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현대해상, 보험손익 '흔들'…자연재해·독감이 원인?
DB손보, 괌·하와이 고액사고 4분기에도 이어져
현대해상, 실손 부진에 손실계약비용도 증가
공개 2024-01-24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9일 17:48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상위권 손해보험사인 DB손해보험(005830)현대해상(001450)이 일회성·계절성 요인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보험손익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DB손보는 자연재해 고액사고 관련 비용이 계속 반영되면서 일반보험 손익 악화가 불가피한 상태다. 현대해상은 3~4세대 실손의료보험 부진으로 장기보험에서 대규모 손실부담계약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DB손보, 괌·하와이 사고 영향 4분기에도
 
1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DB손보는 지난해 괌 태풍과 하와이 산불 등 고액사고 발생으로 인한 손실 영향이 4분기에도 지속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전 분기에는 해당 사고 건으로 일반보험에서 700억원 규모 손실을 인식한 바 있다. 괌과 하와이는 DB손보가 해외영업을 위해 별도 지점을 두고 있는 지역이다.
 
원수 보험사는 위험계약에 대한 리스크와 손실 관리를 위해 재보험 계약을 체결한다. DB손보는 이번에 괌에 이어 하와이까지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나타나 정해진 한도를 넘어섰고, 이에 따른 복원보험료를 계속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보험영업 구조 가운데 일반보험 부문에서 손실로 잡힌다. DB손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일반보험 손익이 –35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140억원, 2분기 48억원, 3분기 –539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DB손보는 같은 기간 전체 보험손익이 1조28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500억원) 감소했는데 일반보험 적자 영향이 컸다. 다른 종목의 경우 장기보험(1조525억원)은 2.4% 줄었고, 자동차보험(2723억원)은 6.3% 늘었다.
 
4분기 역시 괌·하와이 건 영향으로 일반보험 손실이 예고됐다.
 
설용진 SK증권(001510)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DB손보는 보수적 관점에서 해당 사고 관련 손실을 추산하고 있다”라면서 “4분기에도 일반보험 부진이 불가피할 전망인데다 전반적으로 3분기 수준의 손실이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003530)과 KB증권도 유사한 전망을 내놨다. 한화투자증권은 DB손보의 하와이 화재 건에 대한 손실 반영이 3분기 때보다 4분기에 더 크게 이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추가 보험금 지급으로 약 1200억원이 반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부진이 올해부터는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실적에서 기저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복원보험료 지출 등이 마무리되면 관련 손익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다.
 
3~4세대 실손보험 부진에…대규모 손실계약비용 따르는 ‘현대해상’
 
현대해상은 계절적 비용 문제가 보험손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장기보험인 실손의료보험 가운데 3~4세대 상품의 손해율이 악화된 탓이다. 특히 회사의 주력 포트폴리오인 어린이보험이 부진했다. 소아·청소년의 독감,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면서 보험금 지출이 확대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본적으로 실손보험 3~4세대 상품은 번들형(여러 가지 담보를 섞는 방식) 상품인 기존의 1~2세대와 달리 단독형으로 판매되고 손해율도 100%를 넘어서고 있어 사실상 보험계약마진(CSM)이 존재하지 않는 손실계약으로 여긴다. 이미 손실부담계약인데 지난해 손해율 상승 영향이 반영되면서 관련 비용을 대규모로 인식하게 됐다. 이는 연말 계리적 가정의 조정(업데이트)을 통해 손실계약비용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이 412억원이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해당 비용이 –16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 업계서는 현대해상의 예실차(보험금과 사업비의 예상과 실제 차이)가 –1878억원으로 커 보험손익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만큼 지난 연말 가정 조정 시 손해율을 보수적으로 적용했다고 본다. 손실부담계약 비용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다만 이 경우 올해의 예실차 문제가 지난해보다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선 고무적이다. 미래에 인식하게 될 예실차 손실을 앞당겨 지난해 4분기 중 반영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가정 조정을 통해 미래 예실차 손실을 손실계약비용으로 반영할 것”이라면서 “올해부터는 이전보다 확연히 개선된 예실차 손익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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