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포용보험)③보험료 깎아주는 게 전부…지원 끊기면 보장도 끝
무상가입·보험료 경감 중심 정책으로 재원 투입 의존
보험사 부담 불가피…"자생적 생태계 구축 필요"
공개 2026-09-07 06:10:00
이 기사는 2026년 09월 02일 18:2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업계의 포용금융이 답보 상태다. 현행 회계인 IFRS17 체계서 수익성(CSM)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에만 집중하면서 상생금융 상품은 뒷전으로 밀렸다. 손해율 높은 저수익 상품으로 영업에서 배제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대형 보험사들마저 금융취약계층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상품 판매에는 소극적인 실정이다. 포용금융을 활성화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정착시키려면 보험료 할인이나 일회성 지원에 머무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IB토마토>는 보험업계 포용금융의 현주소와 한계를 짚고,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과제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포용금융이 시장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일회성 성격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는 관련 정책의 제한된 활용이 기반으로 깔려있다. 보험에 무상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보험료를 낮춰주는 정도가 사실상 전부기 때문이다. 보험영업 본업과 분리된 단순한 지원 형태에서 벗어날 필요성이 따른다. 자생 생태계 구축과 생활밀착형 미니보험의 고도화 등이 방안으로 언급된다.
 
(사진=연합뉴스)
 
무상가입과 보험료 경감 중심 정책
 
금융당국과 보험협회, 지방자치단체가 현재 진행 중인 포용금융 정책은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이뤄진다. 보험 상품 관련해서 무상가입을 지원하거나, 보험료 납입 부담을 경감해주는 방식이다. 나머지 하나는 일반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세 가지 사업 모두 대규모 자금이 소요된다. 사업 기간 5년 기준 보험 무상가입이 600억원, 보험료·이자 납입 경감이 1조 1000억원, 사회공헌사업이 7300억원이다. 총 2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무상가입 지원은 ▲지자체 협약 기반의 상생보험 상품(신용생명보험·풍수해보험·기후보험·화재배상책임보험·치매배상보험·어린이보험 등) ▲상생보험 연계 정책금융(소상공인 신용생명보험 금리 인하) ▲서민금융진흥원의 취약계층 무상보험(한부모가정의료보험 보장 확대) 등에 대한 것이다.
 
보험료·이자 납입 경감은 ▲생활 체감형 분야에 대한 보험료 할인(출산·자동차·실손의료·배달종사자·대리운전 등) ▲보험료 납입 유예나 중지(출산·육아·군복무 등) ▲보험계약대출 이자 완화(출산·육아·시니어 등) 등이다.
 
이 가운데 무상보험 지원은 보험업권 상생기금 300억원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8월에 조성된 것으로 잔여 재원이 올 1분기 기준 174억원 정도다. 나머지 보험료 할인이나 유예, 상품 이자 완화 등은 보험사가 사실상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취약계층에 대한 보험료 할인이나 이자 경감 등은 보험사가 그동안에도 계속해 왔던 활동이고, 포용금융 정책은 그러한 활동의 연장선"이라며 "운용수익이 감소하고 제도 관련 시스템이나 담당 인원을 갖춰야 하는 등의 영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용금융 사업 규모만큼 비용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고 보험사 입장에서 그렇게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그렇다고 보험사가 반길만한 것도 아닌데, 어쨌든 자체적으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재원 직접 투입하는 방식 한계…소액단기보험 활용성도 부각
 
포용보험 무상가입은 상생기금에 의존해야 하고 보험료 할인이나 이자 완화는 보험사의 개별적 감당이 불가피한 만큼 지속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나 금융당국 수장 등이 바뀔 때마다 기금을 새로 조성하고 임기 동안 다 쓰고 하는 식의 양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이유다.
 
포용보험 접근법이 보험영업 본업에서 유용한 상품에 대한 개발이나 위험 인수 역량의 확대로 전환하지 못해 지속적인 보장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는 재원을 직접 투입하는 방식에 집중돼 있는데, 가입자 부담을 덜어줄 순 있지만 지원이 멈추면 보장도 함께 멈출 수 있다"라면서 "포용보험이 지속되려면 지원에 기대지 않아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에서 신종 위험 손해통계가 부재해 보험료 요율과 상품 설계가 어렵고, 낮은 보험료와 지불 여력으로 수익성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렵다. 채널에서는 판매 유인도 약하다"라며 "이러한 요인을 갖추면서 지원에 기대지 않는 자생적 시장 생태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생보험에서 활용하고 있는 미니보험을 더욱 고도화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니보험(DIY형, 교통재해, 감염병, 상해 등)은 일상생활과 밀착된 상품으로 전통적 보험보다 보장이 더 특수한 영역으로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 다만 소액단기보험 형태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해외에서도 포용보험 일환으로 소액단기보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일본이 주요 사례다. 지난 2024년 기준 보유계약이 1248만 건을 돌파했다. 특히 대형 보험사가 다른 산업과 신상품을 만들 때 주로 활용된다. 특화 상품으로는 고독사 보험, 치매보험, 지적장애인 전용보험 등이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국내에서는 미니보험이 전통적 보장을 부수적으로 보완하는 정도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포용보험을 다룰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면서 "미니보험 시장 자체가 수익성이 나지 않고 있어서 일단은 경험통계가 더 쌓이고 위험 인수가 고도화될 필요성이 있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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