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손상차손 냈는데 또 증자…싱가포르 법인 '도마'
싱가포르 설립 이후 계속 적자인데 101억 유증
손상차손까지 인식…계속된 비용 지출 '부담'
장병호 체제 글로벌 사업 확장 핵심 전면 내세워
공개 2026-05-21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5월 19일 11: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도시은 기자] 한화투자증권(003530)이 올해 해외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싱가포르 법인에 유상증자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수혈한 것을 두고 시장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해당 법인은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온 데다, 이미 손상차손까지 인식한 상태기 때문이다.
 
(사진=한화투자증권)
 
적자 누적 싱가포르 법인에 유상증자 단행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총 4개의 해외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올해 해외법인 중 한화투자증권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을 받은 곳은 싱가포르 법인(Pinetree Securities Pte. Ltd.)이 유일하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2월 말 싱가포르 법인에 900만 싱가포르달러(SGD), 한화로 10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 법인 주식 수는 기존 1200만주에서 2100만주로 크게 늘었으며, 장부가액 역시 지난해 말 48억원에서 올해 1분기 150억원까지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번 자금은 현지 운영 비용 충당과 함께 사업 구조 재편, 중장기 수익 기반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하지만 한화투자증권이 싱가포르 법인 투자주식에 대해 손상차손을 인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손상차손 인식은 해당 투자 회수 가능액이 장부가를 밑돈다고 회사가 판단할 때 이뤄지는 회계 처리다. 사실상 스스로 투자 가치 훼손을 인정한 법인에 추가로 100억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싱가포르 법인이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자금 수혈이 실질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따른다.
 
실제로 싱가포르 법인의 재무 상황을 살펴보면, 2019년 설립 이후 2020년 104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했으나 증자 직전인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47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며 초기 자본의 절반 이상을 까먹은 상태였다. 
 
실적도 부진했다. 최근 3년간 당기순손익은 2023년 -15억원, 2024년 -14억원, 2025년 -15억원으로 매년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됐다. 올해 들어서도 부진은 계속됐다. 2026년 1분기 싱가포르 법인의 영업수익은 1억원에 그친 반면, 영업비용으로 6억원을 지출하면서 5억원의 분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5년 1분기 -5억원에 이어 여전히 손실 구간을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한화투자증권 측은 <IB토마토>에 "싱가포르 법인의 경우 초기 사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비용 부담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타 해외법인도 '걸음마' 단계
 
한화투자증권의 전체 해외법인 실적 역시 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1분기 해외법인 4곳의 자산 총합은 3420억원 규모다. 현지 법인들의 실제 영업 성적표인 분기순이익 합계는 -11억원으로 여전히 적자 상태다. 다만, 환율 변동에 따른 평가이익 등이 반영되면서 미실현 장부상 수치인 분기총포괄손익은 6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중 베트남 법인(Pinetree Securities Corporation)은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특화 증권사 형태로 운영 중인 베트남 법인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신용공여 사업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 62억원, 분기순이익 4억원을 기록했으며, 분기총포괄손익도 49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신규 자금 투입 없이 무상증자를 단행해 주식 수가 9699만2900주에서 1억87만2616주로 증가했다. 자본계정 내 재분류 성격이 강한 조치로, 이번 싱가포르 법인 유상증자와 대조적인 행보다.
 
사업 초기 단계인 인도네시아 법인들은 아직 적자 구간이다. 한화투자증권은 2024년 10월 인도네시아 칩타다나 증권 지분 80%를 취득해 인도네시아 법인(PT Ciptadana Sekuritas Asia)을 출범시켰고, 이어 2025년 말 칩타다나 자산운용(PT Ciptadana Asset Management) 지분 80%를 추가 인수했다. 올해 1분기 인도네시아 증권 법인은 영업수익 34억원에 분기순이익 -6억원을 기록했다. 자산운용 법인은 영업수익 4억원에 분기순이익 -3억원으로, 실질적인 수익 창출력은 아직 부족한 모습이다.
 
장병호 체제 글로벌 전략 '시험대'
 
현재 한화투자증권은 장병호 대표 체제 하에 해외 법인을 거점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장 대표는 한화투자증권 내에서 해외사업팀장과 인프라금융팀장 등을 역임하며 글로벌 비즈니스 분야의 전문 역량을 쌓아온 인물이다. 본인의 강점인 글로벌 DNA를 이식하려는 상황인 만큼, 이번 싱가포르 자금 투입의 성패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한화투자증권은 싱가포르 법인 외에 타 해외법인들에 대한 추가 출자나 구조조정 여부는 논의되거나 확정된 바가 없으며, 향후 필요시 법인의 사업 현황 및 시장 환경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관건은 이번에 자금을 수혈받은 싱가포르 법인이 '사업 모델 전환'을 완료하고 독자적인 회생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느냐다. 수년째 이어진 적자 고리를 끊고 싱가포르 법인이 글로벌 자금 조달 및 투자 거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싱가포르 법인의 경우 중장기 관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며 "향후 사업 진행 상황과 시장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점진적인 손익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시은 기자 eqw58174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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