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 미국 데이터센터 독일까 득일까…증설 셈법 복잡
미국 데이터센터 인허가 강화에 연료전지 부상
빅테크 부채·메모리값 상승에 수주 축소 우려
현금창출력 저하·차입 부담에 증설 셈법 복잡
공개 2026-09-15 07:4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10일 18:2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장민지 기자] 두산퓨얼셀(336260)의 미국향 연료전지 수주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 상승과 환경오염 문제로 규제 강화에 부딪히면서 지역 전력망에 기대지 않는 연료전지 수요가 부각되고 있어서다. 다만 이와 별개로 글로벌 빅테크들의 자금 여력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어 미국향 수주가 오히려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퓨얼셀의 재무 여력이 녹록지 않은 만큼 상반된 전망 속에서 추가 수주에 대비한 증설 셈법이 단순하지 않아 보인다.
 

(사진=두산퓨얼셀)
 
데이터센터 전력난에 연료전지 부상…증설 필요성도 '대두'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신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인허가를 중단하는 상황이 번지면서 두산퓨얼셀이 오히려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과 용수 사용이 지역사회 부담으로 번지자 지방정부들이 잇달아 제동을 걸고 나섰는데 이 흐름이 역설적으로 지역 전력망에 기대지 않는 '온사이트 발전' 수요를 키우고 있어서다.
 
지난 7월 뉴욕주는 막대한 전력과 물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가 전기요금 인상과 환경오염을 가속화한다는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지자 전력 사용량 50MW 이상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환경 인허가를 최대 1년간 중단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후 펜실베이니아와 텍사스 등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 요건과 환경 기준을 강화하는 흐름이 번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데이터센터향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두산퓨얼셀의 수주 확보에 악재로 읽힐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상반되는 해석이 나온다. 연료전지를 도입하면 지역 전력망에서 전기를 끌어오지 않고 부지 내 자체 발전설비로 직접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지역 전력 부담을 줄이면서 인허가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료전지 업체 블룸에너지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온사이트 발전 도입이 가속화하면서 이를 통해 가동되는 데이터센터 비중이 2026년 3%에서 2030년 33%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특히 자체 전력 공급의 대안으로 꼽히는 가스터빈은 이미 장기 생산분까지 공급 계약이 모두 이뤄져 공급받기까지 리드타임이 수년으로 벌어진 상태다. 상대적으로 리드타임이 짧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적어 지역 반발을 완화할 수 있는 연료전지가 부각받는 이유다.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의 전력난과 지역 반발을 동시에 잠재울 수단으로 연료전지가 부상하면서 두산퓨얼셀의 수주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두산퓨얼셀은 이번달 초 두산(000150)의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HyAxiom)을 통해 5014억원 규모의 인산형연료전지(PAFC) 공급계약을 따내며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의 PAFC 생산능력(CAPA)은 올해 말 기준 350MW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인데, 향후 이 같은 대규모 수주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증설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만 연료전지 사업을 하던 두산퓨얼셀이 데이터센터향 약 5000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통해 미국 진출을 개시했으며 납품은 내년 3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라며 "향후 미국에서 비슷한 규모의 추가 수주가 유입된다면 생산시설 증설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테크 투자 축소 가능성 변수…증설 셈법 '복잡'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글로벌 빅테크들의 자금 여력이 한계에 부딪혀 AI 인프라 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빅테크의 투자 축소는 곧 두산퓨얼셀의 미국향 수주 확보 차질로 이어질 수 있어 추가 수주에 대비한 증설 투자 셈법이 단순하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빅테크들이 대규모 AI 인프라 확장으로 부채가 대폭 늘고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2027년부터 오라클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 등이 추진해 온 초대형 데이터센터들이 잇달아 가동에 들어가면 임대료·감가상각비 등 수조원대 고정비 부담까지 한꺼번에 떠안아야 한다.
 
메모리반도체 가격 급등이라는 변수도 겹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빅테크들의 AI 인프라 지출에서 메모리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약 47%에서 2027년 68%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메모리 수요 급증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반도체 구매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온사이트 발전 등 주변 인프라 투자에 배정할 자금 여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채 부담에 메모리값 상승까지 겹치는 만큼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가 예상보다 늦어지거나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료전지 도입 확대 추세와 빅테크향 수주 축소라는 상반된 관측이 동시에 나오는 가운데 두산퓨얼셀이 선제적으로 시설투자에 나서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 재무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이 -565억원으로 적자 전환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525억원의 적자가 이어졌다. 잉여현금흐름(FCF)도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802억원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597억원 적자를 냈다.
 
 
 
현금창출력 저하로 차입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전년 말 대비 119.8%포인트 급등한 345.9%에 달했다.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성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도 올해 상반기 4134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5배 늘어난 반면 현금성자산(기타유동금융자산 포함)은 1210억원에 그쳐 유동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연료전지 수요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증설했다가 빅테크의 투자 축소로 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 투자 부담과 유휴 설비의 고정비 부담을 한꺼번에 떠안게 된다. 반대로 증설을 미루면 정작 수요가 몰릴 때 생산능력 부족으로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연료전지 수요 확대와 빅테크발 투자 불확실성이라는 상반된 변수 사이에서 두산퓨얼셀의 투자 전략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AI 서버용 반도체 가격 상승과 금리·부채 부담, 전력·용수 확보 문제가 겹치면서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착공 시점이 늦어지거나 규모가 조정될 수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미국 데이터센터향 수주가 급증할 것을 전제로 생산설비를 확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퓨얼셀의 경우 추가 증설이 필요하다면 장기 공급계약을 추가로 확보하거나 수주 파이프라인이 충분히 가시화됐을 때 단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미국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이나 현지 생산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미국에서 자가전력 방식의 발전원이 주목받으면서 향후에도 관련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재 PAFC 생산능력을 기존 275MW에서 350MW로 증설하고 있고 추가 증설·투자 여부는 국내외 수주 상황과 경영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향 추가 수주 여부에 관해서는 "두산의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이 미국향 수주를 담당하고 있어 파악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장민지 기자 wkdalswl0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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