 친환경 흐름에 실적 개선 '청신호'
배터리·소재 모두 분기 최대 실적…"성장기 돌입, 수익 창출 규모 확대"
공개 2022-11-07 17:39:47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7일 17:3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하영 기자] 강달러와 높은 원자재 가격으로 많은 기업이 실적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2차전지 배터리와 소재사업이 연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친환경 흐름에 전기차로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며 내연기관의 엔진 역할을 하는 2차전지 배터리의 수요가 급증해서다.
 
7일 2차전지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요 2차전지 배터리와 소재 업체들의 실적(잠정)이 향상됐다. 글로벌 전기차 업계의 볼륨 성장이 2차전지 기업들의 실적 상승 일등공신이다. 업계에 따르면 3분기까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65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글로벌로 따져보면 전년 동기 대비 전기차 판매량이 △중국 105% △미국 61% △유럽 13% 성장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올해 초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공급 차질로 관련 가격이 급등했으나 차차 안정세를 찾았다. 국내 배터리사에서 사용하는 전지 소재는 NCM(니켈, 망간, 코발트)다. 니켈과 코발트는 지난 4월과 5월 최고 가격을 기록하고 하락세다. 3분기 들어 정점 대비 각각 31.7%, 36.6% 가량 하락했다. 채굴과 정제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리튬을 제외하고 원자재 단가가 상당 부분 낮아졌다.
 
달러 강세는 원자재 수급에는 불리하지만 판가 상승으로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차전지는 달러 결제 비중이 높아서 원달러 환율 상승 시 원화 환산 판가 상승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어서다. 3분기 평균 환율은 1338원으로 전 분기 대비 6.2% 가량 증가했다. 업계는 이 같은 강달러 상황이 2차전지 업체들에게 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2차전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삼성SDI 등은 연결기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후발주자인 SK온도 적자폭을 줄이며 흑자전환을 눈앞에 뒀다.
 
LG엔솔은 3분기 매출액 7조6482억원, 영업이익 521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분기 대비 50.8%, 166.8% 증가한 수치다. 회사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370조원이다. 1분기 300조원이었던 수주잔고가 70조원이나 불어나며, 연매출 목표도 22조원에서 25조원으로 상향됐다. 
 
미온적인 공장 증설로 우려를 낳았던 삼성SDI도 3분기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삼성SDI는 3분기 매출액 5조3680억원, 영업이익 5659억원을 나타냈다. 각각 전분기 대비 13.2%, 31.9% 상승한 수치다. 자동차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취급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부문은 3분기 매출액 4조8340억원, 영업이익 4848억원을 나타냈다.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98.0% 성장했다. 매출 신장에는 올해 신규출시된 원통형 배터리 Gen.5의 인기도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 전환을 향해 달려가는 SK온은 미국·유럽 등 해외 신규 공장 생산 안정화에 적자 폭을 줄였다. 3분기 기준 매출액 2조1942억원, 영업손실 1346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액은 70.4% 늘고, 영업적자 규모는 58.8% 줄어들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2차전지 소재기업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먼저 양극재와 음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은 3분기 매출액 1조533억원, 영업이익 656억원을 나타냈다. 이 중 2차전지 소재 부문만 따지면 매출액 7267억원, 영업이익 552억원이다. 전분기 대비 각각 84.8%, 18.8% 증가한 수준이다.  
 
양극재 대표기업 에코프로비엠도 판매량 증가에 환율 수혜를 입어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액 1조5632억원, 영업이익 1415억원을 나타냈다. 전분기 대비 각각 31.7%, 37.5% 증가한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7.7% 가량으로 증가폭이 크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엘앤에프도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엘앤에프가 3분기 기준 매출액 1269억원, 영업이익 85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분기 대비 각각 47%, 39.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에 납품하는 하이니켈 양극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이 성장기에 들어섬에 따라 수익 창출 규모도 과거 대비 확대되고 있다”며 “연초 주요 원재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급등함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었으나, 현재는 원재료 이슈가 완화되고 규모의 경제 확대 및 생산 안정화 등으로 수익성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도 사업 규모 확대와 더불어 우수한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생산지 다변화 과정에서의 생산 안정화 이슈, 글로벌 인플레이션 확대로 인한 생산 비용 증가 등 비용 증가 우려가 상존하고 있어 수익성 개선 수준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하영 기자 greenbooks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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