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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브라질 CSP' 매각…잠재적 재무부담 '해소'
제철소 지분 30% '아르셀로미탈'에 양도
'재무부담' 해외 계열사 정리 차원서 결정
공개 2022-08-16 17: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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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노제욱 기자] 동국제강(001230)이 대규모 손실을 내며 '애물단지'로 꼽혔던 브라질 CSP(Companhia Siderurgica do Pecem) 제철소를 매각한다. 재무부담으로 작용했던 해외 계열사 정리 차원으로 CSP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가능성 등이 해소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신용평가)
 
1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이사회를 통해 브라질 CSP 제철소 지분 30%를 글로벌 2위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에게 양도하기로 지난 12일 결정했다.
 
또한 동국제강은 CSP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를 양수할 예정이며, 총 57억193만1473주(구주 23억6756만6148주 및 신주 33억3436만5325주)를 양도하는 거래를 진행할 예정이다. 양도가액은 8417억원이나, CSP 신주를 인수하는데 해당 금액만큼 사용될 예정으로 이번 거래를 통해 실질적으로 유입되는 현금은 없다. 양도 예정 일자는 올해 12월31일이다.
 
이번 거래를 살펴보면 거래구조 상 현금 유입이 없는 데다, 동국제강의 CSP에 대한 누적 투하자본이 전액 손실로 확정된다. 이로 인해 CSP 지분의 잔여 장부가(올해 3월 말 별도기준 2640억원, 연결기준 2114억원)에 대한 추가적인 손실 인식도 불가피해 이번 거래가 표면상의 재무구조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국제강은 CSP의 투자금액에 대해 상당 부분 손실로 이미 반영해 왔으며, 이번 거래로 인식할 추가적인 손실 규모는 동국제강의 자본 여력과 최근 견조한 이익 등을 비춰봤을 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한국신용평가는 설명했다.
 
오히려 잠재적 재무부담으로 작용했던 CSP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올해 3월 말 기준 9312억원, CSP 장기차입금 약 26억달러에 대한 동사 지분율 30% 기준)과 CSP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 가능성이 해소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신용평가)
 
CSP는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지난 2017년 이후 철강 수급여건에 따른 불안정한 영업실적 하에서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과 금융비용 부담으로 2020년까지 대규모 순손실 기조가 이어지고, 자본잠식 상황이 초래됐다.
 
이는 CSP 차입금에 대규모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동국제강에게 실질적인 재무부담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별도기준에서는 투자주식 손상, 연결기준에서는 지분법손실 누적으로 재무제표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9년 6월 CSP 차입금에 대한 상환 스케줄 조정과 동국제강을 포함한 대주주의 추가출자(2019~21년간 총 5억달러, 동국제강 1억5000만달러 부담)가 이뤄진 가운데, 2021년 이후 현지 슬라브 가격 급등 및 우호적 환율 변화에 힘입어 CSP의 실적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동국제강의 CSP 관련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은 완화됐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속에서 CSP는 여전히 철강경기 및 환율 등에 기인한 가변적인 영업·재무구조에 노출돼 있으며, 오는 2023년부터 차입금 상환액이 증가돼 현금흐름도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동국제강의 영업 측면에서 이번 CSP 지분 양도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후판 사업의 비중이 높았던 동국제강은 후판의 원료인 슬라브 자체 조달을 목적으로 CSP에 투자했으나 이후 조선업 침체 장기화에 따른 후판 사업 축소, 2017년 CSP와의 장기구매계약(Offtake) 철회 등으로 상호 간 사업적 연계성이 축소됐다. 지난해 기준 CSP와의 매출은 89억원, 매입은 517억원에 불과하다.
 
한편, 이에 앞선 지난 7월 동국제강은 중국 냉연강판 생산법인인 'Dongkuk Steel China Co. Ltd.'의 지분 90%를 중국 지방정부에 매각한 바도 있다.
 
정익수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장기간 영업 부진으로 인해 재무부담으로 작용했던 해외 계열사들의 정리는 재무구조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축소된 해외 생산기반을 보완하기 위한 신규투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라며 "해외사업 및 ESG 대응 관련 향후 투자계획을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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