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소프트, 만성 적자 속 EB 발행…재무건전성 '불안신호'
3년간 영업적자 면치 못한 상태서 60억 자금 조달
자회사 이스트에이드와 시너지 창출해 돌파구 모색
공개 2025-08-13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8월 08일 19:1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코스닥 상장사 이스트소프트(047560)가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6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인공지능(AI) 사업 확장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그러나 3년 연속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누적된 상황에서 외부자금 유치에 나서면서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이스트소프트)
 

현금 충분한데 외부자금 조달···향후 건전성 우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스트소프트는 이날 6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표면금리와 만기금리는 모두 0%로 설정됐다. 사채권자 입장에선 교환 대상인 이스트에이드(239340)의 주가가 보통주 전환가액을 밑돌 경우 이자수익을 얻을 수 없는 조건이다. 그만큼 이스트에이드의 주가 상승에 과감히 베팅한 셈이다.

 

EB는 채권자가 발행 회사가 보유한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돈을 빌려주는 대신 나중에 발행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다른 회사 주식으로 바꿔 받을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 게 특징이다.

 

이번 EB의 발행대상자는 시너지아이비 상생혁신 신기술투자조합(15억원), 삼성증권(016360)·NH투자증권(005940) 등이 신탁관리하는 사모펀드(45억원). EB 전환가액은 2759원으로 8일 이스트에이드 종가(2270) 대비 21.5% 높은 수준이다.

 

이스트소프트는 3월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379억원을 보유 중이다. 현금성자산이 충분한 상황에서 무리한 자금조달을 단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업 확장 목적으로 조달한 자금 60억원은 2분기에 대규모 지출이 있지 않는 이상, 1분기 말 기준 회사 자체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2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215% 증가한 44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최근 3년간(2022~2024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며 적자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도별 영업손실 규모는 2022년 57억원, 2023년 89억원, 2024년 135억원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1분기 말 기준 결손금은 51억원에 달한다.

 

다만 부채비율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124.9%로, 2023년 말 121.5%, 2024년 말 116.5%에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적자 기조가 계속되는 기업이 외부로부터 EB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회사 재무에 악영향을 끼칠 여지가 있는 만큼 이스트소프트가 자금 조달을 통해 사업을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하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투자은행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업이 외부 자금을 끌어올 때 당초 목적에 알맞게 쓰는지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라며 "반복적으로 CB를 발행해 위기에 빠진 기업이 있는 만큼 향후 회사의 사업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스트소프트, 자회사 협력 강화로 돌파구 모색

 

이스트소프트는 실적 개선 돌파구로 자회사 이스트에이드(줌닷컴 운영 기업)와의 협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지난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인공지능 기초모형 사업에서 LG AI 연구원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참여해 최종 5개 정예팀에 나란히 선정된 바 있다. 스트소프트가 이번에 발행 결정한 EB의 교환 대상을 자회사인 이스트에이드로 낙점한 것을 고려하면, 모회사 차원에서 자회사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판단된다. 

 

다만 이스트에이드도 모회사와 마찬가지로 적자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매출 48억원, 영업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 2022~2024년간 영업손실·당기순손실 적자가 누적된 끝에 3월 말 기준 결손금은 94억원까지 쌓였다. 

 

<IB토마토>는 이스트소프트 측에 EB 발행, 자회사와의 협력 방안 등 질의를 위해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