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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유에이피, 계열사 리스크에…신용위험 '경고등'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신용등급 하락…계열 재무부담 과중
공개 2023-09-26 11:31:56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6일 11:31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대유에이피(290120)가 계열사 관련 유동성 리스크 확대로 신용위험 전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계열 전반의 사업과 재무 안정성이 저하됐기 때문인데,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향됐다. 계열 재무 부담이 과중해 추가 부실까지 언급된다.
 
26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034950)는 대유에이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BB등급에서 BB-로 하향 조정하고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그룹 가전사업 부문의 실적이 악화되고 재무 부실 가능성이 커져서다.
 
대유에이피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로 스티어링 휠을 주력 품목으로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01년 대유위니아(위니아(071460)) 계열에 편입했다가 대유플러스(000300)에 합병됐으며, 2016년 10월에 스티어링 휠 사업부문이 분할되며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지난 19일에는 최대주주가 대유에이텍(002880)(38.1%)으로 변경됐다.
 
(사진=대유에이피)
 
신용등급 하향에는 대유위니아 그룹의 가전사업 부진과 위니아전자의 회생개시 신청이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대유위니아는 가전사업과 자동차부품사업을 영위하는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기록하는 자동차부품사업과 달리 가전사업 부문은 지난해부터 실적이 급격하게 저하됐다.
 
대유위니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이 –9.4%로 영업적자 736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률 –30.1%에 영업적자 695억원으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됐다.
 
위니아전자 역시 지난해 연결 기준 925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이 –15.9%를 나타냈다. 위니아전자의 경우 지난 20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개시를 신청하면서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다.
 
그룹의 계열사 간 지분출자나 자금 대여, 지급보증 제공, 사업양수도 등으로 사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 연계도가 높은 만큼 계열 전반의 불확실성 확대가 대유에이피 신용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 셈이다.
 
대유에이피의 계열 재무 부담은 매우 과중한 편으로 평가된다. 계열에 대한 직·간접적 재무 지원이 지속되는 반면 대여금 회수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대유이피(관계기업으로 지분 42% 보유) 관련 지분법 손실로 23억원을 인식했는데, 대유이피는 위니아전자 대여금 대손상각비로 상반기 52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대유플러스에 대해서는 올 상반기 80억원의 추가 대여금 지급이 이뤄졌지만 회수액은 50억원에 그치고 있다. 6월 말 기준 대여금 잔액은 176억원이다. 이외에도 위니아에이드(377460) 주식 60억원을 현금 취득한 것도 있다.
 
위니아전자에 대한 직접적인 대여금 지급 잔액은 없지만 특수관계자에 대한 채권 총액은 △대유플러스 187억원 △대유에이텍 55억원 △대유글로벌 36억원 △대유위니아 12억원 등으로 총 315억원에 달한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유동성 대응력에 대해서도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상반기 기준 총차입금은 1062억원인데 단기성차입금은 932억원으로 총차입금의 87.8%를 나타낸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보유 현금성자산 528억원과 지난해 에비타(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291억원 합산이 단기성차입금 규모를 하회한다. 특히 계열사에 대한 자금 소요가 지속될 것이란 점에서 부정적이다.
 
민원식 한국기업평가(034950) 연구원은 "기존 모회사 대유플러스에 대한 자금 지원이 최종적으로는 대유홀딩스를 거친다"라면서 "그 산하 위니아홀딩스, 위니아전자 등 가전 부문을 지원하는 형태의 자금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룹 가전사업의 주력사인 위니아전자의 회생개시 신청으로 신용위험이 현실화됐다"라며 "대유위니아를 중심으로 한 가전 부문의 대규모 손실이 지속되고 있어 추가 부실 발생 등 신용위험 확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에 앞서 한국신용평가도 대유에이피 신용등급을 BB-로 하향하고 전망도 하향 검토로 변경했다. 계열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신용위험 전이 가능성이 확대됐다는 이유에서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계열 내 지분 취득이나 자금 대여 등 관련 자금 거래가 발생하고 있어 현실화된 계열 신용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위니아전자의 회생절차 진행 경과와 계열 전반의 유동성 대응 상황, 계열위험 전이 여부 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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