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2년만 '백조' 된 두산건설…실적·재무안정성 다 잡는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영업이익률 9년·10년만 '최고치'
주택시장 냉각 속 '미분양 제로' 성과…민간 건축 비중 높지만 '리스크' 최소화
큐캐피탈 인수 뒤 올 들어 성장 본격화…'엑시트' 가능성 촉각
공개 2023-12-13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1일 16: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2009년 대규모 미분양 사태 이후 줄곧 어려움을 겪다가 2년 전 사모펀드에 인수된 두산건설이 올 들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고, 재무건전성도 대폭 개선됐다. 넉넉한 수주잔고도 확보하고 있어 향후 안정적인 이익 시현이 기대된다.
 
서울 강남구 두산건설 본사.(사진=뉴시스)
 
10년 만에 최고 실적…분양사업 효자 노릇 ‘톡톡’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 1조1987억원, 영업이익 7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8.3%, 영업이익은 47.6%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4년 3분기 누적 765억원을 거둔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6.11%를 기록하며 최근 10년간의 영업이익률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두산건설은 국내 건축·주택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올해 9월 말 기준 국내 건축부문에서 발생한 매출은 전체의 85.1%인 1조206억원이다. 국내 토목부문에선 12.9%인 1548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국내 토목부문에서 14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국내 건축부문에서 영업이익 833억원을 시현하며 올해 호실적을 견인했다.
 
얼어붙은 분양경기 속 ‘미분양 제로’를 달성한 주택부문의 공헌이 컸다. 두산건설은 올해 7월까지 부산 남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 2033가구와 인천 동구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1321가구), 강원 원주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원주’(1167가구) 등의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미분양 물량을 남기지 않았다.
 
 
특히 미분양 위험이 높은 지방 소재 사업지인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의 경우 올해 3월 1순위 청약에서 성적이 시원찮았지만 계약금 인하, 중도금 무이자 대출 등 혜택을 제공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두산건설의 미완성주택 재고자산은 6500만원에 불과하다.
 
수주잔고도 충분하다. 올해 9월 말 기준 두산건설의 수주 계약잔액은 7조9981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1조1905억원)을 기준으로 약 7년 이상의 공사 물량을 확보해 놓은 셈이다.
 
큐캐피탈 인수 이후 재무건전성도 최고치…재매각 가능성도 열려있나
 
두산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이던 지난 2009년 경기 고양시 ‘일산 위브더제니스’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하며 경영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후 두산중공업 등 두산그룹이 5000억원을 지원하고, 2019년에는 3150억원 규모 유상증자까지 단행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2019년 12월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의 지분 100%를 확보하며 완전자회사로 전환됐고,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상장이 폐지됐다.
 
그러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이하 큐캐피탈(016600))이 특수목적법인(SPC) 더제니스홀딩스를 통해 지난 2021년 12월 두산중공업(현 두산에너빌리티(034020))으로부터 두산건설의 지분 53.6%를 확보하면서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인수가액은 유상증자와 현물출자를 합쳐 약 3700억원이었다.
 
두산건설은 지난 2018년까지 영업손실을 이어왔지만, 2019년 영업이익 810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202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299억원, 2021년 833억원, 2022년 301억원 등을 기록했다. 큐캐피탈 인수 시점인 2021년 영업이익 800억원이 넘는 높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한 차례 주춤했다. 올 들어 높은 수익성을 바탕으로 ‘역대급’ 연간 영업이익 시현을 목전에 두고 있다.
 
높은 영업실적에 과거 ‘골칫거리’였던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12월 말 946억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올해 9월 말 2238억원으로 9개월 만에 136.5%나 증가했다. 2022년 3분기 누적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 감소로 –311억원을 기록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해 같은 기간 65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여전히 높은 부채비율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2020년 12월 422.8%였던 부채비율은 2021년 대규모 자본 확충으로 234.6%까지 대폭 줄었다가 2022년 422.2%까지 다시 증가했다. 올해 9월 말 두산건설의 부채비율은 384.6%다.
 
이처럼 두산건설의 실적 회복세가 올 들어 본격화하면서 2년 전 회사를 인수한 큐캐피탈의 ‘엑시트’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간 큐캐피탈은 포트폴리오별 두 배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 실현에 집중해 온 사모펀드다. 지난 2014년 350억원을 투입해 2년 만에 두 배 이상인 781억원을 회수한 동양매직과 2014년 3000억원에 인수해 2016년 4162억원에 매각한 동부익스프레스 등의 전례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골프장인 큐로컨트리클럽(큐로CC)을 대광건영에 2500억원에 매각했다. 큐캐피탈은 2018년 이 골프장을 151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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