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생명, 킥스 도입 다가오는데…퇴직연금 중심 구조 독되나
저축성 중심의 일반계정으로 짧은 부채듀레이션
특별계정 퇴직연금까지 반영…금리 상승기 타격
공개 2022-08-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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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푸본현대생명이 퇴직연금 중심의 보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어 내년 도입될 새 회계기준 체계에서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아 이미 부채듀레이션이 짧은 상황에서 특별계정인 퇴직연금까지 반영되면서 해당 수치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일반적인 보험사와 다른 양상으로 금리 상승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보험영업에서 퇴직연금 편중도가 높은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총 수입보험료 1조1358억원 가운데 퇴직연금 부문은 5605억원으로 49.3%를 차지한다.
 
최근 3년간 회사의 수입보험료 구조를 살펴보면 퇴직연금 규모는 2019년 4조136억원, 2020년 3조692억원, 2021년 2조8336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전체 수입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72.7%에서 2020년 60.5%, 2021년 58.8%로 감소하는 추세다.
 
 
푸본현대생명은 2012년 현대차 그룹에 편입된 이후 2016년부터 현대차 계열사들의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수주하면서 특화된 사업구조를 보유하게 됐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의하면 푸본현대생명 퇴직연금의 현대차 계열사 물량 비중은 지난해 말 적립금 기준으로 35.0% 수준이다.
 
특히 퇴직연금은 내년 보험업계에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기준이 현행 지급여력제도(RBC)에서 신지급여력제도(K-ICS)로 변경됨에 따라 금리리스크 항목에 새롭게 포함될 예정이다.
 
기존 RBC 체제에서는 금리리스크에 일반계정만 반영됐는데 K-ICS에서는 일반계정과 함께 퇴직연금이 속해 있는 특별계정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금리리스크를 산출할 때 금리 변동에 의한 순자산 가치 변동액을 자산과 부채 등 모든 항목에 대해 살펴보겠단 방침에서다.
 
금리 변동 리스크는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푸본현대생명은 일반계정이 저축성보험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부채듀레이션이 짧은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성보험은 상품 특성상 종신보험 중심의 보장성보험에 비해 만기가 짧아서다. 올해 1분기 기준 푸본현대생명의 일반계정 구성은 저축성보험이 42.8%, 보장성보험이 11.5%로 나타난다.
 
여기에 그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퇴직연금이 포함되면서 부채듀레이션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통 퇴직연금은 만기가 1~5년으로 일반보험 대비 짧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는 상품 만기가 길게는 수십 년에 달하는 만큼 자산듀레이션보다 부채듀레이션이 길지만 푸본현대생명은 이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한국기업평가에 의하면 푸본현대생명의 금리부자산 유효 듀레이션은 △2020년 8.0 △2021년 8.0 △2022년 1분기 8.5 등으로 나타나는 반면 보험부채 유효 듀레이션은 같은 기간 △7.6 △7.5 △7.6 등으로 집계된다. 신용평가사는 퇴직연금 반영 시 부채듀레이션이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실질적인 부채듀레이션은 RBC제도상 나타나는 수준보다 크게 하회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푸본현대생명 본사 (사진=푸본현대)
 
일반적인 보험사와 반대로 나타나는 이러한 양상은 최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자본관리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반적인 보험사는 보험 부채듀레이션이 자산듀레이션보다 더 길어서 금리 상승기에 유리하다”라면서 “자산 가치의 하락보다 부채 가치의 하락 폭이 더욱 커서 부채의 가치가 낮게 평가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반대로 부채듀레이션이 자산듀레이션보다 짧아서 금리 상승기에 부채 가치 하락보다 자산 가치의 하락이 더 크다”라면서 “이는 금리가 상승 국면이냐 아니면 하락 국면이냐에 따라 유불리가 다르게 나타난다”라고 덧붙였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보험은 기본적으로 장기 계약이기 때문에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은 금리 변동 문제보다는 안정적 측면이 중요하다”라면서 “자산듀레이션이 길다는 것은 자산 운용을 하면서 고객에게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기에 안정성이 있다는 측면도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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