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호텔투자 독 되나…미래에셋대우, 투자손실 우려
코로나19로 미국 호텔산업 직격타 전망
미국 페어몬트 호텔에 하얏트 리젠시까지 투자손실 커질 듯
공개 2020-04-17 09:20:0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8:59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미래에셋대우(006800)가 해외 호텔투자에 따른 손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향후 호텔 등 관광산업이 직격타를 맞게 되면서 된서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미래에셋대우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하와이 호텔에 투자하기 위해 설립한 해외 자회사들이 수년째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 전경. 출처/페어몬트 호텔 홈페이지.
 
미국 하와이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 투자한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미국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7호는 2019년 기준 13억4900만원의 손실을 봤다.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호텔에 투자한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미국사모부동산투자신탁6-2호도 지난해 19억300만원의 순손익을 냈다.
 
하얏트 리젠시 호텔 투자와 관련한 해외 자회사도 계속해서 적자 상태다. 맵스 하와이 투, 맵스 와이키키 호텔, 맵스 호텔 앤 리조트 하와이 투, 맵스 로얄 그로브 등은 2019년 합산 기준 169억600만원의 손실을 봤다. 2017년 35억4500만원, 2018년 78억2900만원 등으로 손실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맵스미국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15-1호부터 6호까지의 자회사 역시 2019년 합산 기준 167억원가량의 순손실을 냈다. 해당 펀드는 중국 안방보험이 보유한 미국 호텔 15곳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하와이 하얏트 리젠시 호텔을 약 9000억원에 인수해 현재 3229억8700만원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페어몬트 호텔과 관련한 펀드는 약 1430억1800만원 규모의 지분을 들고 있다. 해당 자산을 매입할 당시 현지 대출이나 투자후 재매각(셀다운)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자기자본투자(PI)를 벌여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부터 미국 호텔 투자에 주력해왔는데 이에 따른 투자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해당 펀드를 운용한 데 따른 수익이 변변치 않은 데다 향후 코로나19로 자칫 자산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산매각을 통한 차익실현이 지연될 경우 해당 펀드를 운용하면서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손실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최근 코로나19로 호텔산업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운용수익이 감소할 위기에 직면해있다. 
 
통상 호텔 자산을 기초로 한 펀드의 운영수익은 객실평균단가(ADR), 점유율(Occupancy Rate), 객실수, 일수, 요율 등을 곱한 값과 최소 임대료 중 더 높은 가격으로 정해진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관광수요가 줄어 객실평균단가나 점유율 등이 낮아지면 자연스레 해당 펀드의 운용수익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제이미 레인 CBRE 리서치 연구원은 “미국 숙박산업은 2월 코로나19 발병으로 저조한 성적표를 보였다”라며 “객실평균단가는 16%, 점유율은 36%가량 줄어들고 객실당 매출(RevPAR)은 46% 감소해 1930년 이후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앞다퉈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대형 쇼핑센터 등 미국 리테일 부동산 및 호텔 등 숙박, 헬스케어 관련 부동산이 부진할 것”이라고 봤고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코로나19가 진정세로 접어들더라도 미국 리츠 자산 가운데 호텔 업종이 카지노 다음으로 가장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미래에셋대우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활발히 해외 호텔에 투자를 해왔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2013년 호주 포시즌스 시드니 호텔 인수를 시작으로 베트남 푸꾸옥 리조트, 20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 2016년 하와이 하얏트 리젠시 호텔 등에 투자했다. 지난해 9월에도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계열사 역량을 더해 약 6조9000억원 규모의 미국 최고급 호텔 15곳을 인수하기로 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가 위축된 투자은행(IB) 조달 및 운용 시장상황 속에서 약 7조원 규모의 미국 호텔 포트폴리오 인수를 진행 중이며 업황이 극도로 악화된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 거래 참여도 검토되고 있다”라며 “목표주가를 11.8% 하향 조정한다”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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