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날, 김동건 부회장 이끈 신사업 '빨간불'…사업다각화 무리수?
자회사 9곳 중 7곳 순손실…적자누적 5곳 완전자본잠식
미래전략본부 신설…김동건 부회장 주도 다각화 추진
커피·렌탈 신사업 적자…‘페이코인’ 영업 제한 타격도
공개 2022-09-15 06:00:0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통합 결제 비즈니스 기업인 다날(064260)의 사업 다각화 전략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중심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했지만, 수년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태다. 오히려 최근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사업다각화를 목적으로 사들인 자회사까지 적자를 지속하면서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다날의 자회사 9곳 중 7곳이 올 상반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수년간 야심차게 추진해 온 커피프랜차이즈(달콤커피)를 비롯해 최근 새롭게 진출한 렌탈 사업체도 손실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날의 자회사들은 반기에만 적게는 1000만원부터 최대 130억원까지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커피프랜차이즈 자회사인 다날에프앤비가 19억원의 손실을 냈고, 비트코퍼레이션(자동판매기 운영업)이 33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2020년 사들인 생활가전 렌탈 플랫폼 플렉스페이 또한 16억원의 손실을 냈다. 이밖에도 다날엔터테인먼트(음원 유통, -2억원), PayProtocol AG(소프트웨어, -46억원), 다날핀테크(소프트웨어, -130억원), 다날 플랫폼 1호(투자조합, -0.1억원)이 각각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날은 지난 2019년 미래전략본부를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신사업 투자 규모를 키우기 시작했다. 다날은 외국계 투자은행(IB) 출신의 김동건 부회장을 영입해 미래전략본부장으로 선임한 뒤 신사업을 맡겼다. 업계는 그간 M&A 전문가로 꼽힌 김 부회장이 국내외 M&A 추진을 통해 다날의 신사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다날은 2019년 이후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 활동을 벌였다. 다날은 2020년 생활가전 렌탈 플랫폼 플렉스페이 지분 51%를 45억원에 인수하고, 지난해 배달대행 플랫폼인 만나코퍼레이션에 350억원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또 투자기관 지분 매각으로 1100억원을 마련해 신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사업과 실적 시너지가 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더 큰 문제는 몇몇 자회사들은 이미 수년간 적자가 누적돼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다날에프앤비, 플렉스페이, 쏘시오를 비롯한 5개 다날의 자회사가 자본이 마이너스(-)로 전환된 상태다. 매출이 거의 나지 않던 디자인큐와 홍콩 법인(DANAL LTD.)은 최근 지분처분, 청산을 완료했지만, 연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아직 매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날 '페이코인' 관련 이미지(사진=다날핀테크)
 
2019년 출시한 간편결제형 가상자산 ‘페이코인’ 서비스가 다날의 실적을 이끌었지만, 최근엔 손실을 빚고 있다. ‘페이코인’은 지난해 암호화폐 시장 호황으로 다날의 실적을 이끌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엔 디지털 자산 법제화에 따라 영업 및 제휴활동이 제한되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날은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33억원, 순손실 174억원을 냈다. 이에 다날은 최근 실적발표를 통해 ‘페이코인’의 사업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다날은 향후 ‘페이코인’ 등 신사업 분야 진출 및 사업다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우선 '페이코인'이 국내 최초 디지털 자산 결제 서비스로 인정된 후에는 실적이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정치권에서는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것에 대해 논의 중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을 기존 규제 시스템에 편입하는 것을 논의 중이며 올 연말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와 관련 다날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사업 등 관련 내용에 대해선 답변하지 않겠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