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소윤 기자] 중견건설사
까뮤이앤씨(013700)가 PC(Precast Concrete·프리캐스트 콘크리트)사업의 무게중심을 반도체 생산시설로 넓히며 외형과 현금 여력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물류센터 등에 적용해온 PC 공법을 SK하이닉스의 청주·용인 반도체 프로젝트로 확장하면서 건축부문 매출이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기존 공사에서 발생한 미수금도 크게 줄었다. 최근 PC 생산기반 확대에도 나선 가운데
SK하이닉스(000660)와
삼성전자(005930)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향후 추가 수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천 SK하이닉스 M16 프로젝트 (사진=까뮤이앤씨)
SK하이닉스 일감 커지자 매출 '쑥'…공사대금 회수도 속도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까뮤이앤씨의 올해 상반기 건축부문 매출은 1742억 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849억 5200만원보다 105.12%(892억 9800만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도 1176억 4000만원에서 2141억 7000만원으로 82.06%(965억 3772만원)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건축부문의 비중은 81.4%로,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최근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PC 공사 물량이 확대된 점이 건축부문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PC 공사는 기둥이나 보, 슬래브 등 건축물의 주요 콘크리트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공법이다. 현장에서 거푸집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기존 방식보다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규모 구조물을 반복적으로 시공해야 하는 반도체 공장이나 물류센터, 산업시설 등에 주로 활용된다.
실제 까뮤이앤씨는 SK하이닉스 관련 대형 공사를 잇달아 수행하고 있다.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공사 가운데 청주 M15X 프로젝트의 계약금액은 935억 4600만원으로 상반기 말 기준 공정률이 99.68%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관련 Y1 WWT와 Y1 UT의 계약금액은 각각 799억 5200만원, 2659억 5800만원으로 집계됐다. Y1 UT는 상반기 말 공정률이 40.84%로 향후에도 상당 부분의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구축공사 (사진=까뮤이앤씨)
반도체 관련 공사 규모 또한 지난해보다 커졌다. 까뮤이앤씨의 주요 SK하이닉스 관련 공사 도급금액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M15X 925억원, Y1 WWT 800억원, Y1 UT 2183억원이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는 M15X 935억원, Y1 WWT 800억원, Y1 UT 266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664억원 규모의 청주 P&T7 공사가 추가됐다. 주요 SK하이닉스 관련 공사 도급금액을 단순 합산하면 지난해 말 390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5059억원으로 확대됐다. 청주 P&T7은 상반기 말 공정률이 2.55%에 불과해 향후 매출로 인식될 공사 물량도 상당 부분 남아 있다는 점 역시 눈에 띈다.
반도체 관련 일감 확대와 함께 공사대금 회수에도 속도가 붙었다. 까뮤이앤씨의 공사미수금은 지난해 말 648억 8000만원에서 올해 6월 말 329억 400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SK하이닉스 관련 Y1 WWT와 Y1 UT에서 지난해 말 각각 114억 8000만원, 222억 9000만원의 수취채권이 잡혀 있었지만 올해 6월 말에는 모두 사라졌다.
현금 곳간 또한 두둑해졌다. 회사의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56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69억 6000만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871억 9000만원에서 802억 3000만원으로 줄었다. 반도체 PC 공사를 중심으로 외형을 키우는 동시에 현금 여력 역시 개선됐다. PC 생산기반 확대에 나선 까뮤이앤씨 입장에서는 향후 추가 일감을 소화하기 위한 기반도 한층 넓어졌다.
PC공장 늘려 반도체 수요 대응…PF 부담도 해소
까뮤이앤씨는 최근 늘어나는 PC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기반 확대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나라피씨의 토지와 공장 건물, 기계장치 등을 182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양수 대상 토지는 7만 5434㎡ 규모로, 회사는 취득 목적을 PC 제품 생산능력 확충이라고 밝혔다. 기존 이천·천안 공장에 음성 생산거점을 더하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대형 프로젝트의 PC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을 넓히는 것이다.
업계에서도 까뮤이앤씨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 등을 감안하면 추가 생산거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분석한다. 실제 경쟁사인 지피씨(GPC) 역시 최근 PC공장 신설이나 인수를 추진하는 등 반도체 시설투자를 겨냥한 업계의 생산능력 확대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과거 민간 주택사업에서 발생한 채권 부담은 일부 남아 있다. 올해 상반기 대손상각비는 22억원으로 전년 동기 3억원보다 늘었고, 완성주택도 173억원으로 지난해 말 176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까뮤이앤씨가 최근 PC와 공공 건설공사를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민간 주택 관련 위험이 추가로 커질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말 1건, 대출잔액 1750억원이 잡혀 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책임준공 약정 또한 올해 6월 말에는 모두 해소됐다. 주택부문 역시 민간 자체사업보다는 공공 발주 공사를 수행하고 있어 과거 민간 주택사업에서 비롯된 재무 부담이 회사 전반의 위험으로 확대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까뮤이앤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건축부문에는 반도체 PC 공사뿐 아니라 공공공사도 포함돼 있어 매출 증가분 전체를 반도체 효과로만 보기에는 어렵다"며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공사가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관련 물량도 늘고 있다. 최근 음성 PC공장 인수 역시 늘어나는 반도체 등 PC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능력 확충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현재 민간 주택사업은 거의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공공공사 위주로 주택·건축사업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