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 '캐시 회수' 시동 거나
4년 순손실 보스턴다이내믹스…아틀라스 사업화 단계
정의선 회장, 개인자금 2400억원 투입…계열사 등 지분 90%
아틀라스 상용화 전제 시 10조~50조 밸류 격차 평가
공개 2026-01-2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6일 15:2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5년여를 공들인 로봇 사업이 결실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21년 인수한 미국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사업화 단계에 진입했다. 이에 인수 이후 장기간 이어진 적자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올해 기업공개(IPO) 약속 시한이 도래하는 가운데, 인수 당시 개인 자금으로 지분 20%를 확보한 정의선 회장과 주요 계열사 입장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새로운 현금 회수 창구로 기능할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 CES 2026에서 AI 로보틱스 생태계 확장 전략을 발표했다(출처=현대차그룹)
 
4년 연속 적자 '아픈 손가락'에서 신사업 성장 중심으로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2021년 로보틱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올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에서 아틀라스 차세대 모델을 공개하고 로봇과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등을 연결한 피지컬 AI(인공지능)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나스닥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높였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그룹 내에서 미래 성장 산업으로 낙점된 로보틱스 사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0년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당시 개인 명의로 2400억원을 투입해 지분 21.9%를 확보했다. 대기업 총수가 그룹이 추진하는 인수·합병(M&A)에 사재를 들여 직접 투자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만큼, 정 회장의 중장기 전략에 대한 확신이 반영된 결정으로 해석된다.
 
인수 이후 계열사 차원의 자금 투입도 이어졌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2분기 유상증자 방식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에 1억 600만달러(약 146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주요 주주로서 꾸준히 자금을 집행했다. 반면 소프트뱅크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지분율이 당초 20%에서 9.5%까지 낮아졌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1년 현대차(005380)(30%)와 현대모비스(012330)(20%), 현대글로비스(086280)(10%)를 앞세워 총 1조원에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인수했다. 이후 2022년 미국 투자법인 HMG Global LLC를 설립하고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가 보유하던 지분을 일괄 이전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주요 주주는 HMG글로벌(54.7%)과 정 회장(21.9%), 현대글로비스(11%), 소프트뱅크(9.5%) 등이다.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에 소폭 변동이 있었으나 정 회장의 개인 지분을 포함한 현대차그룹이 전체 90%를 차지하고 있다. HMG글로벌은 현대차(49.5%)와 기아(000270)(30.5.5%), 현대모비스(20%)가 100% 지분을 보유한 미국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회사는 2021년 인수 이후 4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21년 1970억원의 순손실을 시작으로 2022년 2551억원, 2023년 3348억원, 2024년에는 4405억원으로 적자 폭이 매년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3541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인수 이후 누적 적자는 1조원을 넘어섰다. 반면 2024년 매출은 1161억원에 그쳐 손실 규모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인 셈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실적 악화는 그대로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재무제표에 지분법손실로 반영됐다.
 
현대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법손실은 2023년 248억원에서 2024년 674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3분기에는 729억원에 달한다. 현대글로비스의 상황도 비슷하다.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으로 환산하면 연간 지분법 손실 또한 약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정 회장이 개인 자금 2000억원 넘게 투입하며 5년 장기 베팅에 나섰다"며 "IPO 성공 시 수조원의 차익을 거둘 수 있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카드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8년 아틀라스 상용화 성공하면 50조 밸류 기대
 
보스턴다이내믹스는 2028년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유압식에서 전동식으로 전환한 2세대 아틀라스는 정밀 작업이 가능하다. 현대차그룹은 구글 딥마인드 AI 기술을 접목하고 엔비디아 플랫폼을 탑재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을 그룹 공장과 물류센터에 대량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4월 정 회장이 직접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섬 보스턴다이내믹스 본사를 방문해 "수만 대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물량 확보를 통한 매출 증대 전략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연내 미국에 로봇 전용 학습공간 RMAC(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를 설립한다. 휴머노이드 양산을 위한 선행 훈련 허브 역할을 맡는다. 연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 신설도 추진 중이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 아틀라스의 대규모 생산에 따라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지분가치 상승을 기대한다"며 "2027년을 겨냥한 지배구조 개편의 주 동력원으로 발전해 올해 추가 증자 또는 IPO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가시적인 실적이 나타난다면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현금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가치를 최소 10조 8000억원에서 최대 50조 4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투자금 대비 최대 25배의 평가차익을 남길 수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 또한 최대 12조원이 넘는 가치 창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아직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 등 지배구조 개편 과제가 남은 만큼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후 구주매출이나 블록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시나리오도 제기하고 있다.
 
이상수 IM증권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시 경쟁사인 피규어AI와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기업가치 밴드 평균인 290억달러(약 41조원)를 가정하면 현대차와 기아가 HMG글로벌을 통해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가치는 각각 11조원과 6조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다만,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업 모델이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어떤 시너지가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이해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측은 <IB토마토>에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후 로봇을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지속해서 고민해 왔고, 이제는 그룹 차원에서 속도를 내 로봇 생태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에 도달해 상용화와 대량 생산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남았다"면서 "IPO와 관련해서는 시장상황에 따라 고려하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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