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7만달러 관세 소송…미국 수익성 흔든 통상 리스크
관세 대부분 환급…남은 7만달러 청구 소송
미국 영업익 지난해 43% 감소…올 상반기 두 배
근거 법 바꿔 관세 지속…현지 생산으로 대응
공개 2026-11-04 10:34:35
이 기사는 2026년 11월 04일 10:34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보현 기자] 농심(004370) 미국법인이 국내 식품업계 처음으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관세 환급 소송을 냈다. 청구액은 환급 절차에서 돌려받지 못한 7만달러(약 9400만원)로 크지 않다.
 
관세 여파로 농심 미국 이익은 출렁였다. 관세 부과 기간 이익이 크게 줄었다가 올해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위법 판결 이후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근거 법만 바꿔 관세를 이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미국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춘 농심도 관세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첫 소송 실체는 '미지급분'…관세율에 출렁인 미국 실적
 
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 미국법인 NONGSHIM USA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미국 정부, 관세국경보호청(CBP), 로드니 스콧 CBP 청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낸 관세를 이자와 함께 돌려주고, 이미 세액이 확정된 수입 건을 다시 정산(reliquidation)해 달라는 내용이다.
 
농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IEEPA 위법 판결에 따라 관세 환급 절차가 진행됐다"며 "환급받아야 할 금액 가운데 일부를 돌려받지 못한 상태에서 관련 절차가 종료됐고, 이에 따라 미지급분(7만달러)에 대해 소를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무역법원에 같은 취지의 소송을 낸 업체는 약 7000곳으로 알려졌다.
 
청구액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관세 기간 농심 미국 실적은 출렁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IEEPA를 근거로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산 제품에는 10% 기본관세가 매겨졌고, 이후 한미 협상을 거쳐 15%가 적용됐다.
 
관세 부담이 본격화한 지난해 농심 미국 실적은 크게 꺾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 미국 부문 영업이익은 2024년 473억원에서 지난해 270억원으로 43%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7.6%에서 4.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농심 연결 영업이익은 1631억원에서 1839억원으로 12.8% 늘어나 상대적으로 미국 부진이 두드러졌다. 
 
관세 부담이 줄어든 올해는 반대로 움직였다. 올해 2월 연방대법원이 IEEPA 관세에 위법 판결을 내리자,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150일 시한의 10%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산 제품의 관세율도 15%에서 10%로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 미국 부문 영업이익은 31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58억원보다 101.6%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9.6%로 관세 이전인 2024년 상반기(10.1%)에 근접했다.
 
 
 
끝나지 않은 관세 리스크…현지 생산능력 활용
 
위법 판결과 함께 올해 실적 반등세를 보이지만,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122조 관세가 만료된 7월 24일, 트럼프 행정부는 곧바로 무역법 301조에 따른 '강제노동 관세'를 시행했다. 한국산 제품에는 기존 최혜국(MFN) 관세를 포함해 최대 12.5%가 적용된다. 관세율은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근거 법만 바꿔 관세를 사실상 이어 나간 셈이다.
 
법적 다툼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25개 주는 8월 "301조는 포괄적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며 국제무역법원에 관세 중단 소송을 냈다. 법원은 9월 말 관련 소송을 병합해 심리에 들어갔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않았다. 여기에 한국을 포함한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과잉생산' 301조 조사도 진행 중이어서 추가 관세가 나올 가능성 또한 있다.
 
그나마 농심은 국내 라면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 현지 공장을 갖춰 관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미국에서 파는 주력 라면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직접 관세 대상은 한국에서 들여온 일부 제품과 원·부자재뿐이다. 오뚜기(007310)는 2028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첫 공장을 추진 중이고, 삼양식품(003230)은 국내에서 생산한 물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농심은 2022년 미국 LA 2공장을 완공한 뒤 현지 생산능력을 꾸준히 늘려 왔다. 2023년 미국 동부 3공장 건설을 검토했지만, 2024년 6월 부지 가격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보류했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미국 제3공장 건설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녹산 수출전용공장 운영을 통해 글로벌 공급 능력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보현 기자 bob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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