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MBK)③한국서 멈춘 MBK 바이아웃, 일본서 질주
국내 투자 재개했지만 6호 펀드 '빅딜'은 실종
일본서 솔라스토·알테미라 인수하며 공개매수 확대
공개 2026-09-22 06:4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7일 18:1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로 MBK파트너스의 시장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투자기업의 실적 부진과 잇단 논란은 투자금 회수를 넘어 신규 펀드 결성과 인수금융 조달에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IB토마토>는 MBK가 직면한 신뢰 위기의 실체와 사회적책임위원회의 역할을 살펴보고, 투자 공백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미칠 파장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8조원 규모의 6호 바이아웃 펀드를 결성하고도 국내 대형 인수·합병(M&A) 시장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의료·간병 서비스 기업과 알루미늄 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상장사 공개매수에 잇달아 나서는 등 광폭 행보를 이어간다.
 

(사진=AI 제작·IB토마토)  
 
MBK는 지난해 11월 출자 약정액 약 55억달러(결성 당시 환율 기준 약 8조원) 규모로 6호 바이아웃 펀드를 최종 결성했다. 2023년 첫 클로징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초 MBK는 90억달러 결성을 목표로 했지만, 목표치를 80억달러와 70억달러로 잇달아 낮춘 끝에 55억달러로 펀드를 마감했다.
 
국내 투자 재개했지만…6호 펀드 '빅딜'은 실종
 
펀드 조성 과정에서 일부 국내 출자자(LP)들은 MBK를 외면했다. 공무원연금은 홈플러스 기업회생 이슈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여파로 출자를 사실상 철회했다. 과학기술인공제회와 노란우산공제회는 출자 사업 검토 과정에서 MBK를 사실상 배제했다.
 
MBK는 6호 바이아웃 펀드가 아닌 SS(Special Situations) 펀드를 통해 국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S 펀드는 경영권 인수를 전제로 차입금을 대거 동원해야 하는 바이아웃 펀드와 달리 소수 지분 투자, 구조화 채권, 메자닌(CB·BW), 사모 대출 등 유연한 투자가 가능하다. 최근 이슈로 인해 국내 인수금융 문턱이 높아지면서 바이아웃 투자는 선뜻 나서기 힘든 상황으로 풀이된다.
 
MBK는 SS펀드를 통해 이달에 국내 시장에서 2건의 계약을 체결했다. 모건스탠리PE로부터 화장품 업체 스킨이데아와 건강기능식품 업체 '라이프앤바이오'의 경영권 지분을 약 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화장품 브랜드 'AXIS-Y' 운영사인 아시아마스터트레이드 지분 40% 또한 약 1720억원에 인수했다.
 
MBK는 6호 펀드로 고려아연 지분을 추가 매입하긴 했지만,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새로 인수하는 '조 단위 대형 바이아웃' 거래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2023년 메디트(약 2조 4000억원)와 오스템임플란트(약 2조 4000억원), 2024년 지오영(약 2조원) 인수에 조 단위 실탄을 쏟았던 MBK가 지난해부터 잠잠해지기 시작한 것은 인수 금융 대주단의 경계심이 커진 것에 기인한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장기화 역시 배경으로 꼽힌다.
 
솔라스토·알테미라 품은 일본…공개매수 가속페달
 
국내와 달리 MBK의 일본 투자 행보는 가파르다. 5호 펀드를 활용해 2024년 블랙스톤으로부터 피로회복제·비타민으로 잘 알려진 아리나민제약을 약 3500억엔(약 3조 3250억원)에 인수한 이후, 6호 펀드로 총 3곳의 바이아웃을 진행했다.
 
MBK는 지난해 2월 미국의 반도체 테스트·측정 장비 전문 기업인 폼팩터와 손잡고 일본 반도체 회로기판 업체 FICT 지분 80%를 약 800억엔(약 7600억원)에 확보했다. 총 거래 금액은 약 1000억엔(약 9500억원)으로, MBK가 8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폼팩터가 나머지 지분 20%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올해 5월에는 의료 행정·간병 서비스 업체 솔라스토의 공개매수를 성사시켰다. 기존 최대주주 지분 처리까지 포함한 100% 기준 거래대금은 약 905억엔(약 8600억원)에 달했으며, 상장사를 비상장화하는 거래에 6호 펀드가 투입됐다. 이어 6월에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보유하던 알루미늄 포장재 업체 알테미라홀딩스를 부채 포함 약 1300억엔(약 1조 2350억원)에 인수했다.
 
MBK는 기존 포트폴리오인 생활지원 서비스 업체 히토와와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이달 일본 생활 서비스 플랫폼 셰어링테크놀로지 공개매수 역시 착수했다. 히카리통신, NEC캐피털솔루션즈 계열사와 함께 일본 임대주택 관리업체 레오팔레스21 공개매수에도 나섰다. 3회사가 함께 추진하는 최대 공개매수 금액은 2676억엔(약 2조 4000억원)에 달한다.
 
 
일본에서의 모든 거래가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공작기계 업체 마키노밀링머신 인수는 일본 정부가 안보상 우려를 들어 중단을 권고해 무산됐고, 공차글로벌 인수전에서는 베인캐피털에 밀리기도 했다.
 
MBK가 일본 시장을 계속해서 눈여겨보는 이유는 국내에서의 부정적인 환경 외에도 일본의 대기업 비핵심 사업부 매각(카브아웃)과 상장사 비상장화, 경영 승계 수요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가 발표한 '2026 아시아·태평양 사모펀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거래 건수와 금액은 모두 줄고 운용사들은 차입 규모가 큰 바이아웃에 신중해진 것으로 분석된 반면, 일본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주요 시장 중 사모투자 거래 금액과 건수가 모두 증가한 유일한 국가로 꼽혔다. 저금리 기반의 유리한 인수 금융 여건 등이 대형 거래를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본은 대기업의 비핵심 사업 매각과 상장폐지 거래가 꾸준해 MBK뿐 아니라 다른 운용사에도 투자 기회가 많은 시장"이라면서도 "국내에서 홈플러스 사태 이후 출자자와 대주단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결국 투자 성과로 평가받을 것"라고 전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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