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로 세상보기
'회계로 세상보기'를 마치면서
공개 2023-07-21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8일 0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이번이 ‘회계로 세상보기’의 100번째 원고다. 이제 연재를 마치려고 한다. 2019년 10월 초부터 격주로 연재를 시작했으니, 벌써 3년 10개월이 되어 간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연재할 줄 모르고 몇 번 쓰다가 끝내려고 했다. 그러나 연재할수록 회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고, 독자들의 격려와 조언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왔다.
 
회계가 우리 생활에서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기본지식이 되었으므로 회계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회계에 관심을 가지고, 회계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을 목적으로 연재를 시작했다. 따라서 일반인이 꼭 알아야 할 회계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쓰고자 노력했다. 회계와 관련된 일반적인 얘기부터 시작해서 회계의 역사, 회계개혁, 지속가능성 공시와 인증, 챗GPT 등 최근의 이슈까지 다루고자 했다. 본 연재를 통하여 회계가 일반인에게 가깝게 느껴졌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물론 회계전문가도 ‘회계로 세상보기’를 통해 다시 한번 회계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면 만족한다.
 
필자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회계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회계가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는 사회가 가장 바람직한 사회’일지도 모른다. 즉, 모든 기업과 국가, 비영리법인 등이 투명한 회계를 실천해서 회계 투명성 관련 기사가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는 사회, 국민이 회계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가장 바람직한 사회다. 그렇다고 해서 회계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가장 바람직한 사회는 국민이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사회가 아니라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정치인이 정치를 잘하는 사회인 것과 같다. 정치는 국민에게 매우 중요하지만, 국민이 신경을 안 써도 될 정도로 정치인이 잘한다면 정치는 더 이상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을 것이다. 회계도 마찬가지다. 회계 투명성 관련 기사가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을 정도로 투명한 사회가 가장 바람직한 사회다.
 
또한 기업 관련 의사결정에서 ‘회계가 최종 목표’임을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기업의 경영자나 투자자 등이 경제적 의사결정을 할 때, 회계는 ‘최종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주식을 매입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는 그 기업과 관련된 미래를 따져보아야 한다. 그 기업의 미래, 그 기업이 속한 산업의 미래, 경영자의 능력 등을 보고 주식 매입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때 출발점이 회계다. 적정의견을 받지 못한 기업은 제외해야 하고, 과거 재무제표를 보고 그 기업의 미래를 예상하고, 다른 기업의 재무제표를 보고 그 산업의 미래를 예상해야 한다. 따라서 회계는 ‘최종 목표’가 아니라 ‘출발점’이다. 출발이 잘 못 되면 그 결과는 쉽게 예상된다. 그래서 회계가 중요한 것이다.
 
필자의 대학 시절에서는 비전공자도 ‘경제학원론’이 필수과목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제는 ‘회계원리’가 필수과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회계를 모르고는 기업을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업뿐만 아니라 공익법인, 공공기관, 학교법인, 병원, 국가 등 모든 분야에서 회계가 중요시되므로 어떤 전공자든 기본적인 회계 지식을 알아야 한다. 
 
또한 회계 관련 지식은 여러 분야에 응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최근에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ESG(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에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의 제정과정은 과거 회계기준의 제정과정을 밟고 있으며, 지속가능성 공시의 인증 관련 논의는 과거 회계감사의 역사를 밟고 있다. 따라서 회계에서의 과거 경험은 현재 ESG 관련 공시와 인증, 평가제도 정착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회계전문가들이 회계 관련 경험을 충분히 활용하여 우리나라의 ESG 정착에 기여한다면 우리나라가 ESG 분야에서도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이는 회계전문가들이 ESG 중에서 사회책임(Social)을 실천하는 중요한 의무이기도 하다. 
 
그동안 ‘회계로 세상보기’를 읽어주시고, 많은 격려와 조언을 해주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로써 ‘회계로 세상보기’ 연재는 끝나지만, 필자는 계속해서 ‘회계로 세상보기’를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회계에서도 선진국이 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합니다. 독자분들도 회계에 계속 관심을 가지시고, 기업, 회계업계, 정부, 학계 등에서 회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회계인에게 격려를 보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함께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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