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영업현금 적자 1조원 넘어…방산사업이 돌파구 될까
영업적자 1조원에서 1477억원으로 줄어…충당부채 환입에 따른 착시효과
실제 영업활동현금은 1조4152억원 적자…잇따라 특수선 계약 등 방산 기대
공개 2023-12-14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2일 15:5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오션(042660)이 올해 3분기 1조원 넘는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하면서 현금 창출력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에 한화오션은 특수선 등 방산사업으로 영업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쌓아뒀던 충당부채 일부가 매출원가에 환입되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현금이 유입되지 않는 계정으로 영업활동 현금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연말 들어 특수선 분야에서 성과를 바탕으로 신규 수주를 확충하고 있어 내년부터 실제 현금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한화오션)
 
영업손실 크게 줄였지만 실제 현금유입은 적어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조1774억원, 영업손실은 147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매출 3조4110억원, 영업손실 1조166억원)에 비해 크게 매출과 영업손실이 개선됐다. 영업손실이 개선된 원인으로는 충당부채 환입이 꼽힌다. 한화오션이 드릴쉽 선수금 반환 소송 등에서 승소하면서 이에 대한 선수금과 장부가액이 충당부채에서 매출원가로 산입된 것이다. 이에 매출원가가 낮아지며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은 대규모 적자를 이어갔다. 현금유입보다 유출이 많았기 때문이다. 3분기 한화오션의 영업현금흐름은 1조4152억원 적자로, 지난해 3분기(1조1731억원 적자)보다 현금 지출폭이 25.5% 증가했다. 특히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실제 현금 유입이 없는 충당부채 환입(8196억원)이 현금 유출로 표시되면서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에 가장 크게 악영향을 미쳤다.
 
 
과거 쌓아뒀던 충당부채들이 리스크 해소로 환입되면서 수익은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현금유입 수준은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오션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충당부채 환입으로 8196억원이 수익으로 편입됐다. 그러나 이는 재무제표상 부채에서 기타 수익 등으로 항목이 변경되는 것으로 실제 현금 유입 효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충당부채 환입은 그동안 매각하지 못했던 드릴쉽 4척 중 3척을 매각하면서 수익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2021년 당시 수주 받았던 저선가 선박이 올해 인도되고 동시에 고선가 선박 건조가 시작된 점도 현금유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조선사는 선박 인도 시기가 가까워져야 발주처로부터 대금 절반 이상을 수령한다. 저선가 선박을 인도하고 고선가 선박 건조에 들어가면 상대적으로 유입되는 자금은 적고 지출되는 비용은 많다. 3분기 한화오션의 순운전자본변동폭은 7264억원 적자로 지난해 같은기간(4210억원)에서 72.5% 늘어났다.
 
방산 수주로 현금흐름 개선 전망
 
4분기 들어 한화오션은 방산 분야에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11월 울산급 호위함 배치-III(3세대) 5번함과 6번함을 8천억원에 건조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아울러 지난 5일 장보고-III 배치-II(2세대) 잠수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잠수함 사업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방위사업청과 협상을 마무리하면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이은 방산분야에서의 성과로 감소 추세를 보이던 수주잔고가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한화오션의 수주잔고는 25조8331억원으로 지난해 말(31조2959억원) 5조5천억원가량 줄어든 상태다. 내 조선사 3사(HD한국조선해양(009540)삼성중공업(010140), 한화오션) 중 유일하게 올해 3분기 기준 수주잔고가 줄었다. 
 
다만, 최근 본계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는 잠수함 수주에 성공할 경우 한화오션의 수주잔액은 27조원을 웃돌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2월 현재 한화오션의 수주목표달성률도 12월 현재 43%에서 50%대 후반으로 증가한다.
 
방산사업은 수주 기회가 적지만 수주 규모가 큰데다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1년에도 장보고-III 배치-II 2번 잠수함을 수주한 바 있다. 당시 코로나19로 조선업계 전체가 타격을 입었지만, 당시 한화오션은 영업현금흐름 4860억원 흑자를 보였다. 잠수함 수주에 따른 현금창출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내년에는 7조8천억원 규모의 차기구축함 사업(KDDX 사업) 중 상세설계 및 구축함 건조 사업 입찰이 예정돼 있다. 아울러 폴란드 정부의 3조원대 잠수함 도입 사업(오르카 프로젝트), 필리핀 군 현대화 사업 등이 향후 현금창출원이 될 수 있다.
 
관련업계에서도 한화오션이 방산 사업 등을 기회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화오션의 올해 영업현금흐름은 1조8270억원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5270억원 적자로 영업현금흐름폭이 개선될 전망이다.
 
한화오션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일반 상선의 경우 건조 막바지에 현금 유입이 크지만 방산의 경우 특수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연내 잠수함 수주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진행 중"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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