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신소재, 정관 꽉 채워 CB·BW 발행…지배력 약화 우려
CB·BW로 1950억원 조달…국내외 시설에 1500억원 투자
CNT 도전재 매출 전년비 44.7% 증가…생산능력 2026년 8만톤까지 확대
전환가액 최저로 떨어질 경우 최대주주 지배력 17.48%까지 떨어질 수도
공개 2023-10-04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5일 14:1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2차전지용 CNT도전재 제조업체 나노신소재(121600)가 정관 한도를 가득 채운 규모의 메자닌(주식관련사채)을 발행했다. 2026년까지 국내외 생산거점을 확보하기 위함인데, 배터리 셀 고객사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콜옵션이 있지만 대규모 메자닌에 의한 지배력 및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상반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생산능력 2026년 8만톤까지 확대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나노신소재는 지난 21일 620억원 규모의 4회 전환사채(CB), 330억원 6회 CB와 1000억원의 5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완료했다. 총 1950억원 중 1500억원은 국내를 비롯한 해외 시설 비용에 투입될 예정이며 나머지는 재료비와 인건비, 법인 운영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이번에 발행한 메자닌은 상반기 기준 나노신소재의 자본(2064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CB 정관 한도를 3억원 남긴 금액이며, BW는 정관 한도를 모두 채웠다.
 
나노신소재가 대규모 메자닌에 나선 이유는 배터리 성능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인 배터리 셀 기업들의 양극재 및 음극재용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나노신소재가 증설에 나선 지역을 살펴보면, 주요 배터리 셀 기업들이 포진한 국내와 미국, 유럽, 중국 뿐만 아니라 일본도 포함되어 있다. 지역별 생산능력(CAPA)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고성능 배터리를 요구하는 미국 시장 투자 금액이 6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유럽에 250억원, 국내와 중국에 200억원, 일본에도 15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셀 업체들은 충전시간 단축과 에너지밀도 향상을 위해 2024년부터 실리콘 음극재 적용을 확대할 전망이다. 음극재의 전자 이동성을 높이고 실리콘 입자 팽창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CNT 도전재 사용이 필수적이다. 하이니켈 양극재의 효율을 개선시키기 위한 도전재도 기존 카본블랙에서 CNT로 대체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CNT 도전재의 매출 성장세도 뚜렷하다. 2021년 119억원에서 2022년 239억원으로 2배, 올해 상반기는 약 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했다. 나노신소재는 CNT 도전재 외에도 디스플레이, 반도체, 태양전지, 기능성소재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이 중 CNT 도전재 매출 비중이 38.8%로 가장 높았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노신소재의 CNT 도전재 생산능력은 2026년 8만톤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고객사 입장에서 핵심 소재, 부품의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현지 생산과 공급을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콜옵션 한도 6.5% 수준…지배력 유지 부담은 확대
 
이번 메자닌은 전액 사모로 조달했다.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0%이며 만기는 2028년 중순까지다. 전환 및 행사가액은 주당 15만5997원이고, 리픽싱 최저한도는 70%인 10만9198원으로 설정됐다.
 
전환에 따라 발행할 주식수는 4회차 CB가 39만7443주(주식총수 대비 3.17%), 5회차 BW가 64만1037주(5.01%), 6회차 CB 21만1542주(1.71%) 규모다.
 
메자닌을 인수한 기관들은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캐피탈, 신기술금융회사, 밴처캐피탈 등 다양하다. 풋옵션은 2026년 3월부터, 콜옵션은 2024년 9월부터 행사가 가능하다. 
 
풋옵션 수익률도 0%로 나노신소재로서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다만, 콜옵션 한도는 권면총액의 6.5% 수준으로 설정되면서 지배력 유지 부담이 커졌다. 현재 나노신소재의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총 수는 1215만9878주로 최대주주인 박장우 대표는 20.05%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주가가 하락해 전환 및 행사가액이 70%까지 떨어지면 전환 가능한 CB및 BW 물량은 178만5746주까지 늘어난다. 박 대표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지배력은 17.48%까지 약해질 수 있다. 콜옵션을 최대한 행사해도 18.3%에 불과하다.
 
물론 이번 시설 투자로 실적 성장이 실현되고 주가가 상승하면 지배력 희석 우려는 줄어들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8월29일 나노신소재의 목표가를 18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번 메자닌에 35억원을 투자한 신한투자증권은 15만7000원에서 8월14일 16만4000원으로 상향했다. 22일 종가는 14만2500원으로 마무리됐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나노신소재 IR팀에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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