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씨케미칼, 실적악화에도 유동성 개선…비결은 매출채권 관리
상반기 영업익 63.9% 감소에도…현금성자산 400% 폭증
매출채권 반년 만에 36% 줄어…재무 안정성 지표 개선
'최대주주' 서울석유 뒷배 역할…단기차입금 등에 지급 보증
공개 2023-08-24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6:22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팜유 가격이 하락하면서 제이씨케미칼(137950)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수익성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오히려 영업현금흐름(OCF) 유입액을 늘리며 곳간을 채우고 있다. 실적이 악화되자 챙길 수 있는 현금을 급하게 챙긴 셈인데, 공격적인 매출채권 정리로 현금성자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보인다. 자본적지출(CAPEX) 확대에도 현금성자산이 더 늘어나면서 재무 안정성이 개선되는 효과도 창출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제이씨 케미칼의 부채비율은 114.3%로 지난해 말보다 0.9%포인트 하락했고, 유동비율은 102.4%로 1.7%포인트 올랐다. 올해 1분기 말과 비교하면 부채비율은 9.9%포인트 하락, 유동비율은 1.2% 상승하며 재무 안정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실적 하락에도 재무 안정성 지표 개선…핵심은 매출채권 관리
 
제이씨케미칼은 신재생에너지인 바이오연료 중 바이오디젤 및 바이오중유 제조업체다. 주요 원재료인 팜유와 제품 가격이 연동되는 형태다. 지난해 팜유 가격 폭등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팜유 수급대란에 의한 가격 폭등 영향이 컸다. 올해는 팜유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자체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제이씨케미칼의 올해 2분기 매출은 11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0%, 영업이익은 78억원으로 63.9%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8%로 7.6%포인트 하락했는데, 지난해 전쟁 등 대외환경 불확실성 확대에 의한 기저효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한제윤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가파른 가격 인상에 따른 급격한 실적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팜유 가격의 안정화로 실적 또한 안정성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실적 악화에도 재무 안정성 지표는 개선되고 있다. 안정성 지표 개선 배경에는 현금성자산 증가가 있다. 지난해 최대실적을 통해 현금을 두둑하게 챙겼는데, 올해는 실적이 다소 약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본 관리에 나서며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제이씨케미칼의 현금성자산은 362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97.8% 폭증했다.
 
통상적으로 운전자본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합에서 매입채무를 뺀 값으로 계산한다. 제이씨케미칼의 특성상 재고자산에는 유동성 생물자산이 포함된다. 상반기 기준 운전자본은 112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0억원 줄었다. 특히 매출채권은 309억원으로 지난해 말(488억원) 대비 179억원(36.7%) 줄었다. 재고자산이나 매입채무에 비해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났는데, 쌓여왔던 매출채권을 공격적으로 줄이면서 현금을 확보한 셈이다.
 
제이씨케미칼의 매출채권회전율은 올해 1분기까지 감소세였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채권회전율은 2.9회로 낮은 편이었는데, 올해 2분기 3.7회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매출채권회전율이 높을 수록 매출채권회수기간은 줄어들어 현금유입 효과가 나타난다.
 
운전자본이 줄어들면서 조정영업현금흐름(OCF)은 265억원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수익을 냈던 전년 동기 대비 131.6%나 증가한 수치다. 자본적지출(CAPEX)을 38억원까지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잉여현금흐름(FCF) 유입액을 228억원까지 끌어올렸다.
 
 
차입 부담 있지만…'최대주주' 서울석유 뒷배 역할
 
제이씨케미칼의 현금성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차입 부담이 가볍지는 않다. 상반기 기준 총차입금 의존도는 47.5%, 순차입금의존도는 33.4%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제이씨케미칼의 최대주주(지분 40.26%)인 서울석유가 채무의 상당 부분에 대해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제이씨케미칼은 해외에서 팜유를 수입해 바이오연료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유산스(USANCE)로 인한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다. 상반기 기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은 1041억원 가운데 391억원은 유산스이고, 그 중에서도 313억원은 최대주주인 서울석유가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석유는 유산스를 제외한 일반차입금 650억원 가운데 제이씨케미칼이 농협은행,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9억원도 지급보증을 섰다.
 
최대주주의 지원으로 인해 유동성 리스크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제이씨케미칼은 여기에 398억원 규모의 토지, 건물 등 유형자산을 비롯해 135억원 규모의 물가채 등을 담보로 걸었다.
 
정부 정책으로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 전망
 
당장의 실적이 아쉽지만 전망은 나쁘지 않다. 제이씨케미칼에 따르면 상반기 수입한 팜유 가격은 톤당 689달러였는데, 국제가격은 3분기 들어 상승세다. 8월17일 기준 팜유 가격은 837달러까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디젤 수요는 지난해 80만㎘로 2018년에 비해 8만㎘ 증가했다. 발전용 바이오중유 상용화 및 RPS 공급의무자의 이행률이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바이오중유 사용량도 매년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정부의 친환경 바이오연료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제이씨케미칼의 바이오연료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바이오디젤 의무혼합비율 목표를 5%로 설정했으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목표치를 8%로 상향키로 했다.
 
한제윤 연구원은 "탄소 중립 정책이 제이씨케미칼의 판매량 성장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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