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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 1팀장
올해 6년차 맞은 상장 리츠 투자 전문 조직 운영
"'고금리'와 상장 리츠 투자수익률, 반드시 비례하진 않아"
"올해 '주가 방어'에 목적을 뒀던 투자 전략, 2024년 보다 적극적 투자 계획"
공개 2023-12-11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6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 등으로 냉각됐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이 반등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다수의 리츠가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상장 리츠들의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상 릴레이의 끝이 보인다는 시장의 인식이 확대되면서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리츠주(株)’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부동산 자산운용사다. 2016년 첫 위탁운용펀드를 선보인 이후 2023년 12월 현재 누적 약정액 기준 약 5조8600억원 규모의 기관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총 펀드 설정액은 이달 1일 기준 24조2784억원이다. 국내 부동산 펀드 기준 최대 규모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대체증권투자파트는 조성된 펀드를 국내·외 ‘상장 리츠’에 투자하고 있다. 아직까지 고금리 공포가 잦아들지 않아 불안한 부동산 시장 속, 이 조직의 투자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건희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 1팀장.(사진=권성중 기자)
 
다음은 이건희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 1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먼저, 현재 맡고 계신 업무와 조직을 소개 부탁드린다.
△현재 이지스자산운용에서 상장 리츠에만 전문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조직이다. 올해로 출범 7년차를 맞은 이 조직은 글로벌 리츠 투자로 시작됐다. 출범 당시에는 국내 리츠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총 8000억원 규모 펀드를 글로벌 리츠와 국내 리츠에 투자하고 있고, 국내 리츠와 글로벌 리츠 투자 비율은 약 60대 40 정도다.
 
-국내 리츠 투자 비중이 더 높은 이유가 있는가?
△한국 투자자들이 국내 리츠에 더 친숙한 탓에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 리테일보다는 주로 기관과 사모펀드 위주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 기관투자자들이 국내 리츠 출범 초기에 많은 투자를 집행해 온 배경도 한몫한다.
 
-글로벌과 국내 리츠 모두 여전히 화두는 ‘금리’일 것 같다.
△그렇다. 다만, ‘상장 리츠’의 수익률이 반드시 금리와 연동되는 것은 아니다.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경기 둔화세가 더욱 커 임대료가 하락한다면 리츠의 수익률은 줄어들고, 주가의 하방 압력 역시 높아진다. 금리 상승기에는 그 반대의 구조다.
이처럼 금리가 리츠의 주가와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지만, 최근에는 유례없는 급속한 금리 인상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두려움에 의한 매도세가 강해 올 들어 상장 리츠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리츠와 국내 리츠, 투자의 판단 기준이 어떻게 다른가?
△비유하자면 글로벌 리츠는 ‘열매 단계’, 국내 리츠는 ‘씨앗 단계’이다. 글로벌 리츠의 60~70%는 미국 리츠가 차지한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 섹터별로 리츠가 다양하고 하나의 리츠당 시가총액이 약 5조원 정도 된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리츠의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부동산 자산에 대한 투자가 보다 성숙해졌다.
반면, 국내 리츠는 2010년대부터 태동했기 때문에 성숙할 만한 매크로 환경이 없었다. 시가총액 역시 최대 1조원 수준이다. 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오피스도 1~2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섹터를 나누기엔 ‘파이’의 크기가 부족하다. 섹터의 시황보다는 리츠별 매니지먼트 능력, 성장 궤도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판단한다. 이런 상태이기 때문에 국내 리츠의 이번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인한 충격이 더욱 크기도 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시작된 위기감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더욱 고조됐다. 직접적인 충격을 받았던 올해와 내년의 투자 전략에 어떤 차이를 두고 있는가?
△올해의 경우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실행해 왔다. 올해 초 PF 위기로 인한 상장 리츠의 ‘패닉셀’이 벌어질 만큼 공포감이 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의 투자 기조는 ‘주가 방어’였다.
반면 내년의 경우 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계획 중이다. 올해 리츠 시장에 발생한 리스크가 현재 대부분 소화된 상태이고,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리츠의 경우 해소된 리스크에 비해 현재 주가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주가의 회복세를 관망한 이후 리츠의 운용 방향과 수익률, 주가가 ‘선순환’ 구조에 돌입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24년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가 그리는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 상장 리츠 투자 시장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가 차지하는 규모가 약 5%로 가장 큰 수준이다. 대부분 리츠에 주요 주주로 올라 있는 것이다.
내년의 가장 큰 목표는 국내 리츠 시장의 선순환 구조에 이지스자산운용이 일조하는 것이다. 국내 상장 리츠는 이제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할 때다. 글로벌 리츠 투자에 가장 경험이 많은 조직의 장점을 살려 국내 리츠 시장이 보다 성숙할 수 있도록 선도적인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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