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 순익 넘는 배당잔치…IMM PE, 투자금 200억 회수
사모펀드 인수 후 5년 만에 330억원 배당…상반기 순이익 대비 7배 규모
영업활동현금흐름 2년째 흑자 기조 유지…업체 측 "주주환원 일환"
총 330억원 중 203억원은 사모펀드로…일각서 투자금 회수 비판도
공개 2023-09-20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7:0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에이블씨엔씨(078520)가 지난 2017년 IMM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진행한다. 지난해 에이블씨엔씨는 해외사업 호조 등의 영향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한 해 당기순이익 보다 많은 금액인데다가 향후 정기적인 지출이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는 매각 전 투자금 회수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중간배당금 약 330억원…상반기 영업이익의 4배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1주당 1270원씩 약 33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다음달 18일 배당금지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문제는 배당 규모가 에이블씨엔씨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인 46억원 보다 7배 이상 많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해 동안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10억7400만원 보다도 30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별도기준으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41억원, 올해 상반기 67억원 수준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해외사업 호조 등 영향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성은 수십억원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당기순이익과 이익잉여금이 배당 재원으로 사용된다. 당기순이익으로 배당 재원 마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에이블씨엔씨는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활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별도기준 에이블씨엔씨의 이익잉여금은 988억원을 기록 중이다. 배당금(330억원)이 이익잉여금의 3분의 1 수준을 차지하는 셈이다. 현재 에이블씨엔씨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약 485억원 규모다. 
 
이익잉여금을 포함한 에이블씨엔씨의 별도기준 자본총계는 988억원으로 배당금을 지급하게 되면 이익잉여금이 줄면서 자본총계는 658억원으로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올 상반기 60.90% 수준에서 91.49%까지 올라 갈 것으로 추산된다. 연결 기준으로는 68.81% 수준에서 95.03%으로 상향 조정이 예상된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된 매출과 이익성장으로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다소 개선되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가능하다고 판단, 향후에도 정기적인 배당으로 책임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2020년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에이블씨엔씨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44억원으로 플러스로 전환된 뒤 지난해 229억원으로 확대됐다. 올 상반기에는 15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152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185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한 이후 올해 상반기 148억원을 기록 중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된 매출과 이익 성장을 통해 수익성과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있다"라며 "2분기 별도 기준 이익잉여금 988억원,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 485억원 규모로 배당 여력은 충분한 상황"라고 말했다. 
 
 
수익성 증대에 집중? 매각 전 투자금 회수 비판도
 
에이블씨엔씨의 결정에 시장의 반응은 엇갈린다. 중간 배당으로 실적 개선과 주가 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는가 하면,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매각 전 눈물의 배당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간배당은 기업이 결산 후가 아닌 사업연도 중에 하는 배당을 말한다. 매매차익 위주의 투자관행을 배당위주의 투자로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외형 성장 위주의 경영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하게 되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반면, 높은 금액의 폭탄배당을 두고 매각의 신호탄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일부 주주들은 "사내보유금 탈탈 털어서 회사 매각 전 나눠먹기", "투자금 회수 일환"이라는 비판글을 올라오기도 했다. 
 
현재 에이블씨엔씨의 최대주주는 IMM PE으로 지분 61.52%(1600만2699주)를 보유하고 있다. IMM PE의 아이엠엠로즈골드3호 펀드가 리프앤바인을 통해 에이블씨엔씨를 지배하고 있는 구조다. IMM PE는 지난 2017년 4월 블라인드 펀드인 로즈골드 3호를 이용해 약 4000억원을 들여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했다. 
 
당시 리브앤파인은 에이블씨엔씨를 주당 4만3636원으로 당시 지분 25.54%에 달하는 431만3730주를 약 1882억원에 양도 받은 이후 공개매수와 유상증자를 통해 2039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면서 지분율은  59.2%까지 증가했다.
 
지난 14일 기준 주가는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계약 체결'이 최초 공시됐던 2017년 4월21일 2만8300원 대비 62.16% 떨어진 1만710원을 기록 중이다. 이후 중간배당 관련 공시가 난 이후인 15일에는 전일 대비 34.37%가 급등한 1만332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배당으로 IMM PE는 주가 상승 효과와 함께 단순 계산 시 203억2342만원 가량을 배당금으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금 회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업체 측은 이번 중간배당은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당분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된 매출과 이익 성장 등을 고려해 상시매각 체제를 지속 유지하고 있다"라며 "당분간은 지속적인 성장과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역량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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