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신규 상장주는 상장 초기 유통가능 물량과 의무보유 해제 시점에 따라 주가 흐름이 크게 엇갈린다. 특히 벤처캐피탈(VC) 등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지분은 상장 후 투자금 회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잠재적 매도 물량으로 꼽힌다. 락업은 상장 초기 수급 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지만, 의무보유 기간이 짧거나 해제 물량이 특정 시점에 몰리면 되레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IB토마토>는 최근 코스닥 신규 상장기업의 락업 설정 현황과 해제 구조를 분석하고, 해제 물량이 주가와 VC 회수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현행 제도의 보완 필요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윤상록 기자] 최근 3개월간 코스닥에 입성한 새내기주에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회수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의무보유가 없는 물량은 공모가를 크게 웃돈 상장 첫날부터 빠르게 매물로 나왔지만 보호예수 지분은 해제 이후에도 전량 처분보다 원금을 먼저 회수한 뒤 잔여 물량을 나눠 파는 방식이 나타났다. 락업 여부와 상장 초기 주가가 FI의 엑시트 시점과 방식까지 갈라놓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공모가 뛰자 상장 첫날부터 FI 매도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웨어러블·재활로봇 기업
코스모로보틱스(439960)에서는 리네아-NBH신기술투자조합 제1·2·3호 등이 상장 당일 매도에 나섰다. 매도 단가는 2만 2701원~3만 9992원으로 공모가(6000원)를 4~7배가량 웃돌았다.
유아용품 기업
폴레드(487580)에서는 디에스씨초기기업스케일업펀드, 슈미트밸류업개인투자조합 제5·6·10호 등이 상장 첫날부터 이틀동안 지분을 팔았다. 5월14~15일 양일간 매도단가는 2만원~2만 1948원으로 공모가(5000원)를 4배 상회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마케팅 기업 매드업에서는 상장 당일인 7월1일 2015KIF-스톤브릿지IT전문투자조합·스톤브릿지신한유니콘세컨더리투자조합이 1만 8025원~1만8027원 선에서 매도했다. 크로스로드두나무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 합자회사, 모아이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 합자회사, 모아이3호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 합자회사, 모아이5호사모투자 합자회사도 상장일 매도에 착수했다. 처분단가는 1만 7222원~1만9478원이다. 공모가(8000원)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FI 자발적 락업이 포함된 자율주행 영상인식 기업
스트라드비젼(475040)에선 엘에스에스메티스제1호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 합자회사, 엘에스에스메티스제4호창업벤처전문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상장일 당일 보유 주식을 그대로 들고 있다. FI 자발 락업을 통해 오버행(대규모 잠재물량) 우려를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한국거래소)
원금 먼저 확보한 HB인베스트…잔여 물량 분할 회수
보호예수에서 풀린 물량을 한꺼번에 처분하지 않고 투자 원금을 먼저 확보한 뒤 잔여 지분을 나눠 파는 사례도 나타났다. 코스닥 상장 VC
HB인베스트먼트(440290)(이하 HB인베스트)가 산업 특화 AI 기업
마키나락스(477850)에서 보인 회수 방식이 대표적이다. HB인베스트는 2019·2024년 두 차례 걸쳐 마키나락스에 총 50억원을 투자해 최근 135억원 회수를 마무리하며 멀티플(투자 배수) 2.7배를 기록했다. 2019년 투자한 20억원은 지난해 60억원 규모로, 2024년 투입한 30억원은 지난주 75억원 규모로 회수했다.
마키나락스는
미래에셋증권(037620) 주관으로 공모가 1만 5000원을 확정하고 지난 5월20일 상장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의 4배인 6만원을 기록했고 이튿날 7만8000원까지 올랐다. HB인베스트는 마키나락스 투자 원금을 먼저 확보한 뒤 잔여 물량을 나눠 판 것으로 전해진다. 세컨더리(구주인수) 투자 명가로 알려진 얼머스인베스트먼트(얼머스인베스트)도 마키나락스에 약 20억원을 투자한 바 있고, 지분 3분의 1가량을 회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분할·순차 매도는 다른 종목에서도 확인됐다. 마르디메크르디 운영사 피스피스스튜디오에서는 케이비 디지털 플랫폼 펀드, 케이비 프라임 디지털 플랫폼 펀드가 상장 당일인 6월8일 일부 지분을 매도했다. 정밀 모션제어 기업
져스텍(153890)에서는 윈베스트벤처투자 등이 상장 당일인 6월29일, 디지털 헬스케어 데이터 기업
레몬헬스케어(365660)에서는 한화스마트헬스케어신기술조합1호가 상장 당일인 7월6일 일부 지분을 팔았다.
락업 해제에 따른 일부 물량 유통 개시가 곧 FI 매도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FI 입장에선 공모가와 투자 단가를 웃도는 종목은 펀드 운용 전략에 맞춰 회수할 수 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주가 흐름을 보이는 종목은 장기적 관점에서 회수 시점을 저울질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VC 한 임원은 <IB토마토>에 "VC들은 락업 해제 시점에 맞춰 순차적 지분 매도를 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다만 상장 이후 주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수 시점을 저울질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윤상록 기자 ysr@etomato.com