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나라, BBB- 강등에 회사채 고비…한 달 뒤 '만기 폭탄'
신용등급 BBB- 강등…고금리 차환 부담 현실화
본업 부진·투자 부담 겹쳐 유동성 압박 지속
공개 2026-06-22 07:00:00
이 기사는 2026년 06월 19일 19:03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송혜림 기자] 깨끗한나라(004540)의 신용등급이 'BBB-'로 하락하면서 차환 부담이 한층 커졌다. 만기 도래 회사채를 10%가 넘는 고금리로 차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금성 자산은 부족하고 차입금 의존도는 높은 수준이다. 주력인 백판지 사업 부진으로 수익성 개선도 지연되면서 유동성 부담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깨끗한나라 홈페이지)
 
'BBB'에서 'BBB-'로···차환 부담 커졌다
 
19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깨끗한나라의 무보증사채 및 기업신용등급, 기업어음 및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이 기존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하락했다. 재무 구조가 부실하고 차입 부담으로 인해 재무 개선 여력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깨끗한나라의 신용등급은 2023년~2024년까지 'BBB+'를 유지하다가 2025년 초 'BBB'로 하향된 뒤 1년 만에 투기등급(BB) 직전 마지노선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BBB' 등급은 금리 7.87%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이달 18일에는 8.82%로 상승했지만 여전히 10%를 밑돌았다. 그러나 'BBB-' 금리는 같은 기간 9.24%에서 10.19%로 뛰어올랐다. 회사채 금리 상승은 돈을 빌릴 때 내야 하는 이자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적용되는 금리는 높아진다.
 
문제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상환할 때 10%가 넘는 고금리로 차환해야 하는 만큼 재무 부담도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깨끗한나라의 유동 차입금 및 사채는 19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8.8% 불었다. 특히 장기성 회사채가 1년 이내 갚아야 할 유동사채로 전환된 규모는 280억원에서 430억원으로 증가했다. 사채 발행 내역을 살펴보면 오는 7월부터 9월 내 만기가 돌아오는 무보증사채는 제123회·126회·127회로 총 180억원 규모다. 기업의 3월 말 현금성 자산은 82억원 수준에 불과해 사채를 감당하기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깨끗한나라의 매출 구조는 크게 포장재 상품을 판매하는 PS(Paper Solution) 사업과 두루마리 화장지 등을 판매하는 HL(Home & Life) 사업으로 나뉘어 있다.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HL사업은 생리대 판매량이 늘며 매출, 영업이익 모두 늘었다. 다만 PS사업의 매출은 2517억원으로 1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3년간 적자를 내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경기 침체에 따른 백판지 수요 감소와 중국 등 글로벌 제조업체의 공급과잉에 따른 판매가격 인하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올해 1분기 매출도 PS사업 부진에 따라 매출은 전년 대비 11.6% 줄어든 58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적자를 지속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14억원으로 전년(4억원)보다 큰 폭으로 늘었는데, 본업 성과라기보다는 매출채권 및 재고자산 등 자산과 부채를 줄여 현금이 유입된 덕이 컸다.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깨끗한나라의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80.5%로 전년 말보다 7.1%포인트 상승했다. 차입금 의존도는 53.7%로 전년(54.6%)보다는 소폭 떨어졌지만 여전히 외부 자금 의존도가 높다. 금융 원가는 46억원에서 69억원으로 늘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은 0.7배 수준으로, 기업이 벌어들인 현금창출력으로는 이자비용 갚기도 빠듯한 실정이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검토 중인 차환 조달 조건은 시장에서 언급되는 10%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면서 "당사는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 기반과 확보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차환과 자금운용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회사채 대신 차입금 확대···담보 여력도 '관건'
 
깨끗한나라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고금리 차환을 우려한 듯 올해 1분기에는 사채 발행을 하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0억원 규모의 사채를 발행했던 모습과 대비된다. 대신 장·단기차입금의 총 차입 규모는 총 955억원에 달한다. 사채와 달리 담보를 제공하면 신용등급이 낮아도 이자율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3월 말 기준 유형자산 4060억원 중 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자산은 총 3109억원 규모다. 전체 유형자산 중 76.6%가 담보로 묶여 있어 자산 규모 대비 자금 차입 여력도 부족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차입금으로 조달한 자금도 다시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사채, 유동성장기차입금 상환과 지난 4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이자로 빠져나갔다.
 
깨끗한나라 측은 <IB토마토>에 "지난해 말 캠코 담보부사채 등 장기성 자금을 조달해 중장기 유동성 기반을 확보했다"면서 "올해 1분기에는 만기 도래 차입금을 순차적으로 상환하며 자금 구조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외부 차입으로 마이너스를 메꾸기엔 현금이 나갈 구멍도 여전히 크다. 회사는 지난 2023년 말부터 청주 공장 폐합성소각로 신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신설 투자 건은 올해 7월 말 투자 완료 예정이다. 총 투자금액은 650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까지 446억원을 투자했고 올해 중 204억원을 추가 투자해야 한다. 시설투자가 일단락되면 시설 투자 부담은 줄 수 있지만 현재 현금창출력을 고려하면 차입금 감축은 어려울 전망이다. 결국 본업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느냐에 따라 유동성 위기 극복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깨끗한나라 측은 <IB토마토>에 "시장 상황과 자금 조달 여건을 고려해 최적 조달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현재 P-CBO나 전환사채, 영구채 등 특정 조달 수단의 발행이 확정되지는 않았다"라고 답했다.
 
송혜림 기자 diving@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