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FVPL 비중 감량…투자영업 안정성 '기대'
연초 대비 4%p 줄여 장기채 중심 포트폴리오 강화
부채 고려한 자산운용 전략으로 ALM 강화
공개 2024-02-27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3일 17:3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화생명(088350)이 지난해 보유 자산에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 비중을 개선했다. FVPL은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당기순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자산이다. 한화생명은 해당 비중이 비교적 높은 편이었는데, 이번에 수치를 줄이면서 투자영업 안정성 개선 발판을 마련했다.
 
FVPL 비중 4%p 감소
 
23일 지난해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4분기 기준 자산 규모가 114조7930억원이다. 1분기 때인 113조4000억원보다 1조3930억원 늘었다.
 
계정별 자산 구성과 비중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OCI) 34% ▲상각 후 원가 측정 유가증권(AC) 24% ▲FVPL 24% ▲관계종속기업 등 18%로 나온다. 1분기와 비교했을 때 FVOCI 비중이 4%p 상승했고 FVPL은 4%p 하락했다. FVPL 자산 규모는 구체적으로 1분기 31조9740억원에서 4분기 27조9810억원으로 감소했다.
 
(사진=한화생명)
 
해당 분류는 보험업계 금융상품 관련 회계 기준이 지난해 IFRS9으로 적용되면서 변경된 사안이다. 기존(IAS39 회계 기준)에는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 매도가능금융자산, 만기보유금융자산 구성이었다. IFRS9으로 전환되면서 특히 매도가능금융자산 부문 다수(수익증권 등)가 FVPL 항목으로 이동했다.
 
한화생명은 전략적 자산 배분으로 투자영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하고 있다. 지난해 운용자산(89조90억원) 구성을 살펴보면 ▲국내채권 61% ▲해외증권 14% ▲대출채권 16% ▲주식 4% ▲기타 5% 등으로 확인된다. 주식과 기타 부문을 제외한 금리부 자산 비중이 91%다. 운용자산이익률은 네 개 분기 단순 평균 3.8%다. 특히 채권 포트폴리오를 자산·부채종합관리(ALM) 강화 차원에서 10년 이상 장기채 중심으로 구축하고 있다.
 
한화생명 측은 “국내는 AAA등급 96%, 해외는 A등급 이상 99% 등 안정적인 우량등급 채권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일반계정 기준 10년 이상 장기채 규모는 47조8330억원으로 국내 장기가 79%, 해외 장기가 15%다. 나머지는 국내(5%)와 해외(1%) 단기 채권이다. 국내채권(40조3030억원) 신용등급은 무위험 67%, AAA급 29%이며 해외채권(7조5300억원)은 AAA급 61%, AA급 24%, A급 14% 등으로 확인된다.
 
"부채 고려해 자산 운용할 것"
 
한화생명은 FVPL 자산 비중 자체가 높은 편으로 꼽힌다. 생명보험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삼성생명(032830)의 경우 총자산 내 FVPL 비중이 약 5.7% 수준으로 나온다. 삼성생명은 보험업계서도 자본력이 가장 우수한 곳으로 FVPL이 특히 낮다. 한화생명 역시 상위권 보험사로서 안정성 제고를 위해 FVPL 부담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운용자산에서 FVPL 비중이 높으면 투자영업의 안정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시장금리가 변동하면서 자산 가치가 달라지는 점이 당기순이익에 반영돼서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FVPL 자산에서 평가 손익을 얻을 수 있다. 업계서는 FVPL 자산 비중을 줄이면서 변동성 자체를 낮추고 있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해 별도 기준 분기별 투자손익이 ▲1분기 4330억원 ▲2분기 –810억원 ▲3분기 –2530억원 ▲4분기 –90억원 등으로 나타난다. 변액보험과 퇴직연금 등 특별계정 부문을 제외한 일반계정의 투자손익은 ▲1분기 2460억원 ▲2분기 580억원 ▲3분기 –2160억원 ▲4분기 90억원이다.
 
일반계정에서는 이자·배당수익과 부담이자가 매분기 6000억~7000억원 구간에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평가·처분익은 변동성을 보였다. 평가·처분익 금액은 ▲1분기 3210억원 ▲2분기 580억원 ▲3분기 –1700억원 ▲4분기 –20억원으로 집계된다.
 
특별계정 내 변액금융손익과 퇴직계정손익은 1분기 이후 2분기부터 적자로 돌아섰는데 손실 규모가 3분기와 4분기로 가면서 크게 줄어들었다. 즉 지난해 투자영업 실적은 2분기에는 특별계정이, 3분기에는 일반계정 내 평가·처분익이 주요 손실 원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4분기의 경우 시장금리 하락으로 FVPL 자산에서 평가손익 기대감이 있었지만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보수적 평가 영향으로 상쇄된 면이 있다. 다만 4분기에는 특별계정과 일반계정 두 요인에서 모두 손실 규모가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손익은 FVPL 채권평가이익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적자가 약 2450억원 축소됐다”라면서 “올해는 투자손익 성장을 전망한다. 분기별 처분이익을 가정했는데, 부채보다 길어진 자산 듀레이션과 이에 따른 자본 변동성 확대를 감안하면 채권 처분을 통한 ALM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FVPL 부분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계속 비중을 축소해 나갈 예정”이라며 “투자영업에서는 부채를 고려한 자산운용 전략으로 ALM을 강화해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 갭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만기별 금리 민감액 변동 폭을 축소하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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