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G엔터, 대규모 손실 발생…사업 다각화 '발목'
지난해 매출 951억원 달성에도 영업손실 94억원 기록
잉여현금흐름 마이너스 지속에 현금 보유액 감소
300억원 전환사채 2년 후 풋옵션 위험 '상존'
공개 2024-02-2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7:4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SAMG엔터(419530)가 해외 시장 개척으로 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지난해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발목이 잡히는 분위기다. 특히 회사는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로 현금이 줄어 전환사채(CB)까지 발행한 상태라 올해 해외 시장 성공 여부가 더욱 중요한 시기다. 이에 회사는 올해 영업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수익성 감소에도 글로벌 시장 진출 투자 '감행'
 
2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AMG엔터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94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영업손실이 4억원인 것에 비하면 2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SAMG엔터 매출은 지난해 951억원을 기록해 2022년 683억원 대비 39.2% 증가했다. SAMG엔터는 3D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지식재산권(IP)을 이용한 완구 제품을 직접 제작하고 판매하고 있는데 '캐치! 티니핑'이 여아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2019년부터 매출은 수직 상승했다. 2019년 이후 4년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CAGR)은 55.7%에 달한다.
 
반면 수익성은 신규사업 투자가 늘어나고 판매관리비가 증가함에 따라 하락했다. 연구개발비용은 2020년 12억원에서 2021년 24억원, 2022년 32억원으로 점차 늘어났다. 지난해 콘텐츠 체험 문화 공간 ‘티니핑월드 인(in) 판교’를 건설하느라 투자 비용이 늘어난 것도 주요했다. 
 
티니핑월드 판교 (사진=SAMG엔터)
 
SAMG엔터는 수익성을 담보로 해외로 사업 확장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3년 3분기 말 기준으로 SAMG엔터 총 786개에 달하는 상표권을 등록했는데 이 중 한국은 552개로 가장 많지만, 중국이 188개로 뒤를 이었고, 일본이 14개, 그 외 대만·미국 등이 32개에 달한다. 저작권 등록도 한국 1003개에 이어 중국이 16개로 가장 많았다.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지식재산권(IP)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새콤달콤 캐치! 티니핑'은 넷플릭스에서 런칭 첫날 키즈 부문 1위에 올랐다. 신규 IP인 ‘메탈카드봇’은 지난해 12월 중국 출시 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SAMG엔터는 지난해 12월15일 ‘티니핑월드 인(in) 판교’를 선보인 데 이어 미니특공대, 티니핑 등 IP가 잘 알려진 중국 시장을 대상으로 올해 ‘티니핑월드 차이나’도 준비할 예정이다. 일본과 미국 등 북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SAMG엔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티니핑월드 차이나의 경우 현지에 운영 파트너를 두고 로열티를 정산 받는 방식으로 비용 리스크를 줄이려고 한다"라며 "올해는 일본으로도 진출을 하려고 하는데 테마 공간 사업의 경우 자금이 필요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영업현금흐름 적자·현금 감소에 자금 조달 리스크 '상존'
 
SAMG엔터가 글로벌 시장으로 몸집을 확장하면서 자금 조달 능력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적자가 심화됨에 따라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 2021년 -33억원에서 2022년 -19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 3분기 말 다시 -24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은 2019년부터 부(-)의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2021년 -90억원에서 2022년 -96억원, 지난해 3분기말 -97억원으로 적자가 확대됐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233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36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92.81%, 유동비율은 208.52%로 안정권에 있지만 현금 곳간이 계속해서 줄어들면서 외부로부터 자금 조달의 필요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SAMG는 지난해 8월 글로벌 사업을 더 크게 확장하기 위해 2회차 사모 전환사채(CB)를 3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한편, 전환사채는 기업의 성장성을 담보로 하는 것으로 주가가 오를 시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에게 윈윈(win-win)하는 전략이 될 수 있지만 최근 SAMG엔터 주식 가격이 급락하면서 향후 조기상환청구(풋옵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SAMG엔터 주가는 지난해 12월18일 종가 2만3450원에서 올해 2월19일 종가 1만5700원으로 급락하면서 두 달 만에 시총은 7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2회차 CB는 지난 19일 전환가액 조정 2회차 만에 최저 조정가액인 1만6746원까지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일 기준 종가는 1만5860원으로 조정가액을 밑돌고 있다. 1차 조기상환 청구기간은 2026년 2월2일부터이기 때문에 당분간 조기상환청구(풋옵션)을 당할 염려는 없지만 2년 후에도 이런 주가 흐름이 지속될 경우 풋옵션 가능성이 높아져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인다. 
 
SAMG엔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영업적자 지속이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올해 1분기부터는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한다. 주주 환원책에 대한 부분도 검토를 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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