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년 만에 흑자…현금창출력 회복은 '숙제'
4분기 흑자 전환에 연간 적자 폭 줄어
올해 영업이익 10조원으로 점프 '목표'
FCF 2년째 적자에 연간 배당금 1200원 '답보'
공개 2024-01-29 16:08:54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6:0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고대역폭메모리(HBM)3 수요 증가에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했지만, 현금창출력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배당금 규모도 2년째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이에 SK하이닉스가 올해 HBM3을 통해 실적을 개선하고, 배당금 슬럼프를 벗어나는 등 재무 건전성을 안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CEO)가 CES 2024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사진=SK하이닉스)
 
4분기 흑자 전환에 올해 영업이익 10조원 목표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1조3055억원, 영업이익 3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매출 7조6720억원, 영업손실 1조9122억원) 각각 47.4% 증가하고, 흑자 전환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흑자 전환은 인공지능(AI) 서버와 모바일향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평균판매단가(ASP)가 상승한 덕분이다. 2022년 대비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메모리(HBM)3 매출은 2022년 대비 각각 4배, 5배 이상 증가했다. 제품 단가가 오른 것도 호실적에 기여했다. D램 ASP는 전년 대비 10% 이상, 낸드 ASP는 40%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생산량을 2배가량 늘려 영업이익 10조원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AI 반도체 1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HBM3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 HBM3 5세대 HBM3E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할 전망이다. 또한 고대역폭 기반의 HBM4와 4E, 고성능 모바일 모듈 LPCAMM 등을 개발해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HBM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연평균 60% 늘어날 것"이라며 "AI 상용화 수준과 신규 사용처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여현금흐름 흑자 전환·배당금 증가 '기대'
 
연간 기준으로 보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2022년 6조8094억원에서 지난해 7조7303억원으로 적자 전환하면서 지속된 현금창출력 저하와 늘어난 부채비율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잉여현금흐름(FCF)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주당 배당금은 2년째 1200원에 머물러 있어 흑자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잉여현금흐름(FCF)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취득금액을 뺀 값인데 2022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4조7805억원, 유형자산취득금액은 19조103억원을 기록하며 FCF는 마이너스 4조229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적극적인 감산에 나서며 자본적 투자(CAPEX)에 해당하는 유형자산취득금액을 2022년 19조원대에서 2023년 8조원대로 절반 이상 줄였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당기순손실이 9조원을 넘어서면서 2023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4조원대로 쪼그라든 탓에 FCF는 2023년에도 약 -4조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2년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새로운 배당정책을 밝혔는데 주당 고정배당금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높이기로 한 것이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잉여현금흐름(FCF)의 5%는 추가로 배당하기로 했는데 FCF가 마이너스인 경우에는 추가 배당금은 없는 것으로 정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2021년까지만 해도 7조원을 넘어섰다. 덕분에 2021년 연간 배당금은 주당 고정배당금 1000원에 FCF의 5%를 더한 1540원으로 책정됐다. 그런데 2022년부터 2023년까지 FCF가 적자를 기록하면서 연간 누적 배당금은 2년 연속 고정배당금인 1200원으로 정해졌다. 2020년 연간 배당금이 117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주당 배당금이 3년 전 수준에 머무르게 된 것이다. 올해 배당금이 1200원 이상으로 오르려면 호실적이 지속되면서 연간 당기순이익을 기록,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늘어나 FCF가 흑자로 전환해야만 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당사는 주주친화적 배당을 위해 3년마다 정책을 재수립하고 있다"라며 "2022년부터 올해까지는 고정배당금 1200원에 FCF 5% 추가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다음 3년에 대한 배당정책은 추후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한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다. 총차입금은 2021년 19조1496억원에서 1년만인 2022년 24조7917억원으로 증가했고, 2023년에는 29조4690억원으로 증가했다. 차입금이 늘어남에 따라 부채비율도 3년 새 37.11%에서 2022년 64.12%, 2023년에는 87.52%로 늘어났다. 아직 부채비율이 100%를 넘지는 않았지만 통상 부채비율은 낮을수록 좋다고 평가하며 100%를 벗어나면 안정권을 벗어나게 된다. 
 
SK하이닉스가 올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려면 지속적인 흑자가 요구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세계 HBM 점유율은 지난해 SK하이닉스가 53%로 과반수를 차지하고, 삼성전자(005930)는 38%로 2위에 올랐다. 현재 SK하이닉스가 HBM 업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자들이 바짝 따라붙고 있는 실정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감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올해는 반도체 시장이 호황일 것으로 예상돼 흑자 폭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SK하이닉스가 작년에는 엔비디아와 선제적인 HBM 계약을 맺으면서 시장점유율 1위를 했지만 2위인 삼성전자와 격차가 크지 않아 순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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