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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트릴리온 창립자가 유상증자 막아선 까닭
경영권 매각 추진…예비 매수자 차익실현으로 좌절
엑시트 실패한 장 전 대표, 회사 상대로 청구소송
공개 2024-03-14 17:50:3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7:5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TS트릴리온(317240)의 경영권 매각이 법원 판결에 따라 한고비를 넘겼다. 지난해 6월 장기영 전 대표가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지만 예비 매수자의 차익실현이 이어지면서 난항을 겪기 시작했다. 결국 장 전 대표는 회사를 상대로 84억원 규모 청구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회사가 진행한 유상증자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까지 냈으나 법원이 기각했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장기영 전 TS트릴리온 대표가 지난 7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이 기각했다. 이로써 TS트릴리온은 지난 2023년 6월 운영자금과 타법인 증권취득자금을 목적으로 추진했던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가능해졌다. 
 
(사진=TS트릴리온)
 
TS트릴리온은 장 전 대표가 지난 2006년 탈모 전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탈모닷컴’을 개설하면서 시작됐다. 커뮤니티에서 기존 탈모 샴푸에 대한 불만과 증상 완화 성분 정보를 공유했던 장 전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현재 TS트릴리온의 대표 상품인 TS샴푸를 개발하게 된다.
 
소규모로 회원들에게 판매되던 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TV홈쇼핑에도 진출했다. 2014년 GS홈쇼핑을 시작으로 CJ오쇼핑, 현대홈쇼핑(057050) 등 유력 홈쇼핑 채널마다 앞다퉈 소개하기 시작했다. 출시 이후 고기능·고급화 전략과 함께 지드래곤(G-DRAGON)과 손흥민, 임영웅 등 유명인을 모델로 기용해 화제를 낳았다.
 
대대적인 광고 효과로 회사와 브랜드의 성장세는 이어졌지만 내실을 챙기지는 못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TS트릴리온의 최근 실적에 따르면 2021년과 2022년 매출액 498억원, 629억원과 영업손실 76억원과 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지난 2023년 잠정 실적에선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6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매출액은 399억원으로 전년보다 36.4%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2억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연이은 적자의 이유는 연예인 광고비용을 비롯한 판관비와 높은 매출원가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판관비만 300억원을 넘겼다. 내역별로 살펴보면 2022년과 2021년 판관비는 각각 314억원, 321억원으로 이 중 광고선전비가 각각 116억원, 108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당시 TS트릴리온 최대주주인 장 전 대표는 작년부터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보유 주식 6725만주, 지분율 71.2% 중 4000만주를 300억원에 양도하기로 계약했다. 지분 양수 대상자는 엔더블유투자파트너스(1700만주), 에이스파트너스(1360만주), 해승아이앤씨(470만주), 알이에스(470만주) 등 4개 법인이이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엔더블유투자파트너스와 해승아이앤씨가 빠지고 천일실업, 덕산1호조합, 티엔바이오1호조합이 추가됐다.
 
하지만 장 전 대표의 엑시트는 쉽사리 진행되지 않았다. 대규모 자금 유입을 예고했던 유상증자는 수차례 납입이 연기되며 최대주주 변경이 지연됐고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납입일을 앞두고 티엔바이오1호조합은 4만8239주와 470만2671주를 각각 주당 1410원, 845원에 매도했고 덕산1호조합도 주당 846원에 315만7301주를 매도하며 수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결국 최대주주가 변경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했고 좋은 가격에 주식을 팔려던 장 전 대표의 계획도 무산됐다. 지난 1월3일 기준으로 1540만8010주를 보유하고 있는 장 대표는 최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 복귀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정족수 미달로 불발됐다.
 
이런 상황에서 TS트릴리온의 현 경영진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상자를 원래 제이유홀딩스였에서 DS조합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장 전 대표는 회사를 상대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장 전 대표 측은 이번 유증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기발행주식의 63%에 달하는 신주 폭탄으로 기존 주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속내는 유상증자 대상자에 대한 불신 때문으로 알려졌다.
 
장 전 대표는 이어 회사를 상대로 84억원 규모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대표 재직 시절 회사에 빌려준 금액을 돌려달라는 내용이다. TS트릴리온은 지난해 4월 2회차 CB를 79억4958만원 주고 사들였고 장 대표는 자신이 보유한 TS트릴리온 주식 3100만주를 담보로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린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이 장 전 대표가 아닌 회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우여곡절 끝에 TS트릴리온의 유상증자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다 좋은 가격에 회사를 매각하려던 장 전 대표의 바람과는 달리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 가치마저 하락했다"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 경영정상화를 통한 가치 제고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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