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ENG, PF 보증 줄였지만…구미 데이터센터는 연대보증
구미 데이터센터 대출 연대보증, 최대 352억 부담
PF 신용보강·책임준공 약정 감소…우발부담 축소
일반 개발사업 보증 지속…데이터센터도 지원
공개 2026-10-01 06:3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29일 15: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소윤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담을 줄이는 가운데 신규 데이터센터 사업에서는 시행사의 자금조달을 직접 뒷받침하고 나섰다. 구미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서 시공을 맡은 데 이어 시행사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연대보증까지 제공하면서다. 전체적으로 PF 보증과 책임준공 관련 부담을 축소하는 과정에서도 일반 개발사업을 중심으로 금융지원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군산 SGC AI 데이터센터 신축 사업 조감도 (사진=현대엔지니어링)
 
현대ENG, 구미 데이터센터에 연대보증
 
29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은 구미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에서 최근 32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이 이뤄졌다. 시행사인 구미데이터인프라솔루션이 사업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에이치엠구미제일차로부터 대출을 받는 구조다. 에이치엠구미제일차는 지난 23일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320억원 규모의 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ABCP는 대출채권 등을 기초로 SPC가 기업어음을 발행해 투자자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에이치엠구미제일차가 ABCP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을 시행사에 빌려주고, 이후 시행사가 대출금을 상환하면 이를 재원으로 ABCP를 갚는다. 
 
해당 사업은 경북 구미시 산동읍 적림리 551·552번지 일원에 연면적 7만 783㎡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구미데이터인프라솔루션이 시행을,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는다. 대출 만기는 내년 3월23일이며 약정상 조건을 충족할 경우 같은 해 9월23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뿐 아니라 시행사의 대출채무에 연대보증까지 제공했다는 점이다. 보증 한도는 대출약정금의 110%다. 현재 320억원의 대출약정금을 기준으로 최대 352억원이다. 시행사가 만기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거나 약정 위반 등으로 기한의 이익을 상실할 경우 현대엔지니어링이 연대보증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번 자금조달은 이처럼 시행사의 상환능력에 더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용을 추가적인 안전장치로 둔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는 데이터센터 사업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할 예정이지만, 상환에 차질이 발생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이 대신 갚아야 한다. 다만 연대보증이 당장 현대엔지니어링의 현금 유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만큼, 즉 시행사가 대출금을 정상적으로 상환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제 자금 부담은 발생하지 않는다. 
 
 
PF 부담 줄이며 사업별 금융지원 차별화 
 
현대엔지니어링은 전반적인 PF 관련 부담을 줄이는 와중에도, 단독으로 참여한 사업에서는 여전히 기타사업에 보증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실제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의 PF 관련 신용보강 규모는 9465억원으로 지난해 말 1조 970억원보다 13.72%(1505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독사업 관련 신용보강이 8718억원에서 8131억원으로 줄었고, 컨소시엄 참여사업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부담하는 금액도 2252억원에서 1335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단독사업의 세부 구성을 보면 기타사업에 대한 보증 비중은 높은 수준이다. 해당 단독사업 PF 보증금액 8131억원 가운데 기타사업은 7821억원으로 96.2%나 차지했다. 정비사업 관련 보증금액은 309억원에 그쳤다. 기타사업의 대출잔액도 6886억원으로 단독사업 전체 PF 대출잔액 7144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기타사업으로 분류한 PF 보증은 주상복합과 공동주택을 비롯해 오피스텔, 물류센터, 복합시설 등 일반 개발사업에 걸쳐 있다. 주요 사업장을 보면 시흥 물류센터의 보증금액이 1600억원으로 가장 크고, 평택 공동주택 831억원, 과천 오피스텔 800억원 등이 뒤를 잇는다. 구미 데이터센터에 대한 연대보증 역시 이처럼 정비사업 외 개발사업에서 시공사가 시행사의 자금조달을 뒷받침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PF 보증뿐 아니라 책임준공과 관련한 우발부담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대출채무를 인수하기로 한 사업은 지난해 말 45건에서 올해 6월 말 37건으로 줄었다. 연결실체 부담분 기준 관련 약정금액도 같은 기간 9조 5406억원에서 7조 2326억원으로 24.2% 감소했다. 해당 사업들의 대출잔액 역시 8조 3924억원에서 6조 4205억원으로 줄은 것으로 확인된다. 
 
최근 자금조달 사례에서도 사업장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의 금융지원 방식에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구미 데이터센터의 경우 시행사가 조달한 대출에 현대엔지니어링이 연대보증을 제공한 반면, 비슷한 시기 자금조달에 나선 아산 주상복합 사업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별도 금융 신용보강이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사업은 시행사 한강그룹이 총 1800억원 규모의 PF 대출을 조달하는 사업장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고 있다. 즉 구미 데이터센터에서는 시공사가 시행사의 대출까지 보증한 반면 아산 사업에서는 시공 역할에만 무게를 둔 셈이다.
 
이 같은 차이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주택사업 의존도를 낮추고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첨단 산업건축과 에너지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흐름과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미래 에너지 사업과 첨단 산업건축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하고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배터리·전기차 부품 등 산업시설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건축 부문에서는 AI 데이터센터를 주요 첨단 산업건축 분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구미 데이터센터와 아산 주상복합의 금융지원 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은 사업별 자금조달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라며 "아산 사업의 경우 당초부터 당사가 PF를 일으킨 사업이 아니라 도급 형태로 참여한 사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기존에도 주택뿐 아니라 플랜트와 인프라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최근 주택사업 비중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주택사업 비중 역시 지속적으로 30%를 넘지 않는 수준을 유지해 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데이터센터 사업에 집중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더욱 두드러져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도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소윤 기자 syoon13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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