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큐릭스, 오픈이노베이션 통한 내실 다지기…유동성은 '숙제'
HLB파나진과 CB·유증 통한 지분스왑 거래로 파트너십 강화
자본잠식 벗어나 지분투자·MOU 등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총력
공개 2024-01-31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6:3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암 분자 진단 전문 기업 젠큐릭스(229000)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내실 다지기에 나섰다. 지난해 초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이후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지분투자, 업무협약(MOU) 등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활발한 연구개발(R&D)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유동성 자금 확보는 숙제로 남아 있다.
 
(사진=젠큐릭스)
 
자본잠식 벗어난 후 전략은 '오픈이노베이션'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젠큐릭스는 최근 HLB파나진(046210)을 대상으로 40억원 규모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젠큐릭스는 같은 날 HLB파나진이 발행한 2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매입했다. 실질적으로 젠큐릭스가 20억원을 얻는 지분스왑 거래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중 하나로 풀이된다.
 
젠큐릭스는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잠식에서 간신히 벗어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내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젠큐릭스는 2021년까지 자본금 35억원, 자본총계 310억원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출발했다. 그러나 2022년말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35억원, 57억원으로 급격히 악화됐고, 지난해 1분기(35억원, -6억1336만원) 완전 자본잠식에 접어들었다.
 
이후 지난해 4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통해 25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행하면서 자본잠식은 해소됐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본금 68억원과 자본총계 143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고비를 넘긴 젠큐릭스는 지난해 말부터 다양한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지분투자와 MOU를 체결하면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짜고 있는 것이다.
 
이번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유상증자를 실행하면서 젠큐릭스는 20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조달했으며 HLB파나진은 젠큐릭스의 지분 4.65%(67만16주)를 확보했다. 또한, 젠큐릭스는 HLB파나진과 지분스왑을 실행하면서 동시에 액체생검 기반 맞춤 의료 실현, 현장 진단 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두 기업은 해외 공동 마케팅 뿐만 아니라 공동 연구개발 활동도 이어간다.
 
HLB파나진 관계자는 CB 발행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젠큐릭스와 HLB파나진의 이번 지분스왑 거래는 협력관계를 위한 투자로 상호 간에 진행됐다"라며 "이에 풋옵션, 리픽싱 등도 설정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젠큐릭스가 오픈이노베이션을 구사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말 바이오 기업으로의 지분투자와 공동연구 계약이 잇달았기 때문이다.
 
젠큐릭스는 지난해 4분기 의료 AI 시장 진출을 위해 딥바이오이 지분을 매입했다. 당시 15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지분 2.24%를 취득했다. 이어 동반진단과 임상서비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20억원을 들여 에이비온(203400)의 지분 1.47%도 확보했으며, 오가노이드사이언스와는 유전체 분석 공동연구개발 MOU도 체결했다. 이 같은 젠큐릭스의 활발한 투자활동은 전부 4개월 만에 발생했다.
 
현금성 자산 73억원 수준…R&D 활동 위한 자금조달 관건
 
다만, 향후 R&D 활동을 이어갈 유동성 자금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젠큐릭스는 영업손실이 이어지면서 부진한 현금창출력을 보유한 가운데,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인한 현금 유출액이 더 많기 때문이다.
 
젠큐릭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73억원 수준이다. 기업의 채무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유동비율도 73.97%에 그친다. 여기에 딥바이오와 에이비온의 지분투자 자금 35억원을 제외하면 38억원 수준이며 유상증자 20억원을 더해도 58억원 뿐이다.
 
지분 투자뿐만 아니라 실적 부진으로 인한 현금창출력 약화도 유동성에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 젠큐릭스의 지난해 3분기 말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총 15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단기차입금과 유상증자 등 재무활동으로 인해 127억원이 유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영업활동현금흐름(-84억원)과 투자활동현금흐름(-59억원)으로 현금이 유출된 영향이다.
 
젠큐릭스는 한 해에 30억원 이상의 R&D 비용을 쏟는 기업이다. 상장한 해인 2020년에는 32억원을 2021년 35억원, 202년 42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35억원을 투자했기 때문에 향후 R&D 비용을 감당할 유동성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IB토마토>는 유동성 자금 대응 계획 등에 대해 수차례 취재 시도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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