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종근당바이오(063160)가 고금리 사모사채를 조기 상환하고 은행 차입 중심으로 자금 조달 구조를 재편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은행 자금을 활용해 이자 부담을 줄이고 차입 만기를 늘리면서 재무 운용에 숨통을 틔웠다. 다만 총차입금과 담보 설정 규모도 늘어 차입 구조 개선을 재무 안정으로 이어가려면 실적 회복과 현금 창출력 강화가 뒷받침돼야 할 전망이다.
5.28% 사채 갚았지만…담보 설정액 1410억원으로 확대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3월31일 사모사채 370억원을 전액 조기 상환했다. 해당 부채는 2023년 9월 금리 5.28%로 발행한 3년 만기 사채로 만기인 9월25일보다 약 6개월 먼저 갚았다. 해당 과정에서 발생한 사채상환손실 1억 6300만원도 부담했다.
사채가 빠진 자리는 은행 차입금이 채웠다. 올해 상반기 장기차입금 300억원을 새로 조달했다. 단기 금융기관 차입금 또한 963억원으로 지난해 말(830억원) 대비 16.1%(133억원) 늘었다. 단기 은행 차입금 금리는 3~4%대로 사채보다 낮다.
이자 부담은 다소 줄었다. 올해 상반기 이자비용은 13억 3300만원으로 전년 동기(14억 4900만원) 대비 8%(1억 1700만원) 감소했다.
금리를 낮춘 대가로 담보 부담은 커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차입금 관련 채권최고액은 1410억원으로 지난해 말(1050억원) 대비 34.3%(360억원) 늘었다. 담보로 제공된 토지·건물·기계장치 장부금액은 1129억원으로 전체 유형자산(1512억원)의 74.7%다.
담보 제공 자산의 장부금액이 지난해 말(1151억원)보다 22억원 줄었는데도 채권최고액이 늘었다는 점 역시 눈에 띈다. 새로운 자산을 더 맡겼다기보다 기존 자산에 설정한 한도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건물 등의 보험금 수익권에도 962억원의 질권이 설정돼 있다.
담보로 잡히지 않은 유형자산의 장부금액은 383억원이다. 장부금액이 곧 담보가치는 아닌 만큼 실제 추가 차입 여력은 은행의 평가에 달려 있다.
수출 줄었는데 무역금융 3배…총차입금은 오히려 증가
담보 설정 확대로 만기 구조는 개선됐다. 유동차입금은 1020억원으로 지난해 말(1256억원) 대비 18.8%(236억원) 줄었고, 비유동차입금은 444억원으로 지난해 말(172억원)보다 157.1%(271억원) 늘었다. 유동비율도 105.9%로 지난해 말(89.6%) 대비 16.3%p 높아졌다.
빚의 총량은 줄지 않았다. 총차입금은 1464억원으로 지난해 말(1429억원) 대비 2.4%(35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69.7%는 1년 안에 갚거나 연장해야 하는 유동차입금이다.
단기자금 수요 역시 이어지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무역금융은 240억원으로 지난해 말(80억원)의 3배로 커졌다. 같은 기간 수출 매출은 606억원으로 전년 동기(644억원) 대비 5.8%(37억원) 줄어 수출 확대에 따른 자금 수요로 보기는 어렵다.
차입에 기대는 배경에는 부족한 현금 창출력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종근당바이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3억 8900만원 유입으로 전년 동기(17억 6100만원 유출)보다 개선됐지만 재고자산 감소분(45억 4100만원)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유형자산 취득액은 69억 2800만원으로 전년 동기(29억 8400만원) 대비 132.2%(39억 4400만원) 늘었다.
벌어들인 현금으로 투자 또한 감당하지 못한 셈이다. 상반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14억 2700만원) 대비 63.7%(9억 900만원) 줄어든 5억 1700만원이다. 영업손실 역시 67억 1000만원을 기록해 이자비용(28억 300만원)을 감당하지 못했다.
올해 3분기 실적은 해당 부담을 더했다. 3분기 매출은 293억 3300만원으로 전년 동기(341억 2000만원) 대비 14%(47억 8700만원) 줄었고, 영업손실은 59억 9400만원으로 전년 동기(14억 6700만원)보다 확대됐다. 세전손실은 105억 9500만원으로 불어났다. 세전손실과 영업손실의 차이는 46억원으로 2분기(7억 1300만원)보다 크게 벌어졌다.
손실이 쌓이면서 자본도 줄고 있다. 3분기 누적 순손실은 179억 1600만원으로 전년 동기(17억 5900만원) 10배를 넘었다.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145.1%로 지난해 말(136.1%) 대비 9%p 높아졌다.
관심은 추가 자금 조달 여부에 쏠린다. 회사는 지난 8월 <IB토마토>에 자산 매각 등 자산 유동화 계획이 없고 자금조달 계획도 아직 없다고 밝힌 바 있다. 3분기에 손실이 확대된 만큼 담보 여력과 유동성 대응 방안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룹 차원의 지원 여부 또한 변수다. 그룹의 주력인
종근당(185750)이 2조 2000억원 규모의 배곧 바이오단지 투자를 진행 중이어서 그룹 전체의 자금 부담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