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건설, 실적 턴어라운드 했지만…유동성 '한 고비' 남았다
최근 잠원동 사옥 담보 625억원 조달
상반기 만기 도래 사채·차입금 955억원
올해도 우수한 실적·재무안정성 기대
공개 2024-01-26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4일 15:2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KCC건설이 차환 리스크 해소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도 안정적인 영업실적이 기대되는 만큼 어려운 자금조달 여건 속에서 회사의 차환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KCC건설 사옥.(사진=KCC건설)
 
얼어붙은 투심에 사옥까지 담보로 자금조달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건설은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사옥을 담보로 625억원을 조달했다. 제32-1회 무기명식 이권부담보부사채 500억원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보증을 받아 연 이자율 4% 초반대에, 제32-2회 125억원은 무보증 사채로 7.3%의 이자율로 각각 발행했다. 회사는 500억원을 채무상환 자금으로 125억원을 운영자금으로 각각 사용할 계획이다.
 
KCC건설은 지난해 4월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의 신용등급이 기존 ‘A2’에서 ‘A2-’로 하향된 바 있다. 이어 같은 달 2년물 회사채 9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당시 개별민간채권평가회사평균금리(민평금리) 기준 마이너스(―)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160bp라는 넓은 금리밴드를 제시했음에도 770억원이 미매각되며 총액 인수 계약을 맺은 KDB산업은행과 인수주관사인 키움증권이 떠안았다.
 
지난해 국내 건설사에 대한 자본시장의 투자심리 냉각 수준이 최고조에 달했던 결과다. KCC건설의 최근 사옥을 담보로 한 자금조달 행보에는 이 같은 전례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에 쏠린 차입금 만기일…추가 조달 가능성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올 상반기 중 만기가 돌아오는 KCC건설의 단기차입금, 사채 규모는 955억원이다. 제28회 무보증공모사채 500억원의 만기가 올해 4월 말로 예정돼 있고,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조달한 단기차입금 규모가 455억원이다. KCC건설은 올 4월 상환 예정인 무보증공모사채 상환을 위해 최근 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KCC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만기일과는 시차가 다소 있지만, 보다 안정적인 자금 마련을 위해 선제적인 조달을 단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 관계자는 “단기차입금의 경우 금융권과 협의해 1년 단위의 만기 연장을 진행해 오고 있다”라며 “지난해 만기가 도래한 일부 차입금은 상환을 완료했다”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CC건설의 지난해 9월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72억원, 단기금융상품은 2080억원으로 약 2500억원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운전자본 부담 증가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이 –721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말 2168억원이던 현금이 472억원으로 크게 감소했지만, 2000억원대 예금이 유동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견조해진 실적…유동성 위기 속 ‘성장 가도’
 
KCC건설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별도 기준 매출 1조4802억원, 영업이익 23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1조3623억원) 대비 소픅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45억원의 영업손실이 흑자전환됐다.
 
이 기간 회사의 매출 비중은 국내 건축공사(86.5%)에 쏠려 있다. 지난해부터 건설사들의 실적을 악화시킨 주택사업(분양) 비중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3분기 누적 매출 1조4802억원 가운데 분양으로 발생한 매출은 186억원(1.2%)에 불과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KCC건설이 시공을 맡은 주택공사의 계약 잔액은 약 1800억원이다. 회사는 이들 현장에 대한 책임준공을 제공하고 있어 분양 실적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미청구공사 확대로 인한 자금 부담 가중 가능성도 상존한다. 실제 이 기간 미청구공사 규모는 전년 동기(2635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2487억원을 기록했다. 이로 인한 미청구공사손상차손누계액은 103억원이다.
 
낮은 국내 주택사업 비중, 자체 개발 사업이 아닌 단순 도급 사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최근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로 촉발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는 낮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지난해 9월 말 KCC건설의 민간개발사업 관련 PF 우발채무 잔액은 2078억원으로 자기자본의 40% 수준에 불과해 관련 부담은 크지 않다”라며 “부채비율은 182.4%, 차입금의존도도 8.6%로 전반적인 재무건전성이 우수하지만, 운전자본 부담에 대한 관리는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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