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렌터카 인수한 신한카드, 새 먹거리 창출 시동
자체 자금으로 장기렌터카사업 투자 벌일 가능성 높아
30조원 넘는 총자산으로 튼튼한 재무구조 보유
공개 2020-03-17 09:30:0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6일 16: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준영 기자] 신한카드가 장기렌터카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벌이며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섰다.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떨어지며 고전하고 있는 카드업계가 자동차금융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신한카드의 장기렌터카 자산 인수는 신규 수익원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신한카드가 카드사 1위 사업자답게 풍부한 현금 여력으로 선제적 투자를 벌일 수 있었다고 평했다.
 
지난 9일 신한카드는 현대캐피탈의 장기렌터카 자산 5000억원가량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완료일은 오는 27일이며 최종 양수자산은 장기렌터카를 소유한 고객의 동의를 얻은 뒤 확정된다.  
 
신한카드 주요 재무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양수한 자산규모가 5000억원으로 확정된다면 신한카드의 장기렌터카 자산규모는 약 8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신한카드가 이미 보유한 장기렌터카 관련 자산의 두 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신한카드가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벌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튼튼한 재무구조가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9년 3분기 말 기준 신한카드는 조정자기자본비율이 20.6%, 레버리지비율은 5.2배를 기록했다. 금융 당국이 권고하는 조정자기자본비율 기준이 8% 이상, 레버리지비율 기준은 6배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우수한 수준이다. 조정자기자본비율과 레버리지비율은 카드사의 자본적정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자산규모가 클수록 해당 지표가 받는 영향이 작다. 그만큼 투자여력이 높다는 의미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1위 사업자로 총자산 규모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1조363억원으로 삼성카드(21조8114억), 현대카드(16조7100억), KB국민카드(22조3893억) 등 상위 4곳 카드사 가운데 가장 자산규모가 크다. 
 
김기필 나이스신용가 연구원은 “카드사의 투자여력을 살펴보려면 레버리지비율이나 조정자기자본비율 등을 따져봐야 하는데 신한카드는 보유한 자산이 이미 커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자기자본의 경우에도 손실이 나야 자본적정성 지표에 영향을 미칠 텐데 그럴 가능성도 낮다”라고 말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영업자산 양수와 관련해 “아직 확실한 자금조달 방식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신한카드가 가진 잉여 유동자산이 꽤 있어 외부 자금조달보다는 자체 자금으로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이번 투자를 통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장기렌터카사업을 단번에 큰 규모로 키울 계획을 세워뒀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감소에 따른 여파를 사업다각화로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신한카드는 2015년 장기렌터카사업에 진출한 뒤 주로 기업간소비자(B2C)거래 위주로 사업을 키워왔다. 후발주자였던 만큼 현대캐피탈과 롯데렌터카, SK렌터카 등 상위주자와 자산규모가 크게 차이가 난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이번 양수로 장기렌터카 관련 영업자산을 8000억원가량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장기렌터카 시장에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협회에 따르면 2015년 국내 렌터카 등록대수는 3만5914대에서 지난해 24만6085대까지 크게 늘어났다. 2016년 11만9502대, 2017년 19만1943대로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용카드 사업이 갈수록 둔화되는 상황에서 신한카드가 장기렌터카나 오토론 등 다각화를 꾀하려는 것”이라며 “마침 현대캐피탈은 렌탈자산과 리스자산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말했다. 
  
윤준영 기자 junyo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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