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아, 신영스팩7호 흡수하며 코스닥 상장…우회상장 이유는
직상장 보다 속도 빠르고 자금 확보 변동 리스크 적어
마케팅·일본 시장 진출에 자금 투입해 경쟁력강화 목표
아이패밀리에스씨·클리오도 상장 이후 매출 증대 효과
공개 2024-02-0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2일 18:2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색조 화장품 전문 기업 삐아가 신영해피투모로우제7호인수목적주식회사(신영스팩7호(419270))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오는 4월께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비상장 법인인 삐아가 코스닥 상장사인 신영스팩7호를 인수하면서 신규상장 심사절차 없이 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게 됐다. 삐아 측은 브랜드 이미지 강화를 위해 빠르게 상장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사진=삐아 홈페이지)
 
소액주주 26명뿐…스팩합병 통한 주주 확대 필요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삐아는 신영스팩7호를 흡수합병한다는 내용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삐아와 신영스팩 7호의 합병비율은 1대 0.2727025로 합병기일은 오는 4월9일이다. 합병신주 상장은 같은 달 24일로 예정돼 있다. 합병법인 삐아의 주당 평가가액은 1만1386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988억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규 상장사에 적용하는 할인율 25%를 적용할 경우 주당 평가가액은 8539원, 시가총액 약 741억원으로 계상된다.
 
삐아의 경우 한국거래소에서 제시한 코스닥 상장 조건 중 주식분산 요소에서 단독으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스팩합병을 통한 상장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9월15일을 기준으로 삐아의 소액주주수는 26명으로, 소액주주 500명이라는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에 미달한다. 하지만 지난 2022년 12월31일 기준 신영스팩7호의 소액주주수는 7437명으로 합병이 완료될 경우 단순합산시 소액주주수는 7463명으로 확대되면서 요건을 충족할 수 있게 된다.
 
주식분산 외 수익성·매출액 요건은 충족한 상황이다. 3분기 연결기준만으로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38억원, 자본총계 261억원을 기록하며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 20억원과 자기자본 30억원이라는 기준을 충족했다. 지난 2022년 한해 동안의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은 77억원으로 이것만으로도 수익성·매출액 요건을 충족하는 상황이다.
 
 
아이패밀리에스씨·클리오 등 상장효과 '톡톡' 
 
이 같은 결정에는 화장품 업체들이 코스닥 상장을 진행할 경우 인지도 상승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화장품업체들의 코스닥 상장 도전이 잦아지는 추세다.
 
앞서 2016년 클리오(237880)의 기업공개(IPO)를 시작으로 2021년에는 색조 브랜드 '롬앤'으로 유명한 아이패밀리에스씨(114840)가 기업공개(IPO) 출사표를 던졌다. 이어 지난해에는 마녀공장(439090)이, 올해 들어서는 김희선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 에이지알'로 알려진 에이지알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상장을 완료한 아이패밀리에스씨의 경우 지난 2020년 매출액 792억원을 달성한 이후 2021년 716억원으로 감소했으나, 2022년 853억원으로 7.7% 증가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 652억원에서 지난해 1067억원으로 63.65% 급증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76억원에서 164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상장 당시 아이패밀리에스씨는 205억원의 상장 자금을 모집해 코스메슈티컬, 기초, 색조 등의 신규 화장품브랜드 개발과 론칭, 웨딩플랫폼 비즈니스 강화, 뷰티·패션 플랫폼 확장 등에 사용하면서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 
 
지난 2016년 11월 상장한 클리오 역시 2016년 1936억원, 2017년 1937억원, 2018년 1874억원으로 고전을 보이다 2019년 2504억원으로 매출액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어 2020년 2182억원, 2022년 2327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 2001억원에서 지난해 2409억원으로 20.49% 뛰었다. 클리오 역시 당시 상장자금을 신사옥 건설과 중국 시장 진출 등을 위한 비용으로 사용했다. 
 
삐아 역시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 약 94억원을 신제품 개발과 일본 법인 투자 등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합병 이후 삐아의 자총계는 350억원으로 합병 이전 261억원 대비 34.10% 증가한다. 부채총계는 43억원에서 57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채비율 16.21%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삐아는 2004년 설립된 화장품 전문 회사로 틴트·아이라이너 등 색조화장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162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2021년 201억원, 2022년 307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279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216억원)대비 소폭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4억원, 2021년 48억원, 2022년 80억원으로 증가, 지난해 3분기에는 33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이익의 경우 지난 2022년 3분기(64억원) 대비 반토막이 난 상태다.
 
삐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상장 자금 확보보다는 상장사로서 얻을 수 있는 지위 확보가 주된 목적으로, 자금 확보 변동의 리스크가 존재하는 직상장보다는 스팩합병상장이 더 맞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라며 "이번 상장을 통해 삐아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회사의 경쟁력을 부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