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건, 3분기 실적도 '먹구름'…신성장 동력 찾기 '분주'
3분기 매출액 1조7462억원…지난해 동기 대비 6.6% 감소
생활용품 부문 원자재가 인상 여파에 전체 영업익 32.4% '뚝'
리브랜딩·인디브랜드·해외사업 집중…중장기적 시간 필요
연말까지 북미 사업 구조 개선 완료 목표…성장 기회 모색
공개 2023-10-27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17:47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LG생활건강(051900)이 3분기 실적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중국 현지 시장과 주요 판로인 면세업황 개선이 예상 외로 더디게 진행되면서다. 이 가운데 잇따른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에서도 감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LG생활건강은 기존 브랜드 리브랜딩과 북미와 일본 등 해외사업 강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업황 개선이 둔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실적 개선까지는 중장기적인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LG생활건강 본사(사진=LG생활건강)
 
면세·중국시장 부진에 3분기 실적도 고전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G생활건강의 전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한 1조7462억원, 영업이익은 32.4% 감소한 1285억원을 기록했다. 음료(Refreshment) 매출은 지속 성장했으나, 화장품(Beauty) 생활용품(HDB) 매출이 모두 감소하며 전사 매출이 역성장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 부문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한 6702억원, 영업이익은 88.2% 감소한 80억원을 기록한 점이 역성장의 배경으로 꼽힌다. 생활용품의 경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5701억원을 기록했지만, 원료사업 기저 부담과 고정비 부담 등이 지속되며 영업이익은 46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6.8% 급감했다. 
 
3분기 실적마저 감소세를 보이면서 지난 2021년 이후 3년 연속 역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2021년 8조915억원이던 LG생활건강의 매출액은 지난해 7조1858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기간 1조2896억원에서 7111억원으로 44.86% 감소했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LG생활건강 매출의 44.7%가 화장품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년간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던 2021년에는 매출의 54.9%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생활용품이 25.4%에서 30.8%로 비중이 확대됐지만, 화장품 부문 매출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생활용품에 필요한 일부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도 줄어들고 있다. 2021년 15.94%를 기록했던 전사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9.90%, 올해 3분기에는 8.25%로 축소됐다.
 
앞서 화장품 시장은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사회활동 제한과 중국인 관광객 축소 등으로 인해 소비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중국인 입국자가 크게 감소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코로나 이전의 수요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에는 면세업계의 따이공 수수료 정상화 과정에서 재차 수요가 급감했다.
 
LG생활건강의 국내 화장품 판매액 중 88.2%가 백화점·면세점·유통점·방문판매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과 대리구매상 등 중국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과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 중심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8월을 기준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약 26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3만명) 대비 12배 가량 급증한 수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58만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서민호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중국 내 자국·해외 럭셔리 브랜드 선호도 증가와 한국 브랜드 파워 하락을 감안할 때, 단기 수요와실적 회복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국내에서도 중소업체 시장진출이 증가하면서 대형브랜드는 중국 타격을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국내 시장 점유율 마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라고 말했다.
 
 
인디브랜드·해외시장 확대 돌파구 찾기 '분주'
 
상황이 이렇자 LG생활건강은 신성장동력 찾기에 분주한 상황이다. 지난해 취임한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겸 대표이사는 국내 뷰티 시장에서 인디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클린뷰티와 더마 브랜드 등 특색 있는 브랜드를 보강하고, 기존 브랜드인 후·숨·오휘 브랜드 라인업 강화와 리브랜딩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중국 내 럭셔리 브랜드 경쟁력 강화, 북미 현지 사업역량 강화, 일본과 동남아 시장 내 온·오프라인 유통기반 확대 등을 통해 중국 위주의 해외시장에서 벗어나 수익을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LG생활건강은 최근 '더후' 대표 라인 '천기단' 리뉴얼과 중국 오프라인 런칭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외에도  M&A를 통한 색조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무드 기반 색조 브랜드 '힌스'를 인수해 제품과 MZ세대(1980년 이후 출생)로 고객 저변 확대를 추진 중이다.
 
생활용품은 탈모·스타일링을 모두 잡은 '닥터그루트' 밀도케어TM 프로페셔널 샴푸와 '죽염' 치약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기능성 신제품을 출시하며 주요 프리미엄 브랜드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북미 사업의 경우 연말까지 사업 구조를 개선해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함으로써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라며 "생활용품은 전반적인 사업 효율화를 통해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하고 고객 니즈에 맞춘 세분화된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황 악화로 인한 LG생건의 실적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조서정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면세 축소와 중국 수요 부진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최근 리브랜딩 활동과 색조 브랜드 인수, 북미 구조조정 등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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