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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좋은데 현금 말라가는 HD현대일렉트릭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 4.8조원 기록
자본적지출 부담 및 덤핑 관세 등 여파
공개 2023-09-27 15:4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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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김혜선 기자] HD현대일렉트릭(267260)이 국내 시장의 성장 정체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 수주 확보를 노력하면서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 및 매출액이 늘어 중단기적으로도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운전자금 부담 및 반덤핑 관세 납부 등으로 인한 현금흐름이 저조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NICE신용평가는 HD현대일렉트릭에게 'A2-'신용등급을 부여했다. 나신평은 HD현대일렉트릭이 위축됐던 국내 시장의 업황 개선과 해외 수주 확보를 근거로 부여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분할 신설되면서 전력기기 및 전력시스템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진=NICE신용평가)
 
HD현대일렉트릭은 성장률이 다소 정체된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 매출처를 확보하면서 수주 확대 노력을 지속했다. 이에 주요 수출시장인 중동 지역은 2021년 이후 유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재개됐고, 이에 신규수주가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수주잔고는 4.8조원이다.
 
북미 지역에서는 노후 기기 교체,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 등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실제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지난해 이후 글로벌 전략인프라 시장 호조에 따라 회사의 주력 제품인 전력변압기를 중심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HD현대일렉트릭의 매출액과 EBIT 추이를 살펴보면 2018년(1조9404억원, -1006억원), 2019년(1조7711억원, -1567억원), 2020년(1조8113억원, 727억원), 2021년(1조8060억원, 97억원), 2022년(2조1045억원, 1330억원), 올 상반기(1조2111억원, 1052억원) 등 개선세를 보였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중동 지역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보인 것이 수익성 개선에 한몫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상반기 국내를 제외한 지역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중동이 18.3%로 가장 높다. 여기에 매년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국내 매출은 올해 상반기 41.5%에 달한다.
 
 
(사진=NICE신용평가)
 
다만, 비교적 저조한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8년에서 2019년에는 수익성 악화로 인한 EBITDA 적자를 기록했던 바 있다. 여기에 생산능력 확충 및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변압기 스마트팩토리(813억원 규모) 구축 등 자본적지출(CAPEX) 소요가 발생했다.
 
실제 HD현대일렉트릭의 CAPEX 규모는 2018년(-592억원)에서 2019년(-992억원), 2020년(-618억원), 2021년(-327억원), 2022년(-407억원)으로, 여전히 자본적 지출이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현금흐름 대응을 위해 유휴자산 매각(595억원), 전력제어 사업부문 중 선박제어 사업 양도(196억원), 유상증자(1073억원), 불가리아 법인 매각(270억원) 등을 실행했다.
 
이후 영업실적 회복세를 바탕으로 현금흐름이 완화되는 듯했지만, 운전자금 부담 확대와 미국 반덤핑 관세 납부 등의 자금유출로 인해 잉여현금흐름이 -1649억원을 기록했다. 잉여현금흐름이 완화됐던 2021년(770억원)과 비교하면 대폭 악화됐다.
 
올 상반기 EBITDA가 개선됐지만 향후 통상임금 판결금 지급(1173억원), 운전자금 부담 지속 등으로 저조한 현금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준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23년 들어서도 운전자금 부담이 지속된 가운데, 통상임금 소송 관련 임금 소급분 지급 등으로 자금소요가 발생해 차입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라며 "다만, 수주 증가에 기초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면서, 현금창출능력을 고려한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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