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전방위 지원' 받은 롯데건설…PF 우려 끝났나
이달 초 2.3조원 PF 펀드 조성…메리츠 지원까지 2.8조원 조달
올해 만기 PF 보증 4조5000억원 중 절반 이상 해소
프로젝트 사업성 재점검하는 자체 TF도 꾸려
공개 2024-03-2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그룹 주요 계열사 자금 지원을 받은 롯데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도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계열사를 주축으로 한 PF 펀드 조성 이후 남은 PF 사업장들의 리스크 관리에 매진하면서 차입금을 줄여나가는 전략으로 빠른 정상화가 기대되고 있다.
 
롯데건설 본사.(사진=뉴시스)
 
금융권·그룹 지원으로 2조8000억원 확보…연내 2조원 추가 해소 계획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달 초 시중은행과 증권사, 롯데그룹 계열사가 참여한 2조3000억원 규모 PF 펀드를 조성했다. 롯데건설이 신용공여한 보증부 자산유동화 사모사채를 특수목적법인(SPC)인 ‘프로젝트샬롯’이 매입하는 구조로 자금 조달이 이뤄졌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은행 5곳이 선순위로 1조2000억원을 지원했고 키움증권(039490), 대신증권(003540) 등 증권사 3곳이 중순위로 4000억원 지원에 나섰다. 나머지 7000억원은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매입했다. 롯데물산과 롯데정밀화학(004000)이 각각 2000억원, 호텔롯데와 롯데캐피탈이 각각 1500억원씩 대여하며 후순위로 참여했다.
 
그동안 롯데건설의 최대주주로서 유동성 지원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롯데케미칼은 이번 PF 펀드 조성에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기준 롯데케미칼은 롯데건설의 지분 44.02%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7일 롯데건설이 발행하는 2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의 원리금 지급보증을 섰다. 반면, 롯데캐피탈이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롯데건설 유동성 지원에 나선 것도 이목을 끌었다.
 
여기에 메리츠증권이 지난 1월 롯데그룹과 총 1조5000억원 규모 자금을 조성하며 5000억원을 지원하면서 롯데건설은 총 2조800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게 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롯데건설의 PF 지급보증으로 인한 우발채무 규모는 총 5조4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연내 만기 연장이 필요한 우발채무는 4조5000억원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중 본 PF 전환과 상환 등을 통해 PF 우발채무 2조원을 추가로 해소해 자기자본 범위 내인 2조원까지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현재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 2조원을 활용해 필요시 현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꺼진 불도 다시보자’…PF 리스크 재점검까지
 
롯데건설은 최근 1년간 과중한 PF 우발채무로 인한 불안정한 경영환경을 겪으며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대책을 고심했다. 특히 국내·외 건설현장의 사업성을 재평가해 ‘효율성’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문제였다.
 
회사는 이를 위해 최근 자산 건전화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신설된 TF는 롯데건설이 진행 중인 전국 사업 현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맡는다. 평가 결과에 따라 재구조화, 투자금 회수 등을 결정하는 역할이다. TF 출범과 동시에 회계법인과 이에 대한 분석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롯데건설은 사업 재구조화의 일환으로 서울 남대문 도시형생활주택 등 사업성이 낮은 현장을 정리한 바 있다.
 
지난 1월 롯데건설과 하이투자증권이 추진해 온 경기 김포시 사우동 공동주택 프로젝에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것도 이 같은 회사 차원 움직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은 당시 금융비용에 대해, 하이투자증권은 PF 유동화증권에 대해 각각 지급보증을 섰다.
 
PF 리스크를 줄인 롯데건설의 다음 과제는 재무건전성 개선이다. 지난 2022년부터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규모 차입을 단행하면서 재무부담이 커진 탓이다. 실제 롯데건설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 2021년 110.0%에서 2022년 268.7%로 크게 높아졌고, 지난해 9월 기준 237.2%를 기록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18.6%에서 33.2%로 높아졌다.
 
다만 지난해 9월 말 롯데건설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9668억원이다. 조만간 발표될 2023년 사업보고서에는 지난해 12월 기준 현금성자산이 2조원을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2022~2023년 차입을 통해 현금보유고를 확보해 둔 영향이다.
 
또한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4조8747억원, 영업이익 2461억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4조1236억원, 영업이익 2763억원) 대비 크게 악화되지 않은 영업실적을 기록하면서 재무건전성에 대한 충격도 최소화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1분기 해소가 시급했던 PF 우발채무가 해소 수순에 들어선 만큼, 그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차입한 자금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이 다음 단계”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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