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오, 실적 악화에 '유상증자' 반복…지분율 희석 우려
146억원 규모 유증 시작…대장금 드라마 제작비 충당 예정
지난해 영업적자 확대·현금 감소에 추가적인 자금 조달 '필요'
공개 2024-03-1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1일 16:4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가수 겸 배우 차은우의 소속사로 잘 알려진 판타지오(032800)가 적자 지속에 146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운영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 2021년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 합병하고 흑자를 기록한 판타지오는 1년 만에 또다시 적자로 전환해 올 초 유상증자에 나선 것이다. 지속되는 경영 악화에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근본적인 실적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판타지오)
 
유상증자 146억원 모집해 드라마 제작에 투입 
 
1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판타지오는 지난해 매출은 359억원을 기록해 2022년 매출 389억원 대비 7.71% 감소했으며, 영업적자는 35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영업현금흐름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6월 말 178억원에서 지난해 말 52억원으로 크게 줄면서 자금 조달 필요성은 커졌다.
 
이에 판타지오는 유상증자를 통해 145억6000만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당초 2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75% 정도로 금액을 대폭 줄였다. 이번 유상증자 발행으로 신주는 1억1200만주가 발행될 예정이며, 모집(매출)가액은 수정 전 178원에서 수정 후 130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판타지오는 모집 금액의 전부를 2025년 방영 예정인 24부작 사극 드라마 '의녀 대장금' 제작에 사용할 계획이다. '의녀 대장금'은 '대장금'의 주연 배우였던 이영애가 출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타지오는 내년 하반기 드라마 제작에 151억4000만원을 집행할 예정인데 유상증자로 발행한 145억6000만원을 사용하고도 부족한 5억8000만원의 금액은 당사 자체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다. 원래는 음악 앨범 제작에 34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으나 발행 규모가 줄면서 드라마 제작 자금만 모집하게 됐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배정후 실권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최대주주인 미래아이앤지는 10.93%, 아티스트는 10.81%, 남산물산은 1.46%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합계는 23.20%인데 보유분에 따라 2626만주를 배정받을 예정이다. 이로 인해 미래아이앤지가 보유한 주식 수는 1287만주에서 유상증자 후 2525만주로 늘어나 지분율은 10.99%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티스트는 2496만주에 10.86%, 남산물산은 337만주에 1.47% 지분율을 보유하게 될 예정이다. 
 
판타지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유상증자 금액이 축소됐던 것은 1차 발행가액 금액의 변동 때문에 증자 금액이 낮아진 것”이라며 “자금 사용은 드라마 제작이 가장 최우선인 상황에서 우선 드라마 제작에 관한 부분만 사용 목적에 넣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경영 악화 때마다 유상증자·전환 사채로 자금 조달
 
판타지오는 그간 경영 실적이 악화될 때마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등으로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왔다. 올 초 추가로 유상증자를 진행해 급한 불은 껐지만, 지분율이 희석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판타지오는 지난 2021년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 합병하고 운영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상증자로 250억원을 발행했는데 그 성과는 반반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드라마 제작사를 135억4000만원에 인수한 이후 2021년 매출은 235억원으로 증가했고, 흑자로 전환하면서 영업이익은 2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2022년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또한 판타지오는 대표 연예인으로 차은우(보이그룹 아스트로 멤버), 배우 옹성우 등을 보유했지만, 일부 아티스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새로운 아티스트를 발굴해야만 했던 시기에 보이그룹과 걸그룹 육성에 9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었다. 2021년 5월 당시 판타지오는 데뷔하지 않은 신인 아티스트 7명, 연습생 12명으로 총 19명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 중 실제 데뷔한 그룹은 루네이트(LUN8)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8인조 보이그룹인 루네이트(LUN8)는 지난해 6월 데뷔한 터라 아직 실질적인 성과를 논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판타지오는 무엇보다 지난 2022년 발행한 7회차 사모 전환사채 130억원이 남아 있다. 발행 당시에만 해도 전환가액은 518원에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수는 2510만주였다. 하지만 조정가액이 지속적으로 조정된 끝에 지난달 19일 전환가액은 221원으로 떨어졌다. 조정후 전환 가능한 주식수는 원래 주식수의 2배가 넘는 5882만주까지 늘어나 지분율 희석 효과가 생길 수 있다. 
 
판타지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올해는) 흥행성을 갖춘 IP를 확보해 콘텐츠 제작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편성도 확정되는 등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며 "또 아티스트의 해외 활동도 활발히 진행돼 안정적인 매출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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