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금융지주(071050)가 올해 비증권 자회사에 대한 대여 금액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난다. 부동산금융을 주로 다루는 곳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차입부채가 크게 증가해 부채비율이 상승하고 이중레버리지비율도 저하됐다. 자회사 여건과 향후 보험사 인수까지 고려하면 재무적 지원에 따른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사진=한국금융지주)
자회사 대여 2590억원 → 9050억원 확대…잔액 2조원 넘어
9일 회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특수관계자(종속기업)에 대한 자금거래 가운데 대여로 총 9050억원을 실행했다.
자회사와 금액별로 ▲한국투자파트너스 20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3000억원 ▲한국투자캐피탈 3000억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240억원 ▲한국투자부동산신탁 800억원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1810억원 등이다. 대여 회수로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480억원 한 건이 있다.
전년 동기에는 대여 금액이 총 2590억원이었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1830억원, 한국투자부동산신탁 500억원,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260억원 등이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올해는 대여 금액이 대폭 증가한 셈이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된 대여 금액은 총 1조1570억원으로 확인된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 5700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 2000억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1180억원,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2690억원 등이다. 여기에 올 상반기 실행된 금액과 회수금을 반영하면 잔액이 2조 140억원으로 계산된다.
대여금 잔액 증가는 특히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등에서 비롯됐다. 모두 부동산금융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곳이다.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른 실적 저하와 부실채권 정리로 인한 건전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유상증자 지원은 한국투자증권…지급보증은 한국투자캐피탈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 지원에는 대여 외에 유상증자(지분취득 포함), 유가증권 매입, 지급보증 형태도 있다. 이 가운데 증자와 유가증권 매입은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 비중이 특히 높다.
지난해 실행된 금액을 살펴보면 증자 지원 총 9177억원에서 9000억원이 한국투자증권 몫이었다. 유가증권인 신종자본증권 7000억원 매입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지난 2월 1조 5000억원 규모의 증자가 추가됐다.
증자 추이는 한국투자증권 대상이 ▲2022년 3000억원 ▲2023년 4000억원 ▲2024년 3000억원 ▲2025년 9000억원 ▲2026년 상반기 1조 5000억원 순으로 나타난다. 비증권 자회사의 경우 지난 2023년 한국투자캐피탈 5200억원과 한국투자저축은행 4200억원 두 건 정도가 있었고 그 이후로는 미미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금융지주의 최근 자회사 지원 양상은 한국투자증권이 증자로, 나머지 비증권 자회사가 대여로 요약된다.
지급보증 설정은 전액 한국투자캐피탈에 대한 것으로 한도가 1조 6000억원이다. 한국투자캐피탈이 발행하는 회사채에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할 때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상환을 책임진다는 내용이다.
배당금수익 늘었지만…자회사 지원 부담에 재무 악화
한국금융지주는 영업수익(상반기 별도 기준 8210억원) 가운데 90.4%(7420억원)를 배당금수익에 의존하고 있고 이는 대부분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에서 가져온다.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배당금 의존과 출자 부담이 공존하는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실적 개선에 따라 한국금융지주의 배당금수익도 증가하고 있지만 지속된 자회사 지원 탓에 재무 상태는 저하됐다. 부채총계가 지난해 말 5조 3518억원에서 올 상반기 7조 1889억원으로 증가하면서 부채비율이 61.9%에서 80.3%로 18.4%p 상승했다.
부채비율이 오른 이유는 자회사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면서 외부조달이 늘어난 탓이다. 지난해 9월 신종자본증권 5000억원에 이어 올 2월 2050억원이 추가 발행됐고, 단기차입(기업어음)도 지난해 말 4조 4450억원에서 올 상반기 6조 542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회사 출자총액은 같은 기간 9조 5346억원에서 11조 446억원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이중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이 110.3%에서 123.3%로 13.0%p 상승했다. 규제수준(130%)을 하회하고 있지만 큰 폭으로 올라 관리 부담이 커졌다.
최근 이슈로 보험사인 KDB생명 인수 문제도 있기 때문에 부담이 더 확대될 수 있다.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달금액이 증가하고 결과적으로 이중레버리지비율까지 다시 상승 압박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계열사에 대한 대여금 증가는 각 계열사의 사업 확대와 투자 집행 등에 따른 자금 소요, 재무 상황을 고려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