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 현금창출력 회복으로 PSP 치료제 임상시험 '집중'
GV1001 임상 두 차례 고배 후 진행성 핵상마비 개발 초읽기
3년만에 수익성·현금창출력 개선…R&D 투자 강화
공개 2024-02-19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5일 11:2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젬백스(082270)의 단일 파이프라인 GV1001에 대한 희망카드가 나왔다. 앞서 이뤄진 여타 적응증에 대한 임상 시험에서 고배를 마신 가운데, 최근 진행성 핵상마비(PSP) 치료제에 대한 임상 시험 승인이 이뤄졌다. 젬백스 측은 개선된 현금창출력을 기반으로 PSP 치료제 임상 시험에 집중할 계획이다.
 
젬백스 연구소.(사진=젬백스)
 
PSP치료제 국내 이어 미국 임상 2상 IND 승인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젬백스의 단일 파이프라인 GV1001에 대한 PSP 치료제의 미국 임상 2b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IND 신청을 진행한지 약 두 달 만이다. 앞서 GV1001 적응증에 대해 두 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어 젬백스는 이번 임상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PSP는 비정형 파킨슨 증후군으로 질병 악화 속도가 빨라 파킨슨 형태 중 가장 심각한 질환으로 꼽히며, 아직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다. 이번 미국 임상 승인되면서 30~40개 기관에서 PSP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12개월간 GV1001 0.56mg 또는 1.12mg을 피하 투여해 질환의 개선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다.
 
이번 미국 임상 2b상 IND 승인뿐만 아니라 젬백스가 PSP 치료제에 기대하는 이유가 또 있다. 지난해 9월 PSP 치료제에 대한 국내 임상 2상 IND 승인도 이미 받았기 때문이다. IND 승인 이후 이뤄지는 IRB 승인이 남은 상황이지만 국내와 글로벌 양측에서 함께 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앞서 젬백스는 2015년 GV1001의 췌장암 치료제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던 바 있다. 당시 임상 3상 결과 보고서를 향후에 제출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젬백스가 기간 내 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면서 품목 허가가 취소됐다.
 
지난해 7월에는 전립선 치료제에 대한 국내 임상 3상 결과보고서(CSR)를 공개했다. 베이스라인 대비 24주 시 전립선 증상점수(IPSS)의 변화량에 대해 대조군 대비 시험군의 우월성을 확인했지만, 시험1군과 시험2군 모두 대조군 대비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 같은 GV1001의 각종 적응증의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지 못한 가운데, 이번 PSP치료제의 국내와 글로벌 임상 승인은 젬백스의 터닝포인트가 된 것이다.
 
젬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국내에 이어 글로벌 무대에서도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게 된 만큼 GV1001이 세계 최초 PSP치료제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젬백스는 GV1001의 연구개발에 진심인 기업이다. GV1001의 주요 적응증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계열회사인 삼성제약(001360)을 통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삼성제약으로 기술이전을 실행했으며, 삼성제약은 국내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젬백스는 글로벌 임상을 담당하기로 했다.
 
젬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PSP 치료제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우선적으로 집중하고자 한다"라며 "특히 PSP의 경우 국내 임상 2상 결과가 좋으면 조건부 신약 신청과 함께 상업화가 가능해진다"라고 설명했다.
 
 
3년만에 회복된 현금창출력으로 R&D 투자 총력
 
젬백스는 현재 연구개발비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실적 개선과 함께 현금창출력도 되찾으면서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PSP 치료제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젬백스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78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율)로 94억원(17.43%)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유동성은 보유한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영업이익 전환을 통한 현금창출력도 개선되면서 R&D 활동에 집중할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실제 젬백스는 2020년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후 2021년(36억원)과 2022년(39억원)에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9억728만원을 달성한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한 현금창출력도 개선됐다.
 
젬백스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으로 38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직전연도 같은 기간 현금 79억원이 유출됐던 것과 비교하면 완화된 상황이다. 2020년 영업활동으로 140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전환됐다.
 
다만, 이번 현금창출력 개선에는 비현금 조정으로 인한 영향이 컸기 때문에 향후 현금창출력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R&D 활동을 이어갈 자금 방안이 필요하다.
 
비현금 조정은 당기순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실제 현금 유출입이 없는 항목을 말한다. 젬백스는 전립선 치료제 임상 실패로 인한 무형자산손상차손 57억원, 지분법손실 80억원, 감가상각비 22억원,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평가손실 14억원이 조정되면서 현금창출력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젬백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임상시험에 소요되는 자금은 일시에 전액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발생된다"라며 "또한, 필터 매출은 매년 600억~700억원 대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어 모두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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