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상장 채비 끝냈지만…IPO 시계는 멈췄다
외형 성장·시장 호조에도 소식 없어
상장 기한까지 촉박…변수 주의해야
공개 2025-10-2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7일 16:3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케이뱅크 상장이 내외부 리스크 해결에도 좌초 위기에 처했다. 고객 수와 자산 규모를 확대하고 업비트 계약도 연장했다. 철회 원인으로 꼽던 시장 상황도 호황을 보이고 있으나, 이렇다 할 진척은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케이뱅크)
 
내실 다지며 준비…시장 상황도 '도움'
 
17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9월 말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1500만명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출범 이후 2019년 100만명 돌파에 이어 지난해 3월 1000만명을 넘겼다. 영업 개시 후 500만명까지 4년, 1000만명까지는 2년10개월이 걸린 것을 감안하면 가속도가 붙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매월 평균 26만명이 신규 고객으로 유입됐다. 자산 규모도 확장세다. 지난 2023년 말 21조4000억원에서 올 3분기 기준 33조4000억원을 넘겼다. 개인사업자 상품군을 확충한 데다 수신 상품의 금리가 가장 높은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16일 기준 케이뱅크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55%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가 2.5%에 비해 0.05%p 높다. 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 대비 낮으나, 은행 중 상위권에 속한다. 적금 상품의 경우에도 1년 만기 기준 수협은행 다음으로 높다.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의 기본 금리는 3.1%로 전 은행권의 적금 상품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대 리스크로 꼽히던 업비트와의 계약도 연장했다.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입출금 계정 제휴를 맺고 있다. 다만 수신 규모에소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연장 여부에 따른 우려도 제기되기도 했다. 이 달 초, 케이뱅크와 업비트는 실명계정 제휴를 내년 10월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안정성을 높였다. 케이뱅크와 업비트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제휴를 시작해 올해로 5년째다.
 
케이뱅크 앱 내에서 업비트 보유 자산 현황과 실시간 시세를 확인할 수 있으며, 가상자산 모으기 등 관련 서비스 제공도 계약 연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평이다.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 서비스 확장에도 속도를 붙였다. 대환 대상을 은행권에서 상호금융권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대환대출을 상호금융권까지 확대하면서 고객 니즈 충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대상 업종도 일부 확대했다. 보험 대리와 중개업, 손해사정업, 골프장운영업 등 5개 업중에 대해서도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해당 대출 취급액은 1년 만에 4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고객 수 확대, 상품군 확장, 업비트 계약 연장 등 내실을 다지며 상장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상장 시도 좌초의 원인 중 하나인 시장 상황도 양호하다. 지난 16일 기준 코스피는 37478.37로 마감했다. 1년 전 3000을 한참 밑돌았으나, 시장 호황이 이어지면서 외부 환경도 큰 개선을 이뤘다.
 
내년 7월 기한…"정해진 사항 없어"
 
상장 조건을 맞추고는 정작 이렇다 할 진척 사항은 보이지 않는다. 케이뱅크는 지난 3월 다시 IPO 도전에 나섰다. 벌써 세 번째다. 2022년과 지난해 상장에 도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2022년 철회의 주된 원인은 시장 위축이었으며, 지난해에는 수요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지난 두 번의 도전에 대한 철회 이유가 해소됐음에도 상장예비심사 청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상장을 준비할 당시 케이뱅크는 6월 말 상장예심을 청구해 8월 말 승인을 받았다. 당시 케이뱅크는 10월 말 상장을 예상했다.
 
한국거래소 규정상 상장 예심 승인은 청구일로부터 45영업일 이내 승인받아야 한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경우 45영업일 만에 승인을 받았으나, 시일을 넘기는 경우도 많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 상장예심 청구건 95% 이상이 기한을 넘겨 통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에스바이오메딕스의 경우 상장예비심사 청구에서 승인까지 177일이 걸렸다. 
 
만약 케이뱅크 상장예비심사가 기한을 넘길 경우, 일정은 더욱 촉박해진다. 당초 케이뱅크는 지난달 중 상장예비심사 청구 준비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케이뱅크가 내년 7월까지 상장을 하지 못한다면 드래그얼롱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수 주주가 다수 지분을 보유한 주주에 지분을 함께 매각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최대 주주인 비씨카드가 주식을 사들여야 한다. 
 
내년 7월까지 남은 기한은 9개월 남짓이다. 당장 예비심사 청구를 하고 규정대로 승인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최소 4개월이 소요된다. 통상적으로 상장 과정에서 5개월이 걸리는 경우도 있는 데다, 변수가 발생한다면 시간은 더욱 촉박해진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일정 등은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다"라면서 "정해진 사항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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